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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방역의 현재' 한국 확진자수 세계 161위, 사망자수 158위, 검사자수는 130위

    양성률 1~2%대 유지, 임시선별진료소 양성률 예상보다 높은 0.76%...고령자, 요양시설 감염 증가 주의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0-12-18 08:51
    최종업데이트 2020-12-19 08:38

    그림1.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코로나19(COVID-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13일 1030명, 16일 1078명, 17일 1014명 등 일일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는 날이 많아지며,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이후 신규 확진자 수는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1차 대유행 때 한국은 월등한 진단검사 역량과 철저한 역학 조사 등으로 빠르게 확산을 막으며 전 세계에 방역 역량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3월 당시 하루 가능 진단검사 수는 1만 5000건으로 단기간에 많은 검사를 진행했고, 감염 초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서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1% 미만에 머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빌표한 수치보다 훨씬 밑돌았다.

    3차 대유행을 맞은 지금 K-방역은 얼마나 작동하고 있을까. 메디게이트뉴스는 보건복지부 자료와 실시간 통계 제공 사이트인 월드오미터(Worldometer), 과학 온라인 출판물인 우리의 세계 데이터(Our World in Data)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코로나19 발생률, 검사율, 치명률 등을 비교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확진자 수 161위, 사망자수 158위로 낮은 편이지만 검사자 수는 130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양성률은 1~2%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인구 100만명당 한국 확진자수 161위, 검사자 수 130위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 인구 100만명 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발생률)는 906명으로 전 세계 218개국 중 한국은 161위(낮을수록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률 세계 평균치는 9562명이다.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 곳은 대부분 유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구 100만명 당 확진자 수가 5만명이 넘는 나라는 11곳에 달한다. 누적 확진자 수 1739만 4314명으로 세계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미국의 코로나19 발생률은 인구 100만명 당 5만 2409명 수준이다.
     
    그림2. 인구 100만명 당 일일 신규 확진자수(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일일 신규 발생률 측면에서도 미국은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6일 기준 인구 100만명 당 신규 확진자 수는 미국이 651.75명에 달한다.  영국은 309.75명, 독일 288.96명 수준이고, 10~11월 그래프가 치솟았던 이탈리아는 추세가 누그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278.96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나라는 17.71명, 가까운 일본은 20.69명으로 아시아 지역 전체의 일일 신규 발생률인 47.86명보다 낮은 편이다.

    절대적인 변화만 보면 일일 신규 발생률은 현재 터키가 1698.62로 가장 높다. 유럽 지역은 평균적으로 281.94 수준인데, 스웨덴(619.27), 덴마크(553.16), 네덜란드(528.65), 스위스(507.78)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그림3. 12월 15일 기준 전 세계 양성률 지도(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그렇다면 각 국가별 코로나19 검사는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을까.

    월드오미터의 검사율 데이터를 보면 인구 100만명 당 검사자 수는 한국이 6만 8997명으로 130위(높을수록 긍정적)다.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률이 높은 덴마크는 152만 8532명(7위), 영국 71만 7266명(17위), 미국 68만 3049명(18위)이다. 독일과 프랑스도 50만명에 가깝고, 이탈리아는 40만명 수준이다. 일본은 3만 2888명에 그치며 149위에 머물고 있다.

    양성률 최대 4%, 1~2%대 유지...임시선별진료소 첫날 양성률은 0.76%

    그러나 단순히 검사율 데이터 만으로는 해당 국가가 방역을 잘 하고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 한 국가가 검사를 얼마나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발병 규모와 관련된 검사 수, 즉 양성률(의심환자 대비 확진자 발생률)을 봐야 한다.

