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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케어, 지역의사회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각 직역의 중심 역할해야"

    의협 내부토론회서 "찬반 주장이 아닌 의료계 최선의 대안 제시"에 초점

    "원격의료 만큼 커다란 패러다임…환자 줄고 방문진료 저수가 가능성" 우려도

    기사입력시간 2019-04-08 06:43
    최종업데이트 2019-04-08 10:30

    ▲의협 커뮤니티케어 관련 내부 토론회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돌봄)에서의 의사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역의사회가 지자체 커뮤니티케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복지 중심에서 직역, 지역을 아우르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한목소리가 나왔다. 한편에서는 정부가 커뮤니티케어로 방문진료나 재택진료 수가를 제대로 책정하지 않으면서 의료기관의 수입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대한의사협회는 7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커뮤니티케어 관련 내부토론회를 열어 이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지역의사회가 역량을 갖추고 각 직역의 중심이 돼야  

    건국대 예방의학교실 이건세 교수는 “얼마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커뮤니티케어 수가개발을 위해 찾아왔는데 의협보다 심평원이 준비를 안한 것으로 보였다. 커뮤니키케어가 무엇인지 모르고 요양병원 환자의 재택의료수가만 개발하려고 했다. 수가개발은 할 수 있지만 미래 사회의 발전을 위한 대안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협은 나름대로 정리하고 있지만 왕진이나 재택의료 등 고민할 게 많다. 이런 사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앞으로 제도와 정책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질환으로 접근할 것인지, 노인 위주로 할 것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만 할 것인지 등 커뮤니티케어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양한 시장 서비스 공급자들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부에서 일방적인 제도와 법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간호사, 약사, 치과의사 등 다른 전문가그룹을 의사회가 어떻게 협력하고 파트너십 관계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개별 의사나 의원이 아니라 지역단위가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운영위원회를 통해 지역의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의사들이 서로 들어오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작은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 건강돌봄 서비스에서도 보건과 의료가 협력체계를 만들자고 했다. 우선 보건영역이 먼저 지역단위의 건강지킴이 팀을 만들고 이 팀이 어떤 협력관계를 만들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의사회 방향성은 조직적인 역량이 있어야 한다. 자체적인 역량을 위한 시범사업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라며 “의사회가 사업계획을 세우고 제도화된 사업에 참여하면 다양한 입장을 고려할 있다. 사업에 무조건 참여하라는 것이 아니라 활용할 것은 하고 문제제기할 것은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의협, 찬반 주장보다는 최선의 안을 만들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강태경 연구조정실장은 “각 직역에서 커뮤니티케어에 참여하려면 조정과 협력이 중요하지만 배려는 없고 하겠다는 것만 있다. 안한다고 해서 진행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모범적인 안이 진행될 것이다”라고 했다.  

