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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신호 사건 보고의무화 '의무' 부작용 방지해야

    이대목동병원 사건 후속대책, 충분한 논의 필요

    기사입력시간 2018-02-13 06:35
    최종업데이트 2018-02-13 06:35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후속대책으로 거론되는 '적신호 사건 보고의무화'가 향후 어떻게 도입될지 주목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적신호 사건에 대한 정확한 분류와 정의가 필요하며, '의무'에서 주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환자 사망 등 적신호 사건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구성한다.
     
    복지부 의료정책과 정은영 과장은 최근 국회 토론회에서 "적신호 사건 의무 보고화는 정부가 가야할 방향"이라면서 "향후 이를 제대로 맡을 운영단 구성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환자안전법에 따라 보건의료인이나 환자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환자안전사고를 의료기관인증평가원에 자율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인증원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보고 내용을 분석하고, 전체 의료기관에 안내한다. 이는 환자안전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며 일종의 재발방지를 위한 학습 시스템인 셈이다.
     
    2016년 7월 말부터 시작된 자율보고는 현재 5200건 정도 누적됐으며, 지난달에만 월 600건이 보고되는 등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적신호 사건에 대한 보고의무화를 실시한다면, 기존에 하고 있던 자율보고에서 적신호 사건만 보고가 의무화된다.
     
    그러나 사고 범위에 따른 적신호 사건 규정 여부와 보고 수준, 보고 누락에 따른 패널티 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인증원 환자안전본부 구홍모 본부장은 "의료기관 자율보고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병원들이 경미한 사건만 보고했지만 이제는 사망과 같은 중한 사건까지 직접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본부장은 "적신호사건과 같은 중대사건의 경우 재발방지를 위해 보고하는 것에는 충분히 공감하며 동의한다"면서 "다만 의료기관에서는 강제로 의무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으며, 자칫 이것이 그동안 해오던 자율보고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구 본부장은 "현재 자율보고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자율보고시스템이 일상화되는 수준까지 가야한다"면서 "그래야 이번에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사건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영국에서는 1년에 의료기관 자율보고가 130만건 이상이며, 전체 의료기관의 99.25%가 이를 공개하고 있다.
     
    또한 구 본부장은 의무화로 보고할 때 정확한 원인을 함께 보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 본부장은 "보고는 그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가감 없는 사실 그대로를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무화'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 본부장은 자율보고에 대한 의료기관의 보다 많은 참여가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 본부장은 "인증원은 자율보고를 받으면, 내용검증을 실시한 뒤 14일 이내에 의료기관, 환자 등 개인정보는 모두 삭제하고 사건의 보고만을 남겨둔다"면서 "국회에서 자율보고 자료를 요청하던 것 또한 법에 따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