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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바이든 행정부에서 FDA의 행보는…"변화가 있지만 변화가 없다"?

    일상적 업무에서는 연속성 유지…단 책임성·투명성·신뢰 회복 태도 봤을 때 행정부의 기조는 바뀔 것

    기사입력시간 2021-01-23 09:26
    최종업데이트 2021-01-23 09:26

    사진: US FDA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의약품 규제 관련 변화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행정부로 바뀌면서 기조가 바뀌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상적 업무에는 생각보다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약가와 규제 준수 및 집행, 코로나 관련 부정행위 대처 등에서 많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행정부가 책임성과 투명성,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 기조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법무법인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레베카 우드(Rebecca K. Wood) 파트너가 21일 열린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센추리(BioCentury), 시들리 공동 개최 '2021 글로벌 IR @JPM' 1일차 패널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 취임은 FDA를 포함해 생명 과학 규제를 담당하는 모든 정부 부처에 새로운 수장이 취임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의회도 마찬가지이며 향후 몇 년간 조사나 업무 주안점 면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민주당 정부는 공화당 정부에 비해서 혁신이나 기업에 대해 비친화적이고 규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 부분도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을 띄고 있다"면서 앞으로 큰 변화들이 있을 것이고, 특히 새 대통령과 행정부의 기조(tone)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 파트너는 "하지만 많은 분들이 FDA가 상당부분 연속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까 싶다. FDA는 과학에 입각한 기관이며 바이오 및 의학 기술(med tech)을 포함해 미국 경제의 25%에 해당하는 산업에 대한 규제를 담당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FDA는 유능하고 존경받는 여러 업계 전문가들이 이끌고 있으며 각자 다른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왔고 FDA에서도 오랜 시간 몸담은 사람들이고, (행정부가 바뀌어도) 여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연속성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즉, FDA는 거의 하나의 독립된 에이전시로서 역할을 하면서 의회에 임무를 부여하고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성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우드 파트너는 "작년에 특히 미국 보건부(HHS)와 대통령이 FDA의 과학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을 방해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고, 오늘까지도 이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래서 새로운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도 이에 대해 대처하고 새로운 기조를 형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새로운 행정부는 과학적 사실에 귀를 기울이고 공중 보건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보건 정책 결정을 내리고, 책임성과 투명성,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점으로 볼 때 행정부의 기조는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FDA의 일상적 업무에는 생각보다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드 파트너는 FDA나 새 행정부 모두 최우선순위는 유행병 해소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던 백신 개발과 공급에 앞으로도 계속 집중하고,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치료법, 진단 키트 및 개인보호장비(PPE)를 적극 추진해 질병의 예방, 치료, 진단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모든 부분에 FDA 규제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이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어떻게 하면 비상 승인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이 많다. 우선 행정부는 정치적 영향없이 과학에 입각하여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규제 유연성 확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 파트너는 "이 부분은 FDA 규제 현대화를 골자로 하는 21세기 치유법(21 Century Cure Act) 이후 FDA에게 주어진 과제이기도 하다. 유연성이 확보돼야 필요한 신규 의약품의 시판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나의 발언이 전 FDA 국장이었던 스티브 한(Stephen Hahn)과 스콧 고틀립(Scott Gottieb)의 논조와 매우 유사할 것이다.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정부 고위급의 어조 변화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드 파트너는 "코로나로 인해서 매우 중요한 정책 이니셔티브와 규제 유연성이 더 촉진된 것도 사실이다"면서 "이러한 부분이 코로나 외의 다른 치료제 개발 부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드 파트너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미국에서는 리얼월드근거(RWE) 활용 및 임상실험 진행과 디지털 의료의 유연성 개선 등이 원래는 FDA가 적극적이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FDA가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갖게 돼 보다 많은 혁신적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리게 됐다"면서 "신규 치료제에 대해서는 21세기 치료법으로 인해 FDA가 새로운 권한을 부여받아 중요 질병 및 희귀 질병 치료제에 대해 보다 유연하고 빠르게 승인하는 프레임워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2020년에 FDA가 승인한 약품의 개수는 역사상 두번째로 높은 수치였다는 점은 흥미롭다"면서 "또한 FDA의 약물평가연구센터(CDER)가 역시 평가 의뢰 완료 시한을 100% 충족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라는 시급성과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이뤄낸 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우드 파트너는 "유전자 치료제도 FDA가 어떠한 규제 및 승인 프레임워크를 세우고 어떻게 현대화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는 분야다. 이 부분을 담당하는 스캇 리들이나 피터 마크스와 몇 년 전에 같이 일할 때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프레임워크 구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면서 "유전자 치료제에 있어서는 안전에 관련된 이슈가 많다. 그로 인해 임상이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고 확장성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고 또 혁신적 의료 산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간단하지 만은 않은 문제여서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 파트너는 "약가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행정부에서는 세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여 약가를 조정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 캐나다와 같은 국가에서 약품을 수입하는 부분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약가 조정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규제 준수와 집행 부분도 (compliance and enforcement) 면밀히 살피고 있다. 혁신적 의료 산업 종사자라면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실사를 진행할 때 어떠한 잠재적 문제가 있을지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FDA가 미국 외 위치한 제약 생산 시설에 대한 인스펙션을 재개하게 되면 이부분이 어떻게 강화됐는지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인스펙션이 FDA 규제 및 승인의 절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드 파트너는 "장기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는 이 행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된 부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부당한 홍보 활동에 대해서는 경고 서안이 발송됐고 매우 공격적으로 경고 서안이 전달됐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부분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기에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드 파트너는 "마지막으로는 의회 조사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정부와 의회 모두가 민주당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의회 청문회에서 불편한 질문에 답해야 할 상황이 생길 것이다. 주로 코로나 대처 및 코로나에 관련하여 부정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청문회가 될 것이다"면서 "앞으로 미국에서 많은 일들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바이오센츄리 제프리 크렌머(Jeffrey Cranmer) 편집장은 "방금 레베카가 답변 중에 '변화가 있지만 어떻게 보면 변화가 없다(changing but not changing)'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한 가지 언급하자면, 21일 바이든 정부가 오랜 기간 FDA 약물평가연구소(CDER)의 소장직을 역임한 자넷 우드콕(Jannet Woodcock)을 FDA의 국장 대행(acting commissioner)으로 발표했다. 이 역시 변하지 않는 일관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본다. 앞으로 FDA의 행보를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