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가 안 좋았던 방사성 요오드 불응한 갑상선암 환자를 위해 '렌비마'라는 표적 치료제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이은경 교수(내과전문의)는 11일 전이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환자들은 항암제를 써도 효과가 좋지 않고, 쓸 수 있는 항암제도 별로 없어 임상 의사에게는 큰 고민이었는데 렌비마의 출시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렌비마는 작년 10월 방사선 요오드치료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분화 갑상선암은 5년 생존률 90%, 재발위험 8~23%로 예후가 양호한 편이지만, 방사성 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환자는 예후가 좋지 않다.
10년 생존율이 10%에 그치고, 생존기간이 3~5년에 불과하는데 이런 환자는 전체 갑상선암 환자의 3분의 1에서 나타난다.
이런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나온 렌비마는 혈관내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VEGFR) 및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PDGFR-a), RET 유전자, KIT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키나아제 억제제다.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암 환자 39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SELECT 임상 결과, 24mg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은 18.3개월로 위약군(3.6개월)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반응률(ORR)은 64.8%로 위약군(2.0%) 대비 우수한 반응률을 보였으며, 2%의 렌비마 투약 환자에서 완전 관해, 63%에게서 부분 관해가 나타났다.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 렌비마는 갑성선암에 쓰는 기존 TKI '넥사바(소라페닙)'와의 비교를 부른다.
이 박사는 "소라페닙과 레바티닙을 헤드 투 헤드로 비교한 임상이 없어 어느 약이 좋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넥사바는 무진행생존기간이 5~6개월로, 절대치로 비교할 땐 렌비마가 추가 권고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에서는 갑상선암 환자에게 소라페닙과 레바티닙 두가지를 권고하지만, 패널 다수가 반응률을 근거로 레바티닙을 선호했다"고 강조했다.
넥사바의 DECISION 3상 임상 결과, 무진행생존기간의 중앙값은 10.8개월로 위약군(5.8개월) 대비 5개월 연장한 반면, 렌비마는 SELECT 3상에서 위약군(3.6 개월) 대비 14.7개월 연장한 18.3개월을 입증했다.
다만, 렌비마의 이상반응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렌비마의 이상반응 발현율은 99.6%로 ▲중등도 이상의 이상반응이 85.4% ▲심각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51% ▲치명적 이상반응은 7.7%다.
가장 빈번한 이상 반응은 ▲고혈압(67.8%) ▲설사(59.4%) ▲피로 또는 무기력증(59.0%) ▲식욕 감퇴(50.2%) ▲체중 감소(46.4%) ▲구토(41.0%) 등이었다.
67.8%가 약제 용량 감량 등으로 조절됐다고 하더라도 고혈압은 우려되는 이상반응이다.
이 박사는 "고혈압 이상반응이 높아 약을 쓸 때 고민이 되지만, 고혈압이 생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약제 감량이나 고혈압 약제를 추가하면서, 렌비마를 통해 생존기간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