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사 출신으로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신상진 성남시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에 나선다.
신 시장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이끈 의료계 상징적 인물이다. 최근 의대정원 증원과 의정갈등 국면에서는 여당 소속 현직 시장임에도 정부와 보건복지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이어왔다.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서 의료현장의 문제의식을 대변해 온 만큼, 그의 재선 가능성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의료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6·3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재선 행보에 나선다.
‘성남의 의사’ 신상진…의약분업 투쟁부터 의협 회장, 국회·지자체장까지
신상진 시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돼 의료계 파업을 이끌었고, 이후 제3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의약분업 투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로 기억된다.
정치권 입문 이후에도 성남을 기반으로 입지를 다졌다. 신 시장은 2005년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이후 18대부터 20대까지 내리 국회의원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되며 행정가로 복귀했다.
신 시장의 이력은 의료계와 정치권, 지방행정을 모두 관통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의사단체 수장으로 의료계 현안을 직접 다뤘고, 국회의원으로 입법 과정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으로 행정을 수행하고 있다.
의대증원 국면서 여당 소속임에도 정부 비판…“필수의료 해법 아니다”
신 시장은 2024년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민의힘 소속 현직 시장이면서도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대해 “의료대란이 일어날지 모르는 사태를 초래하는 정부 대책에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역의대 중심 증원을 통해 지역의료를 살리겠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 시장은 필수의료 위기의 원인이 단순한 의대 정원 부족에 있지 않다고 봤다. 낮은 수가와 열악한 근무 여건, 기피과에 대한 지원 부족이 핵심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은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고난도 진료와 힘든 수련 과정에 비해 보상이 턱없이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현재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의대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지역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해당 지역에 남아 진료하도록 강제할 방법이 없는 만큼, 단순한 의사 수 증원이 지역·필수의료 문제의 본질적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들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의약분업 투쟁과 의협 회장 경험을 가진 인물이 현 의정갈등을 바라보는 문제의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신 시장이 의료계 안팎에서 단순한 ‘의사 출신 정치인’을 넘어 의료현장의 입장을 이해하고 대변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이유다.
대결 상대 김병욱 후보, “대통령과 원팀”…성남 경제수도론으로 맞불
이에 맞서는 김병욱 후보는 중앙정부와의 연계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 대통령실 정무비서관과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 위원을 지낸 이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과 원팀으로 경제수도 성남을 완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핵심 공약으로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성남형 실리콘밸리 구현, AI·양자 산업 클러스터 조성, 분당 재건축 및 원도심 재개발 속도전 등을 제시했다.
성남은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을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다진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다. 김 후보는 이 같은 정치적 상징성과 중앙정부와의 정책 연계성을 결합해 성남의 미래 산업과 도시 재편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선거의 구도는 신상진 시장의 ‘지역 기반 책임 행정’과 김병욱 후보의 ‘중앙정부 연계 실행력’ 간 대결로 압축된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25~26일 성남시 거주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응답 기준 김병욱 후보는 43.6%, 신상진 시장은 38.2%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5.4%p로 오차범위 내다.
다만 적극 투표층에서는 김 후보가 신 시장을 더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별로는 성남의 전통적 정치 지형이 다시 확인됐다. 수정구와 중원구에서는 김 후보가 우세했고, 분당구에서는 신 시장이 근소하게 앞섰다.
성남은 구도심인 수정·중원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분당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 역시 지역별 투표율과 중도층·부동층의 향배가 승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