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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망자 100만명, 올해 사망원인 1위... 신규감염병의 도전과 우리의 대응전략은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기사입력시간 20-10-17 09:16
최종업데이트 20-10-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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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10월 14일 '2020 Osong BioExcellence'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매년 같은 시기에 열리는 행사인데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발표자들과 진행요원들 외에는 소수의 관중들만 현장에 참여했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감염병의 도전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코로나19와 관련된 안건들을 다뤘다. 발표된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서 연구개발기관들의 관심사를 정리했다. 

코로나19는 지난 10여 개월동안 세계적으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배출했다. 미국에서 작년에 사망원인 1위 심장질환과 2위 암으로 약 12만 5000명이 사망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6개월 동안 21만명을 넘었다. 지난해까지는 감염병에 의한 사망자수가 6만명 이하였는데 올해는 상위 사망요인으로 부상했다. 세계적인 통계를 봐도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이 사망원인 1위로 나타날 것이다(발표자 백제현). 

인류가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일부 정치가들이 선언했던 것처럼 연구자들도 그들의 의견에 동조할 준비가 돼있는 것 같다. 과거에는 군복이 나라를 지켰지만 지금은 실험복이 나라를 지킨다(발표자 차기원)' 혹은 '바이러스와 3차대전을 벌이고 있다(발표자 성백진)'는 말들이 전문가들의 의중을 대변하는 것 같다. 인류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를 전쟁에 비유할 만큼 심각하다면 이제는 실험복을 입은 연구자들이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겠다. 


나타나지 않은 감염병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이유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모두발언에서 인류가 경험했던 감염병들을 몇 가지 열거하면서 코로나19뿐 아니라 앞으로 나타날 신규 팬데믹 감염병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을 남겼다. 20세기 천연두 때문에 세계적으로 약 3억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인류는 성공적인 백신을 개발해 천연두를 1979년까지 완전히 퇴치했다. 독감, 홍역, 소아마비도 감염병을 완전히 퇴치하지는 못했으나 백신을 사용해 성공적인으로 예방하고 있다.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와 간염바이러스는 백신대신 효과적인 치료약이 개발됐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백신과 치료약들이 사용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는 사스, 메르스, 신종독감, 코로나19와 같이 다양한 감염병 팬데믹을 경험했지만 아직까지 탁월한 백신이나 치료약을 개발하지 못했다. 지금도 새로운 감염병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여전히 높으며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발표자 이태규). 


백신개발에 대한 생각의 전환

대한민국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한 전문가는 코로나19 다음에 나타날 병균에 대비하기위해 백신을 만드는 주체와 기반기술이 변화될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예측이 어려운 신규감염균에 대한 백신과 치료약 개발은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 개발할 명목이 약하다. 백신을 개발하려면 3만명 이상을 임상시험에 참여시켜야 한다. 이에 따른 개발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중소제약회사에서는 좋은 후보물질이 있더라도 개발을 수행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선진국 정부들과 비영리 국제단체들이 개발비를 제공해 백신개발을 가속화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이윤창출을 위한 시장성보다는 인류의 안전과 평범한 일상을 위한 공공성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 당연히 개발자금을 다국적제약회사들에 의존하기 보다는 비영리 단체와 국가에서 담당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도 국제추세에 맞춰 생산시설 구축 및 활용을 지원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심사 및 신속심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세계백신 공급기구(Covax)를 통해 각국 인구의 20%를 접종할 수 있는 양을 구입할 수 있다. 한국도 이 기구에 가입돼 있으므로 국민 20%를 위한 백신을 구입할 수 있지만 나머지 80%는 독자적으로 개발사를 선정해 구매해야 한다. 임상3상을 시행하던 중 선두주자였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후보물질이 중지됐다 부분적으로 재개됐고 존슨앤존슨의 후보물질은 여전히 중지돼 있다. 이렇게 백신개발에 변수가 있기때문에 특정회사를 선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지만 안전성과 효능이 가장 우수한 백신후보를 전문가들은 선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관계부처에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환자를 치료하기위해 사용하는 치료제들과 달리 백신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투여한다. 치료약은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험에 대비해 효능이 좋을 경우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사용하기 때문에 효능이 아무리 좋아도 위험요소가 있다면 사용을 허가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백신을 정치화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에 전문가들과 개발자들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다. 아무리 안전하더라도 효능이 약하면 사용할 가치가 적으므로 효능도 높아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안전성이 보장되면서 최소한 50% 효능을 보이면 코로나19 백신을 허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는 지난 수개월동안 세계적으로 3000만명을 감염시키는 동안 100개 이상 백신후보물질이 개발됐으며 9개는 임상시험 3상을 시행중이다. 중국에서는 다수의 회사들이 바이러스를 생산해 불활성화시킨 사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백신들 중에서 70% 정도는 사백신이며 일반적으로 효능도 높다. 그런데 사백신들은 포르말린 혹은 베타-프로피올락톤과 같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을 사용하며, 활성을 없앤 바이러스들 중에서 지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활성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 안전성을 고려해 전문가들은 사백신 대신에 특이항체 백신을 개발해 사용하려고 한다. 

