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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전북 발 리베이트 93명 적발

    환자정보 팔아넘긴 의사 등 28명도 덜미

    제약사 등 33곳… 영업사원 '현대판 몸종'

    기사입력시간 2016-10-06 18:07
    최종업데이트 2016-10-06 19:54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의약품 처방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6개 병원의 의사 28명과 관련 제약사 및 의료기기 업체 33곳의 관계자 및 병원 관계자 65명 등 총 93명이 대거 적발됐다.

    전북지방경찰청과 부산지방검찰청은 6일 병원 6곳 및 업체 33곳에 대한 리베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1년 8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의약품 선정 및 처방의 대가로 J병원 이사장 박모씨(60세)에게 1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19개 제약사 및 관련자 46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도매상 및 제약사로부터 불법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로 J병원 이사장과 의약품 도매상 관련자 30명을 검거한 바 있다.
     
    이어 혐의가 있는 35개 제약사(대상자 110명)에 대해서도 전방위 수사를 해왔는데 그 중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있는 19개 제약사를 적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19개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납품하기 위해 병원 개원 찬조금 명목으로 식사비 또는 상품권을 제공하거나, 직접 현금을 제공했다.

    심지어 병원 이사장의 휴가 등 개인일정에 맞춰 호텔 숙박비를 미리 결제해 놓기도 했다.

    박씨가 운영하는 의료재단에서 새로 병원을 개원할 당시에는 각 제약사에서 신설 병원에 필요한 집기류, 가전제품 등을 품목별로 분담해 대신 구입해 주는 행태도 적발했다.

    또 단가계약을 통해 병원 이사장이 운영하는 의약품 도매상에 할인된 가격으로 의약품을 납품, 수익을 올려주는 지능적인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9개 제약사에 대해 보건복지부 등 관련기관에 통보해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같은 날 부산지방검찰청은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부산지역 리베이트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지방검찰청은 병원 5곳, 제약사 및 의료기기업체 14곳을 단속해 47명을 적발(의사 28명)하고 이 중 30명을 기소(의사 12명)했으며, 이 중 4명 구속기소(의사 3명, 도매상 1명), 6명 기소유예(의사 5명), 11명 입건유예(의사 11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A대 병원은 실제거래를 가장하는 방법으로 횡령범행 및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B제약 대표 C는 A대 병원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실제거래를 가장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방법으로 회사 자금 28억원 상당을 횡령했다.

    특히 리베이트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횡령한 회사자금을 차명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 아니라 C는 A대 병원 의사들의 의약품 처방에 따른 리베이트를 지급하기 위해 교수들의 지시를 받은 환자정보 담당자들로부터 환자 개인정보 29만건 이상을 제공받아 이를 근거로 리베이트 지급액을 산정했다.

    그 과정에서 환자정보 담당자들은 지속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받기 위해 인수인계까지 하고 환자처방내역을 출력해 B제약에 제공하는 형태를 보이는 등 조직적이고 고질적인 리베이트 관행을 확인했다.
     
    사진: 부산지방검찰청 제공

    두 번째 수사 대상인 D의료원(부산시 산하기관)의 경우, 전 기획조정실장 E가 약품 및 의료기기 선정, 수입지출 예산편성 등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업체 20곳에서 뇌물 3010만원, 리베이트 3억 3854만원을 수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세 번째 수사 대상인 F대 병원은 의사, 판매대행업자, 제약사의 삼각 커넥션이 적발됐다.
     
    F대 병원 과장 G는 약품판매업자 H로부터 리베이트 1억 2000만원을 받고, F대 병원에 납품하는 I제약 부장 J역시 H로부터 독점판매권 부여대가로 1억 3000만원을 수수했다.
     
    이 병원 과장 G는 이 외에도 의약업체 2곳에서 2천만원의 리베이트를 추가 수수한 사실이 밝혀졌다.
     
    네 번째 수사 대상인 K대 병원의 경우, 혈액종양내과 교수 L은 이 병원 약무위원회 위원이자 의약품 선정 및 지속적인 납품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로, 권한을 이용해 M약품 대표에게 리베이트를 요구했다.
     
    L은 대표에게 직접 리베이트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을뿐 아니라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헌금까지 하도록 요구하는 등 갑으로서 제약회사를 개인금고와 같이 이용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제약사 직원이 재직 중 '현대판 몸종' 생활(각종 심부름, 골프 및 향응 접대, 숙소 예약 및 결제 등)을 통해 영업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의사 누나를 모시고 공항에 가서 출국수속을 대행하라는 요구를 받거나, 의사 아들이 식사하는 초밥집에 가서 결제하라고 요구는 물론, 의사가 변비에 걸렸으니 품절된 변비약을 찾아서 구해오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식당 및 골프장 예약 및 선결제뿐 아니라 인터넷 랜선, 폰케이스, 방향제 등을 사오라는 잔심부름 요구도 빈번했다.
     
    사진: 부산지방검찰청 제공
     
    검찰은 "제약회사가 리베이트 제공을 통한 거래처 관리만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고, 의료인은 이런 현실을 악용해 갑의 위치에서 을의 위치에 있는 제약사로부터 각종 음성적 리베이트를 수수하고 있다"면서 "통상 매출액의 10~20%가 리베이트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약품 약가 인하, 요양급여 정지, 리베이트 수수 의사에 대한 면허정지, 업체에 대한 업무정지 등을 의뢰했고, 36억원 상당의 허위세금계산서를 수취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제약사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고발의뢰 후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