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에 의사-환자 원격의료가 허용되지 못한 이유로 '공급자 중심 사고에 따른 의사 반대'를 제시하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COVID-19) 유행 종식 이후 원격의료는 물론 스마트헬스, 의료기관간 연계 등이 모두 도입, 매우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2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포스트 코로나19(Post COVID-19) : 뉴노멀 그리고 도약의 기회' 온라인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의료 서비스(전화상담)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재택근무 활성화,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개학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 그간 시범사업조차 하기 어려웠던 원격진료를 본격적으로 도입, 정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권순만 교수는 "현재 많은 국가들이 비대면, 원격진료를 허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법, 제도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라며 "장애인, 어르신 등의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고 만성질환관리의 비효율로 인해 원격진료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매우 높았음에도 의사들이 공급자 중심의 사고로 반대해왔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대규모 감염, 특히 병원 내 환자 감염 등의 발생을 우려해 전화진료·상담이 가능해졌다"면서 "이를 계기로 의료인의 강력한 반대로 풀리지 못한 불필요한 정부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원격의료가 사회 전반적으로 허용되면서, 스마트헬스가 발전하고 의료기관 간 연계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 교수는 "비대면 진료를 넘어 스마트 헬스가 발전할 것이다. 아프지 않은 젊은 사람들도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의료기관에 가지 않고 건강을 스스로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의료공급자 중심으로 인해 요양기관의 정보시스템이 통합되지 않아 중복검사를 하고 있는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환자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며 "환자 만족향상은 물론 의료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스마트 헬스케어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법, 제도 등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분야에서 과학기술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때문에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일반국민들이 활용하는 물꼬를 터줘야 한다"면서 "기술 개발과 맞물려 민주적 절차에 따라 그 혜택이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새로운 질병과 사회 위협(소셜 리스크)를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치료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된만큼, 앞으로 전 세계의 보건의료R&D 협력이 정착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이외에도 신종감염병의 팬데믹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신속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필요한데, 이는 더이상 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는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 마련,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등을 추진하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의약품 개발에 대해 적극 국제 공조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