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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이 함께 모이면 죽어가는 환자,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의협회장 후보 지지자 칼럼] 기호 3번 주수호 후보를 지지하는 외과의사 민호균

    기사입력시간 2024-12-28 14:35
    최종업데이트 2024-12-28 14:36

    사진=민호균 외과 전문의 페이스북 

    갓 스물다섯살 생일이 지나고 얼마지 않아 이제 막 의사가 되어 서울로 올라왔을때 채 6개월도 병원일을 하지못하고
    의약분업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그때 우리는 병원에서 일을 하는 대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렸고
    출국금지에 지명수배를 받고
    전경대의 곤봉에 맞아 척추가 부러졌고
    장대비를 맞으며 덜덜 떨면서도
    아무도 자리를 벗어나지않고
    몇시간씩 구호를 외쳐야 했었던
    그때가 벌써 25년전입니다.
    그때 그 일들이 일어나지않고
    저도 남들처럼 똑같은 인턴생활을 마쳤었더라면
    지난 제 인생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차출되어
    의협에서 선배들의 파업일을 도우면서
    허름했었던 그 옛날 동부 이촌동
    의협 동아홀에서 만났던 주수호는
    무리를 지키기위해서  갈기를 휘날리며
    전선의 맨앞으로 달려가
    적들을 향해 포요하는
    사자와 같았었고
     
    방송에 나가
    그들과 맞서 싸우며
    한치도 밀리지 않았던
    그의 뒤에 서있으면
    그 시간이 두렵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다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마치 아무일이 없었던것처럼
    모두 그 시절의 일들을 다 잊고
    다시 의사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던
    어느날
    늦은 저녁
    해가 저물어가는
    골목길 끝에서 나를 다시 찾아온
    긴 그림자 가진
    그 사람
     
    그렇게 저는
    주수호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주수호는 20몇년 전 그 시절을
    함께 했었던 그 사람들과의
    인연을 놓지않고 계속 함께 해오고 있었고
    그 인연의 끝에서
    저도 다시 주수호와 함께
    여기까지 와 있습니다.
     
    저도 ​다시 주수호가 필요없는 시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수호가 불려나오지 않았어도
    괜찮은 시절이 계속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그시절의 저보다 더 어린 의사들이
    병원밖을 떠돌며 사직금지명령, 사직서 수리금지명령,
    진료개시명령,  진료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 면허취소 협박,
    고발 및 구속 협박, 사병입대 불가, 취업불가에
    전공의를 구치소에 가둬두는것으로도 모자라,
     
    계엄령으로 의사를 처단하겠다는
    의사를 상대로한 전쟁이 벌어진 이 상황은
     
    1940년대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온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나치군인들에게 끌려가 집단으로 학살 당했던
    유대인들에 대한 살인, 박해와 탄압
    인종청소를 저지르던
    그 야만의 시대와 다름이 없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유대인들은 그들이 선택한
    그 땅에서 살아 남기 위해
    살아 남을 수만 있다면
    독일돈을 받아
    독일 무기를 손에 쥐고서라도
    자신들의 땅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 쏟아부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사방이 적들로 둘러싸인 그 땅에서 살아남아
    그들 국가의 생존을 이어가고
    지금까지 그들의 조직을
    존속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 의사로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 앞에 서있을때
    살아 남아야 한다는 명제 이외에는
    그 어떤것도 무의미하다는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우리가 해왔었던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의사로서 우리는 대한민국 의료가
    이대로 죽어갈 것이라는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그대로 죽어갈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죽어가는 대한민국 의료를
    누가 수술할 수 있는지
    누가 환자를 살려낼 능력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삶과 죽음이 오고가는 환자 앞에서는
    오로지 누가 이 환자를 살릴 수 있는지
    누가 그런 환자를 치료해본 경험이 있는지
    그 경험과 사실만이 중요합니다.
     
    젊은 의사들을 최저임금도 안되는 돈으로
    24시간 갈아넣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꾸역꾸역 겨우겨우 목숨을 이어가던
    대한민국의 의료는 그 수명을 다했고
    이제 대수술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치료해본적도
    응급실 당직 한번도 서본적 없이
    한번의 임상경험도 없는 어용 관료 의사들이 만들어내는
    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정부와 대기업 주도의 의료정책은
    환자 치료의 악결과만을 이유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환자를 치료했던
    의사를 범죄자로 몰아가고 구속하면서
    의사의 삶을 파멸시키고 있습니다.
     
    정말로 부족한것은 의사의 숫자입니까?
     
    부조리한 역사로 인해 만들어진
    현 의료보험강제지정제의 숱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오로지 의사들의 이기심과 사명감 부족 부도덕함으로 몰아가며
    의사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발목에는 족쇄를 채워 놓고
    의사와 환자가 중심이 되는 의료가 아닌
    정부와 대기업 자본의 손에서
    의사를 노예로 국민을 착취의 대상으로하는
    의료체계를 만들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숙명처럼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와 사회에 의료법 이외의 과실을 이유로
    의사면허를 취소해서는 안된다고 요구해야 합니다.
     
    의사들은 모두가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은 그들이 서있는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이 사회에는 그들의 최선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사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존재와 소멸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제 저는 어린시절
    제가 바라 보았던
    그때의 그 주수호 보다도
    더 많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무리를 지키기 위해서
    맨앞에 서서 화살을 받아내던
    사자와 같던 그는
    이제 온몸에 패인 상처들을 지닌 채
    늙고 지쳐가지만
     
    지난 25년 간 바라 보았던 주수호의 삶과
    그 시간을 항상 주수호와 함께하며 그를 신뢰하는
    주수호 곁에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을 저는 신뢰합니다.
     
    지금도 주수호 곁에 있는 그 사람들과 함께라면
    저도 두려움 없이
    다시 싸울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의 삶은 이제 여기서 이대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로서 우리의 삶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주수호의 투쟁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우리의 투쟁도 이번이 마지막일것입니다.
     
    주수호는 살아 남아야 합니다.
    그래야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는것이 전부인
    우리도 계속 의사로 살아 갈 수 있습니다.
     
    2025년 1월 2일 의사협회 회장 선거는
    그냥 또 한 명의 회장을 뽑는 날이 아니라
     
    의사로서 우리가 우리의 삶을 결정 짓는
    마지막 선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수호를 뽑았다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불완전한 우리도 계속해서
    이땅에서 의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의사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은 크지 않지만
    함께 모이면 우리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의사는 뭉치면 강합니다.
     
    다시 한번 기호3번 주수호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2024년 12월 27일
    외과의사 민호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