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과학적 근거 없는 극단적 자연주의 치유법으로 논란이 된 안아키 카페 운영자 김효진 한의사가 30여개 한의원과 협력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 한의원에서 해독생기요법을 받을 수 있도록 있도록 하거나 자신이 만든 한약 '능소화'를 공동 제조하는 등 김 원장의 진료 활동과 깊게 관련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개인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아시모)의 제보에 따르면 김 원장은 살림한의학연구원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하면서 다수의 한의원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31일 현재 홈페이지에는 협력 한의원으로 서울지역 ㅇ한의원, ㅁ한의원 외 7개 한의원, 경기지역 ㅁ한의원 외 6개 한의원, 기타 지역 ㅊ한의원 외 9개 한의원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 씨는 12명의 한의사와 공동으로 책을 쓰기도 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협력 한의원 원장으로 능소화를 공동 제조하기도 했고, 살림한의학연구소 소속이거나 살림한의원에서 진료한 경험이 있었다.
한의협은 최근 "김 원장이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안을 마치 한의학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하려는 악의적인 폄훼세력이 있다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김 원장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해독생기요법'을 수십개 한의원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한의협의 주장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의협 한방특위 관계자는 "협력 한의원의 존재 등은 안아키 한의사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한방 자체의 오류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면서 "사실이라면 조직적인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협력 한의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탈세 의혹도 제기됐다.
폐쇄 전 카페에 '능소화는 왜 현금으로만 결제할 수 있고 현금 영수증 발급이 안되느냐'는 문의의 글이 올라오자 김 원장은 "세금 부담 때문"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김 원장은 "한의원은 소득세액이 35%이고, 수익이 많아지면 그보다 더 올라가는데 이를 무시하고 인심쓰기에는 손해가 너무 크다"면서 "아이들, 임산부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 소화제는 발효약이라야 하고, 그렇게 하려니 어쩔 수 없이 비싸진다"며 자신이 너무 비싼 약을 만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익명의 제보에 따르면 안아키 카페 폐쇄 직전까지 게시판을 통해 산후어혈제를 불법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한의사협회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의협은 31일 "안아키 카페 사태와 관련해 해당 카페 운영자인 김효진 원장을 협회 윤리위에 제소했으며 위법사항이 적발되면 최고 수위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시모 공혜정 대표는 "한의협에 자료를 보내고 문제를 제기한 게 5월 초였다"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터지니까 뒤늦게 윤리위에 제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복지부도 이번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의료계 관계자는 "김 원장이 한의계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왔고, 의료인 개인이 그렇게 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전혀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뒤늦게 경찰청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