    강 실장은 “의협 커뮤니티케어의 기본원칙을 보면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 사업을 포함하면 추가적인 부분에 대한 서비스를 반드시 마련하고 정당한 보상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정부 재정 투입이 절대적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티케어로 인한 공공성 강화는 맞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부분이 민간에서 하고 지역 단위에서 포괄적인 것을 마련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 사업은 의료전달체계, 보건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의료행위는 단순하지 않고 지역의사회가 중요하다. 그래야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 우리나라 모델이 일본에서 따온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보면 지역의사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성급한 진행보단 장기적 안목으로 지역자원과 사회적 자본을 축적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케어는 찬반의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가 최선의 안을 만들고 이를 선택하는 것에 대한 문제다. 의료계는 의료계대로의 안을 가져야 한다. 나름대로의 최선의 안을 가져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주도하지만 방문진료나 재택진료 수가 보상 안될 우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은 비판적인 관점에서 “커뮤니티케어가 의사회의 길이고 정의고 추진하려고 하는 의사들이 많다. 문재인 정부와 의사회가 브레이크가 없다. 큰 정부를 추구할 것이냐 작은 정부를 추구할 것인가 등에 대한 문제가 많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결국 커뮤니티케어는 복지인데, 복지가 무조건 선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생각하면 공동체적인 돌봄, 공동생산, 공동분배, 공동책임 등의 과제를 갖고 있다. 좋은 이론이지만 하지만 현실적이로는 도덕적 해이나 비용 문제가 발생하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개인과 가족의 책임을 이제 사회적인 책임과 부담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책임조차 없어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인지 의문이다”라며 “커뮤니티케어는 국민 편의를 이유로 무조건 선하다는 전제에서 토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방문진료 수가도 저보상으로 시작해서 수가도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원격의료나 커뮤니티케어를 국민먹거리로 보는 시각으로서의 폐해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미리 충분하게 의견수렴을 하고 진행해야 혼란이나 시행착오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법상 면허의 범위 의료법상 면허 범위와 건보재정 부담 문제, 의료분쟁 책임 소재 등의 명확화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케어가 문재인 정부의 중점 사안이지만 이런 냉정하게 고민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케어는 원격진료 이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고 진료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커뮤니티케어가 마치 의협의 원칙처럼 발표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반드시 의견수렴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케어는 무조건 좋은 것이다라는 냉정한 반성이 필요하며 사회적 수렴과 의료계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의료계는 원격의료, 주치의제, 총액계약제 등을 반대했다. 커뮤니티케어 역시 찬반인지 분명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번 광역시도의사회장단에서는 커뮤니티케어를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라며 “특히 중요한 부분은 방문진료, 재택진료에서는 원격진료가 시작되는 일본에서 보더라도 한번 시작되면 돌이킬 수 없다. 국민들이 배달서비스하듯 진료하는 것을 경험하면 어떤 정권이 와서 없애자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국민과 함께 하는 "지역의사회 역할 중요" 한목소리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는 “각 나라를 위해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아내는 취지로 가야 한다. 일본은 지역포괄케어 위원회에서 당사자들이 다 모여서 회의를  통해 방문진료 등을 결정한다. 의료서비스 공급자들끼리 모여서 서로 논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이나 개별 시설의 기능이 분화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커뮤니티케어로 의료전달체계가 다시 복구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급성기 초급성기 아급성기 등 공급자간의 기능별로 역할이 뚜렷해지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커뮤니티케어를 통한 의료전달체계 회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기능별로 2년마다 의료수요와 의료공급을 분석해서 지역 내에서 급성기 병상을 조정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각자 역할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또한 커뮤니티케어는 입원을 대체하는 것이지 외래에 올 환자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요양병원에 갈 노인 환자들이 집에서 머무를 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이 커뮤니티케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은평구보건소 하현성 소장은 “의사회가 지역사회에서 올바른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 의협이나 지역의사회에서 관계망을 형성하고 의논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어서 만나기가 어렵고 자기 주장만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 소장은 “정치인 등 누가 제안하든지 간에 좋은 사업을 만들어가려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만성질환 관리제를 예를 들면 이를 통해 지역의사회 차원으로 똘똘뭉쳐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만관제는 2,3개의원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천천히 대책을 천천히 세우면 되고 나름의 큰 취지에 따라서는 의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부회장은 “의료계의 현재 입장은 보류하는 것이고 의협 자체의 안을 만들기 전에 시도의사회장단은 반대라고 한다. 같은 의협인데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옳다, 그르다보다는 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의 돌봄 서비스를 무조건 의사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바꿨다. 보건소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사회가 같이 하는 구도를 만들었다”라며 “ 다만 각 지역에 반대의사를 가진 의사들도 많다. 이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게 어렵다. 지역의사회 회원들이 이사업에 대해 공감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류에서만 하고 시청의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의사회는 끼어들 여지가 없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박 부회장은 “커뮤니티케어는 모든 의사들이 참여하는 사업은 아니다. 이를 필요로 하는 회원이 있다는 생각이 최선이다. 지역의사회가 참여할 수 있는 의협의 커뮤니티케어 안이 나오길 바란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범사업이라는 것을 감안해 빠르게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커뮤니티케어의 방향만 정부가 설정하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의지가 없다. 각 직역이 이를 이용해서 각 기회를 확대하고 각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협은 진료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며 “냉정하게 직역싸움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의사들이 역할이 중심이 돼야 한다. 의협도 국민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역할을 결정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 성종호 정책이사는 “복지로만 맡겨두면 팩트인지 아닌지만 생각하게 된다. 지역회의에서 복지위주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의료계가 무조건 참여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