[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 세계 생명과학 분야 기업 경영진 대다수가 2025년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의 68%는 매출 증가를, 57%는 수익률 확대를 전망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딜로이트 미국 헬스 솔루션 센터(Deloitte US Center for Health Solutions)가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의 제약, 생명공학, 바이오시밀러, 의료기기 제조 회사의 최고 경영진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디지털 전환, 2025년 생명과학 분야 기업에서 더 많은 변화 주도 예상
먼저 2025년에는 디지털 전환이 조직 전략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경영진의 약 60%가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인 떠오르는 주요 트렌드로 차세대 인공지능(AI) 또는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또한 약 60%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AI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는 기업들이 초기 시범 프로젝트를 넘어 대규모로 이러한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상당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는 바이오제약 회사들이 향후 5년 동안 AI에 투자했을 때 기능 영역 전반에 걸쳐 매출 대비 최대 11%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의료 기술 회사는 AI 구현을 향후 2~3년 내 총 수익의 최대 12%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생명과학 분야 리더들은 차세대 AI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전략적 이슈를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이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해관계자와 기술 전문가에게 전달해야 하며, 차세대 AI 모델을 효과적으로 대규모로 배포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격 및 접근성과 R&D 생산성 감소에 따라 많은 기업이 R&D 전략 재고
생명과학 산업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가격과 접근성이 꼽혔다. 응답자의 거의 절반(47%)이 2025년 가격과 접근성이 전략에 큰 영향을, 49%는 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37%는 제네릭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경쟁을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30%는 특허 절벽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었다. 이에 다가오는 특허 만료로 인수 합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의 77%가 2025년 인수합병(M&A)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부 바이오제약 회사는 파이프라인과 수익 격차를 줄이기 위해 종양학 및 면역학 등 수익성이 있는 질병 분야와 적응증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자산이 동일한 생물학적 경로를 목표하거나 유사한 작용 메커니즘을 사용한다. 이는 경쟁을 야기해 제네릭 또는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하기 전 가격을 낮추고 시장 점유율과 마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D 생산성 감소 역시 업계의 중요한 관심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의료기술 분야 경영진의 절반과 바이오제약 분야 경영진의 56%는 향후 12개월 동안 R&D 및 제품 개발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4년 많은 기업이 잠재력이 높은 후보 제품에 집중하기 위해 제품 파이프라인을 축소했다. 응답자의 약 20%는 혁신 역량과 시장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트폴리오 전략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제약 분야 응답자 중 32%는 CAR-T 세포와 CRISPR 기술을 이용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와 같은 혁신적인 치료법을 복제약보다 우선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의료기술 분야 응답자 중 30%는 새로운 방식과 플랫폼을 고려할 것이라 했고, 24%는 2등급이나 1등급 기기보다 3등급 기기 개발을 우선시할 것이라 했다.
경제 불확실성 우려 줄었으나 규제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우려는 늘어
업계 경영진 대부분이 2025년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여전히 우려가 남아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미국 규정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37%는 글로벌 규제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비율은 지난 몇 년 동안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감소했다.
개발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경영진의 약 60%가 2025년의 우선순위로 운영 모델 최적화를 꼽았고, 27%는 이를 매우 중요하다고 분류했다. 또한 30% 가량이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을 높이기 위해 비용 절감 등 성과 개선 이니셔티브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일부 기업은 운영을 간소화하고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재분배하기 위해 생성형 AI와 기타 신흥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이외 응답자 중 83%가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이 2025년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응답했다. 미국 응답자의 77%는 2025년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규제가 더 강조될 것이라 예상했다.
바이오제약사들, 고객 참여 요구 해결에 긴박감 느껴
고객 선호도와 기대가 2025년 이후 전략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진의 36%가 고객 경험, 참여, 신뢰를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고, 29%는 고객 참여 전략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특히 바이오제약 회사는 의료 기술 회사에 비해 고객 참여 요구를 해결하는 데 더 긴박감을 가지고 있었다.
보고서는 "의료 전문가(HCP)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의료 소비자가 자신의 건강에 대한 CEO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HCP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으며, 치료의 개인화, 원활한 지원 서비스, 기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에 대응해 일부 기업은 소비자 직접 판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2024년 초 환자들이 특정 의약품을 제조업체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포털을 개설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포털을 통해 환자들은 기존 채널보다 저렴하게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화이자(Pfizer) 역시 몇 달 후 화이자포올(PfizerForAll) 소비자 포털을 개설했다.
바이오제약 회사 응답자의 54%가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등록 절차를 간소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을 확인됐다. 또한 절반 가량이 소비자 요구에 따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이나 치료 과정을 맞춤화할 계획이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개인화된 건강 관련 통찰력을 제공할 계획이라 답했다.
보고서는 "AI와 같은 기술 통합과 데이터 사용 증가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획기적인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이 이러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함에 따라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구현하는 능력은 차별화와 시장 확장에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면서 "치료 솔루션의 발전과 환자 결과 개선에 대한 업계의 초점은 유망한 미래를 강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