    양성률은 바이러스 확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성률이 높은 국가에서 확진자 수는 실제 감염자 수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발병규모가 큰 국가는 질병이 통제되고 있는 국가보다 전염병 확산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더 많은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 국가에서 전염병이 통제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준으로 양성률 5% 미만을 제시했다.
    그림4. 1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코로나19 검사 양성률 추이(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먼저 한국의 데이터를 보자. 한국은 1차 대유행 시기 한때 양성률이 4% 이상 치솟았다. 일일 신규 확진자 그래프(맨 위 그림1)와 비교해 보면 1차 대유행에서 양성률이 피크를 보인 시점에서 신규 확진지가 가장 많았다. 이후 1% 미만을 계속 유지하다 2차 대유행 때 양성률이 높아졌고,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다시 양성률이 올라갔다.

    그러자 정부는 검사를 확대하기 위해 코로나19 증상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또한 수도권 내 코로나 발생 위험이 높은 약 150개 지역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임시선별진료소 설치 첫날 서울시 양성률은 0.76%로 나왔다. 방역당국은 당초 1만명에 1명 정도(0.01%) 확진자가 선제검사에서 나올 것으로 추측했는데 이를 훨씬 초과한 수치다. 이에 서울시는 하루 1만명 안팎인 일일 검사 건수를 최대 3만 7000명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전날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를 계산한 양성률은 2.03%이고, 누적 기준 양성률은 1.31%다. 9~13일 연속으로 3%가 넘는 양성률을 보였으나 이후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이 넘어도 양성률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5. 1월부터 12월까지 나라별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을 비교한 그래프(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해외 사정을 보면, 세계에서 코로나19 검사율이 7번째로 높았던 덴마크는 계속해서 양성률 5% 미만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3%대에 있다. 검사율이 17번째로 높았던 영국은 최근 양성률이 8.30%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5%를 보이고 있고, 이탈리아와 독일은 10%대에 있다. 일본은 11월 12일 이후 계속 5% 미만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상황이 심각하다. 검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최근 양성률이 높아지면서 13%대로 진입했다. 게다가 주별 편차도 상당히 크다. 15일 기준 양성률이 가장 낮은 버몬트는 2.2%, 워싱턴 D.C는 3.9% 수준이지만 아디아호는 무려 57.6%나 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이 넘는 펜실베니아, 텍사스, 애리조나, 테네시의 양성률은 각각 38.4%, 20.2%, 19.5%, 17.4%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만 6000명이 넘은 캘리포니아주의 양성률도 10.6%였다.

    더 많은 검사 수 확보가 시급한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1월 의사 처방이 있으면 집에서 검사 가능한 가정용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를 승인한데 이어, 최근 의사 처방이 없어도 사용 가능한 OTC(over-the-counter) 가정용 진단 검사를 승인했다. FDA는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완전히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추가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자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수 한국 158위 
    그림6. 일일 신규 확인된 코로나19 사망자 수(자료=우리의 세계 데이터)

    누적 사망자 수 통계를 보면 미국, 브리질, 인도, 멕시코와 같이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1~4위에 있다. 그 외 이탈리아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도 눈에 띈다.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최근 미국이 2500명에 육박하며 압도적으로 많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 등은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로 바꿔 계산하면, 한국은 12명으로 158위(낮을수록 긍정적)다. 벨기에가 1574명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고, 이탈리아도 1101명으로 네 번째로 높다. 영국(971명, 11위)과 미국(948명, 12위)도 상위권에 있다. 일본은 100만명 당 사망자 수가 21명(141위)으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많다. 

    그러나 최근 한국에서도 일별 사망자 수가 많아진데다, 12월 들어 요양병원·시설에서의 감염이 증가(2.5%에서 9.8%)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 치명률은 고령층에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방대본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69세 확진자의 치명률은 1.07%지만 70~79세에서는 5.33%이고, 80세 이상이 되면 15.06%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4.7%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51.89%를 차지한다.

    또한 최근 사망 후 코로나19에 확진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감염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감염 이후 사망까지 과정은 보통 발병 이후 일주일 정도 경과하면 증상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며 "불행히도 사망에 이르는 과정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현재 사망자분들은 단순하게 바로 얼마 전 감염되신 분들이라기보다 그간 누적된 감염자분들이 병환 끝에 돌아가시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러스 변종에 따른 사망 증가 등 위험 가능성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변종에 의해 치명률이 더 높아졌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