앞으로 신규 감염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에 맞춰 개발자들이 일반적으로 6가지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①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바이러스 대신 특이항원 사용, ②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나노파티클이나 바이러스와 비슷한 입자(Virus like particle), ③바이러스 불활성 및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해 녹차 추출물인 카테친과 같은 식물추출물 발굴, ④미세바늘 혹은 경구투여 및 코에 뿌리는 새로운 투여방식 모색, ⑤생산속도를 높이기 위해 계란을 사용하는 대신 미생물을 사용, ⑦다양한 스트레인에 효과를 보이는 범용백신(universal vaccine) 개발 등으로 요약된다. 대한민국에서 백신 자급율은 40%정도이며 향후 10년간 신종바이러스 대비책이 없는데 제시된 방법들을 이용해 백신자급율을 높이고 바이러스와의 3차대전에서 승리할 요건을 갖춰야 할 것이다(발표자 성백린). 


인플루엔자 백신개발에서 얻은 지식: 특이항원 백신의 효능을 높일 방법

현재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때문에 간과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독감백신을 해마다 생산해 보급하고 있는데 효능이 보장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2017년에 보급된 H3N2백신의 효능은 10%밖에 되지 않았다. 효능이 낮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감염원 바이러스를 잘못 예견해 타겟이 다른 백신을 생산하거나 백신용 바이러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달걀에 바이러스가 적응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들을 특이항원 백신을 신속히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특이항원 백신은 사백신보다 효능이 낮지만 백신후보 단백질을 생산하는 방법에 따라서 백신의 효능을 더 높일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연구에서 항원 단백질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단백질을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변형시킨다. 참고로 코로나19의 항원단백질도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변형시켰다.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은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해 단일형으로 보다는 몇 개 단백질들을 붙여 부피를 키운다. 항원단백질들이 엉켜서 사이즈가 커지도록 어주번트(adjuvant)를 사용하거나 겉은 바이러스와 비슷한데 속에 유전물질이 담겨있지 않은 바이러스-유사-입자(virus like particle)을 백신으로 개발한다. 

이 외에도 단백질들이 서로 붙도록 항원을 디자인한다.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페리틴이나 다양한 단백질들과 결합하는 구조적인 특징을 가진 복제포크 大조절자 (proliferating cell nuclear antigen, PCNA)와 융합된 항원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항원은 3~6개의 항원들이 결합하게 되어 부피가 커지며 면역반을 일으키는 효능도 높아진다. 한걸음 더 나가 이런 페리틴이나 PNCA를 이용하면 몇가지 항원이 합해진 모자이크형 혹은 키메라형 항원을 만들 수 있다. 모자이크형 항원이 인체에 들어가면 항원들을 따로따로 주입하는 것보다 면역반응이 월등하게 높아진다. 페리틴을 이용해 개발한 백신후보물질은 임상시험을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PCNA를 이용해 개발된 백신은 임상에 돌입한 예가 없다. PCNA를 이용해 개발된 후보물질을 백신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산업체와 협력할 기회를 마련하게 되기를 바란다(발표자 김경현).


