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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협 비대위 "필수의료 핑계로 의사들 단체행동 금지법 발의한 여당, 보복성 악법 발의 철회하라"

"파업 때 병원 업무 마비 안됐는데 여론으로 호도...환자 피해사례도 업무 공백이 원인 아냐"

기사입력시간 20-11-16 10:20
최종업데이트 20-11-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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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병의협 비대위)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여당은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핑계로 의사들의 정당한 단체행동을 법으로 금지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라며 "병의협은 국민건강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정부와 여당의 잘못된 행태에 저항하고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3일 의사 집단휴진 등 지난 8월 파업의 여파로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됐다며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의료법에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고 이번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정지 및 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지난 8월 의료계 단체행동 이후 여당에서는 의료계를 상대로 보복성 악법들을 마구 발의하는데 이어 최근까지도 의료악법을 발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 상황 발생시 의사 및 의료 인력을 강제로 동원할 수 있게 하는 법(황운하 의원 발의), 북한에 의료 인력 파견을 가능하게 하는 남북 보건의료 교류 협력법(신현영 의원 발의), 대체조제 활성화법(서영석 의원 발의), 의사 면허 취소의 조건을 확대하는 법(강병원 의원 발의), 영구적으로 의사 면허를 취소시키는 법(권칠승 의원 발의) 등은 모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이다.

병의협 비대위는 “최근에도 의료 현장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과잉 입법인 친절한 의사법(권칠승 의원 발의)에 의료계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과 민간 보험사간의 계약인 실손 보험에 대한 청구대행까지 의료기관에 떠넘기는 실손 보험 청구 대행법(고용진 의원 발의)까지 발의되어 환자와 의료기관에 막대한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악법을 마구 만들어내면 의사들이 다시 한 번 단체행동을 통해 반발할 것이 여당 내부에서도 염려됐는지, 이번에는 아예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법으로 금지시키기 위한 법안까지 발의됐다”고 덧붙였다.

병의협 비대위는 “단체행동 금지법 법안 발의 이유를 보면, 법안 발의 취지부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채 발의자 본인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법안 발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라며 “발의 이유에는 의료에 대한 무지와 의료 현장에 대한 몰이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지난 8월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이 시작되자 대학병원들은 정규 수술을 연기하고, 입원 환자와 외래 환자를 줄였다. 하지만 전공의와 전임의가 파업을 했다고 해서 수련 병원의 필수유지 의료행위가 중단된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교수들이 계속 업무를 하면서 응급실, 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수술실, 투석실 등 필수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곳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당은 마치 전공의 및 전임의 파업으로 인해 병원의 필수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호도했다. 이를 핑계로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법안에서 환자 피해 사례로 예를 든 경우도 치료 시기가 지연된 약물(농약) 음독 환자의 사례로, 이는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업무 공백으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약물 중독 환자의 치료 지연은 현재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약물 중독 환자에 대한 일선 의료기관들의 전문 인력 및 시설 부족의 문제 때문이다. 약물 중독 환자를 응급 처치하고 집중 치료 하기 위해서는 중독 전문 인력과 이들에 대한 고가의 치료 장비들이 필요한데, 저수가 및 지원 부족 등의 문제로 약물 중독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해당 법안 발의 의원들은 저수가 등의 문제로 왜곡된 의료 시스템에 의해 희생된 환자를 의사 파업에 의해 희생됐다고 거짓말하며, 모든 책임을 의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월 단체행동 기간 동안 필수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피교육자 신분인 전공의 및 전임의가 파업을 한다고 해서 병원 업무가 마비되는 대한민국 수련 병원의 의사인력 운용 시스템은 정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의사 인력 운용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병원이 보다 많은 전문의 등의 의사 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여당은 이런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오로지 현재의 왜곡된 의료체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의사들을 탄압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정부는 이미 전공의 및 전임의 파업 시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법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 정도 압박으로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법을 만들어 더 강한 처벌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현재 의사 면허취소 강화 법안도 발의돼 있는 상황에서 이 법으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이 내려지면 의사들은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 법은 실질적으로 파업금지법의 역할을 하게 된다"라며 "실제로 이 법을 통해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해야 할 대상에 전공의와 전임의를 포함시키고, 필수유지 의료행위의 범위를 보다 넓게 정해버리면 의사들은 파업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의료계와의 대화나 협의의 과정도 없이 이뤄지는 정부와 여당의 막무가내 식 정책 및 법안 추진에 저항할 방법이 파업 밖에 없는 의사들에게 이제 남은 선택지는 없다"라며 "정부와 여당이 시키는 대로만 일하는 노예로 살거나 의업을 포기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병의협 비대위는 “의사는 공공재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의사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와 여당이라면, 의사 노예화법을 만들어 의사들이 사직이나 폐업을 통해 의업을 포기하는 것도 강제로 금지시키려 할 것이라는 예측마저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병의협 비대위는 “의사의 인권을 말살하고, 의사들을 노예화한 국가들이 어떤 대가를 치렀는지를 우리는 쿠바, 소련 및 동유럽 국가 등 공산국가들을 통해서 똑똑히 확인했다. 그런데 현재 정부와 여당은 의료 및 사회 전 분야를 규제로 압박하고, 자신들의 의견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세력들을 적폐로 규정해 인권까지 말살하는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라며 정부에 경고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여당은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핑계로 의사들의 정당한 단체행동을 법으로 금지시키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기존 무분별하게 발의했던 의료 악법들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또한 정부는 문재인 케어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포퓰리즘 의료정책과 4대악 의료정책을 중단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