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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금고 8월 '1시간 30분'의 진실

    "업무상 과실" VS "의사는 신이 아니다"

    기사입력시간 2017-04-21 07:05
    최종업데이트 2017-04-21 07:5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법원이 산부인과 의사의 과실로 인해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금고 8개월을 선고하자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왜 이렇게 반발하는 것일까?  
     
    산부인과 전문의인 A씨는 임신 40주 6일차였던 독일인 산모 T(38)씨의 분만을 맡았다. 
     
    산모는 2014년 11월 24일 오후 10시경 산부인과의원에 입원했는데, 다음날 오전 6시 15분부터 9시 6분경까지 약 3시간 사이에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증세가 5차례나 반복해 발생했다.
     
    이후 다시 태아의 심박동수가 안정을 되찾았고, 산모는 오후 2시 30분부터 진통을 시작했다.
     
    분만 담당 의사였던 A씨는 오후 4시 25분경 산모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무통주사액을 투여하고 5분 뒤인 4시 30분경 태아의 심박동수를 검사했다.
     
    A씨는 그로부터 1시간 30분 뒤인 오후 6시경 산모가 다시 산통을 호소하자 태아의 심박동수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태아가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
     
    여기까지가 판결문에 직시된 당시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증세가 다섯차례 발생했고, 산모가 무통주사를 맞았다면 담당 의사로서는 태아의 심박동수 등 건강상태를 수시로 검사해 적절한 의료적 시술을 시행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환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가 사건 당일 무통주사를 투여하고, 오후 4시 30분경 태아의 심박동수를 검사한 직후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산모와 태아를 병실에 그대로 방치한 채 태아의 심박동수 등 건강 상태를 전혀 검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가 태아의 심박동수를 검사한 직후 1시간 30분 동안 산모의 '태아 심박동수검사감지기(NST)'를 잠시 떼놓은 것도 화근으로 작용했다.
      
    인천지방법원도 A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은 지난 6일 판결을 통해 "태아의 심박동수가 급저하되는 증세가 이미 5차례나 발생해 특별한 주의와 관찰이 필요한 상태였음에도 산모와 태아를 약 1시간 30분 동안 방치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태아심박동수검사감지기를 뗀 상태였다면 의료진이 지속적이고 빈번하게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체크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태아의 심장박동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는 무통주사를 주입했음에도 1시간 30분 가량이나 산모의 상태 내지 태아의 심장박동수 등을 검사하는 등의 의료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태아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A씨에게 합의 내지 피해 회복을 위한 기회를 추가로 부여하는 게 합당하다고 판단,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태아 자궁내 사망은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고, 산부인과의사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면서 "이번 판결을 선례로 의사가 교도소에 가야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판결에 항의해 오는 29일 오후 6시 서울역광장에서 긴급 궐기대회를 열 방침이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이동욱 경기지회장은 이번 사건을 다음과 같이 재구성했다.
     
    그는 "분만 담당 의사는 사건 당일 오전 6시 15분부터 9시경 사이 유도분만을 하던 도중 태아의 심박동수가 자꾸 떨어지니까 유도분만제인 옥시토신을 중단하고 수액을 투여했고, 심박동이 정상으로 돌아오자 계속 분만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아의 심박동수가 5차례 급저하하는 증상이 나타나자 의사가 옥시토신 투여를 중단했고, 그 후 태아가 안정을 되찾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태아의 심박동수는 잠깐 잠깐 떨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서 "일시적으로 그런 현상이 있었다가 다시 회복했다면 의사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모두 응급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의사가 산모와 태아를 방치했다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산모가 오후 2시 30분 경부터 분만통을 시작해 출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고, 산모가 전날 오후 10시부터 누워있어서 힘드니까 태아심박동수검사감지기를 떼고 쉬게 해 준 것인데 그 사이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산을 하기 위해서는 10cm가 열려야 하는데 오후 2시 30분경에는 3cm 밖에개대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분만 1기에는 태아심박동수검사감지기를 4~5시간 꺼놓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해당하고, 의사가 신이 아닌데 이런 사건에 대해 금고형에 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