신약재창출을 통한 신속한 치료제 개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는데 신속성이 요구되고 있다. 항염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에볼라 감염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긴급사용권허가를 받았으나 코로나19의 기세를 잠재울 수 있는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 아직도 효능이 더 좋은 치료약을 개발해야 한다. 파스퇴르코리아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요청을 하는 기업에 실비로 서비스를 제공해 약물후보들을 선별했다. 화학물질 35만개와 이미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의 코로나19에 대한 효능을 검사했다.

이미 허가 받은 약물 1500개를 배양하고 있는 세포에 처리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불활성화하는 약물 4개를 최종 선별한 업적은 소개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화학물질 라이브러리에서 후보약물을 선별하면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시험과 3단계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된다. 이미 특정 허가된 약물을 코로나19 감염환자 치료제로 사용하려면 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1상을 건너뛰고 바로 임상시험 2상을 시행할 수 있다. 이렇게 선별한 약물들 중 2가지는 미국/독일, 한국/일본/멕시코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아래 그림 참조). 약물선별을 할 수 있었던 연구소의 시설과 경험 및 미국과 독일 등 외국에서 임상시험을 해본 제약회사의 경험을 합해서 신속하게 약물선별 단계를 거쳐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19의 경험이 치료약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될 뿐 아니라 성취한 업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그림: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중인 화학약물들. 긴급사용허가(EUA)를 획득한 두가지 약물이 아래쪽에 표시됐으며, 파스퇴르코리아에서 선별해 임상중인 두가지 약물후보들이 위쪽에 표시됐다. 


코로나19 감염자 치료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

코로나19 감염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증(cytokine storm), 특정 백혈구 증감(NK/T-cells exhaustion) 현상이 나타난다. ①완치자의 혈장은 효능이 탁월하지는 않지만 긴급사용권이 허가된 상황에서 항체를 농축하여 만든 혈장치료제를 개발할 필요, ②리제네론 (Regenerone), 비르(Vir), 존슨앤존슨(J&J),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바이러스 중화항체 개발 동향, ③현재 개발하고 있는 백신후보들과 기반기술, ④NK-cell을 이용한 치료시도, ⑤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시도, ⑥급성호흡곤란증후군 (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을 특정회사와 연관시키지 않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내용도 있었다(황유경).


참석자의 후기 

발표 내용은 이 외에도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차기원), 경북대 의료진 5명이 감염돼 경종을 울렸던 진드기에 의해서 옮겨져 오한을 일으키는 SFTS 치료제 개발(윤재승),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시도되고 있는 고전 및 신규 방법들(황유경), 대한민국 회사에서 개발되고 있는 DNA 백신(서유석), 중소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국가차원의 도움(유언우)에 대한 발표들이 있었다. 내용들이 모두 참신하고 각자 소개할 만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지만 경제적인 이권 혹은 특정회사에 대한 불합리한 소견이라는 비난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았다. 

발표된 내용들은 전문가들이나 개발자들이 생각해 볼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감염병에 대처하는 어려움과 방법 등에 관하여 생각할 근거를 제공한 것 같다. 한편, 온라인으로 참여한 사람들 중에서 소수가 특정회사에 대한 응원이나 비하하는 내용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와 관련된 투자열기와 위험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기회에 심포지움이나 컨퍼런스를 인터넷을 통해 할 때 생기는 이점을 엿보기도 했다.

심포지움 장소에 수십명이 모인데 비해 500여명 관중들이 인터넷을 통해 참관했으며 본인도 회사일을 수행하면서 참관했다. 또 말단 연구자로서 세부적인 데이터를 중시하는 필자와 달리 기관장급 발표자들이 세부 데이터보다는 큰 그림을 보여주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