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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보다 생명'의 진정한 의미

    의료서비스는 특수하다는 착각

    [칼럼] 서산굿모닝의원 박경신 원장

    기사입력시간 2017-03-20 05:49
    최종업데이트 2017-03-24 05:22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상파 방송을 보니 누군가 "돈 벌려고 의사를 하나? 돈보다 생명"이라고 말한다. 의사라면 돈을 벌지 못해도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필자는 다르게 해석한다. '돈보다 생명'이라는 말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말이다.
     
    '돈보다 생명'이라고 말하는 분들에게 생명이 돈보다 소중하니 목숨을 살리는 일에 기꺼이 돈을 내라고 하면 결사 반대할 것이다.  
     
    언론에서 의사들이 성형외과, 피부과 등 돈이 되는 비급여 진료과만 선호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기자라면 급여 진료로 돈이 안 되는 현실에 대해 보도하고, 급여 진료로도 경영이 가능하도록 적정 수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보도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환자를 치료해 직업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진료환경이 아니다. 환자로부터 존경과 감사를 받는 건 극히 드문 일이 됐고, 선의와 호의를 베풀면 의심의 눈초리로 왜곡한다. 신이 아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비난과 책임은 가혹할 정도다. 의료전문가로서의 자존심도 망가진 지 오래다.
     
    의료수가는 의료공급자(의사)의 권리를 박탈하고 소비자 주도로 결정하고 있다. 정부도 표를 의식해 다수의 편을 들기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비자 주도로 수가를 정하게 되면 당연히 의료수가는 최소 수순으로 인상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저수가 상황에서 의료공급자를 착취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돈보다 생명'이라는 논리를 펴는 것은 아닐까?
     
    의료서비스가 돈벌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재화와 용역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도 생명과 관련 되어 있고, 모든 음식도 마찬가지다.
     
    의료서비스도 여타의 서비스나 재화와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의료서비스는 특수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본 칼럼은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