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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남의대 폐교 후속 조치, 공공의대 설립 제안"

    서울시립대, 남원캠퍼스 설립으로 공공인력 양성 주장

    보건복지부 "공공의대 필요하지만 방법은 논의 필요"

    기사입력시간 2018-02-21 06:33
    최종업데이트 2018-02-21 06:33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서남의대 폐교에 따른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 등의 대안으로 서남대 부지와 건물을 활용해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시립대는 서남대 부지를 서울시립대 남원캠퍼스로 설립해 공공의료를 위한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설립 자체를 찬성했으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용호 의원은 20일 '서남대 폐교 이후 대안 모색 토론회-지역발전방안 및 공공의과대학 유치 중심'을 개최했다. 남원·임실·순창 출신인 이 의원은 서남대 인프라를 활용해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남원지역 주민들에게 공공의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최병호 원장은 '지역 간 상생협력을 통한 공공의과대학 설립방안' 발표를 통해 '서남대 폐교'라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가 서남대를 남원캠퍼스로 만들어 공공의대를 설립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학교육의 기회제공 등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의료취약지역과 전국 평균의사 수를 동일하게 배분했을 때 필요한 인력은 1000~2000명 정도가 된다"면서 "현재 의사 부족도 문제지만, 지역 간 의사인력이 불균형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공공의대 설립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서울시와 광역지자체가 공동으로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시가 부지를 매입한 다음 운영을 담당하고, 각 지자체는 학생 추천과 교육비 부담 등을 통해 공공의료인력 양성의 표준모델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졸업 후 전공의 과정은 서울의료원 등 전국의 지방의료원과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수련하고, 전문의 취득 후에는 공공의료분야에서 9년 간 의무로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서울시립대가 서남대를 활용해 공공의대를 설립하면, 지방의료원과 보건소 등 공공의료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전국 대학 톱10 안에 드는 서울시립대가 의대를 운영한다면 수준이 높은 훌륭한 대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조정실장도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서남대를 서울시립대 남원캠퍼스로 활용하는데 찬성했다. 신 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65% 수준"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의사수 증가 속도가 빠르다고 하지만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의료의 불균형이다. 의사들은 면허를 따면 보통 대도시에서 개업하거나 취업을 하려고 하니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이 나온다"면서 "진료과 또한 인기과 선택으로 인해 필수 진료과는 오히려 도외시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공공의료 기능을 민간에 맡겨놓으니 취약하다"고 말하며 공공의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공공의대 설립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기는 했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권준욱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 복지부가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차관과 국립중앙의료원장 등이 참여한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를 통해 의료인력 수급뿐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등 전반적인 거버넌스를 새로 구상 중이라는 것이다.
     
    권 정책관은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중 공공의료와 지역균형발전이 있다. 그동안 공공의료가 취약지 중심의 좁은 의미였다면 앞으로는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내용 등으로 세부적인 과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정책관은 공공의대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최근 밀양 화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인력난으로 인해 의사와 간호사 수가 의료법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의대 설립으로 의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명감 뿐 아니라 교육과정, 교육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도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복지부도 여러 가지 입장을 듣고 밑그림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이재력 사립학교정책과장은 공공의대 설립은 복지부와의 논의가 필요하며, 대학생 감소와 예산 등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공공의대를 설립한다고 하면 복지부와 함께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이 지자체가 공공의대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현재도 고등교육법상 지자체가 설립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만약 공공의대 설립을 한다면 복지부나 서울시립대, 지자체 등이 설립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대학설립에는 여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023년이 되면 전체적으로 대학 정원은 1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공공의대 설립이 필요하다면 장기적으로 그 지역사회나 그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남의대에서 봤듯이 대학설립과 운영에는 여러 갈등이 따르기 때문에 까다로운 조건과 충분한 예산, 이를 지속할 수 있는 재원과 지속적인 투자 등의 확실한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