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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 “수익감소? NO…코로나19에 선제 대응해야 환자와 병원이 산다”

    중환자실 25개 등 코로나 병상 119개 동원..."병원 코로나19 장기화 대비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진료역량 보존해야"

    기사입력시간 2020-12-24 09:39
    최종업데이트 2020-12-24 09:39

    남양주현대병원 김부섭 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치료 가능한 코로나19 중환자를 계속 전원시키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을 발생시킨다고 봤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 환자들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우리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 남양주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은 23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현대병원은 경기북부지역 민간 종합병원으로 코로나19 전담 치료를 책임지게 됐다. 기존 음압병상을 활용해 이미 1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수용 중이다.
     
    병원 측은 중환자실 25개, 준중환자실 18개, 일반 병상 76개 등 119개 병상을 코로나19 환자를 받기 위해 동원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코로나19 병상 마련을 위한 내부 공사가 한창이며 내년 1월까지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병상이 확충될 예정이다.
     
    병상 없어 상주까지 이송되기도…진료 비효율 막고자 결단
     
    현대병원은 어떻게 전담병원을 지원하게 됐을까. 김 원장은 "양성환자가 나오게 되면 국가지정병상으로 보내게 되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환자들을 안전하게 이송하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상주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일부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근처에 가용 병상이 없어 경북 상주의료원, 혹은 더 멀리 이송된 적도 있다. 그는 "상주까지 가려면 적어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코로나19 중환자의 경우 음압이동차량 중에서도 인공호흡기 등 장비가 갖춰진 운송수단이 필요하지만 동승할 의료진도 장비도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합시다."

    보다 못한 김 원장은 결국 진료과장들을 소집했다. 국가적 재난상황이니 우리가 선제적으로 코로나19 중환자를 받자는 것이었다.
     
    김 원장은 "남양주와 포천 일대 특성상 요양원이 많고 고령의 중환자들이 집단발병하는 사례가 많아 인공호흡과 혈액투석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마침 우리 병원에 장비가 있다"며 "병상이 없어 입원 대기 중 사망 사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수용하자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전담병상 확보를 위한 병원 내부 수리 모습. 현대병원은 내년 1월까지 내부공사를 마치고 순차적으로 코로나19 병상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에 움츠리기보다 선제적 대응…장기적 관점 투자 필요
     
    김 원장은 코로나19 유행에 움츠리기보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병원 수익도 오히려 늘었다.
     
    그는 "코로나19가 처음 유행했던 3월 처음 격리 환자를 수용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때부터 방역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3월에 19개 음압병상을 새로 오픈하고 응급실 발열환자와 호흡기 환자에도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임시 선별진료소(컨테이너식)와 일명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도 운영했다. 최근에는 여름과 겨울철 등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를 생각해 아예 주차장 부지를 개조해 제대로 된 선별진료소도 열었다.
     
    특히 김 원장은 경영상 수익 감소 등 눈앞에 실익만을 걱정하며 의료기관이 소극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다 보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방역 대응에 소홀하다 보면 병원 자체가 코호트 격리를 당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병원이 문을 닫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감염병 상황에 대처해 선제적인 대응 모델을 만들어야 국가와 더불어 병원 차원에서도 팬데믹 극복의 활로를 열 수 있다는 논리다.
     
    김 원장은 "사실 당장의 손해액만 따지다보면 전담병원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진료수익 감소는 2차적 문제"라며 "방역 상황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면 감염환자를 아예 받지 않게 되고 환자와 의료진이 불안에 떨고 최악의 상황에는 의료진까지 감염되면서 병원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부 지원금으로는 500명이 넘는 직원들 급여 주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병원 경영이 어렵다"면서 "그러나 정부에 1부터 10까지 전적으로 기대기보단 코로나19가 1~2년 이상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먼저 감염병 상황에 투자해 각 병원들이 기본적 진료역량을 갖추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김부섭 원장은 감염병 사태에 있어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현대병원은 지난 3월 19개 음압병상을 새로 오픈하고 응급실 발열환자와 호흡기 환자에 적극 대응했다.

    민간 주도 거점전담병원 모델 권역별 확산 기대…상종 병상은 아껴야
     
    김부섭 원장은 현대병원이 민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 모델을 선도하면서 비슷한 구조의 병원 모델이 지역마다 생기게 되면 또다시 대규모 확진 사례가 발생해도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현재 현대병원은 중앙사고수습본부, 대한의사협회 공중보건의료지원단, 대한중환자의학회 등과 연계해 중환자 병상을 운용하는데 있어 부족한 전문 인력을 지원받기로 합의한 상태다.
     
    김 원장은 “비슷한 시스템이 지역별로 빨리 정착되길 바란다. 벌써 우리 병원 사례를 타 병원에서 견학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우리와 같은 모델이 권역별로 10개만 되도 병상 문제가 대부분 해소될 것”고 말했다.
     
    다만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은 정말 위중한 환자들을 위해 진료역량을 보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 병상은 우리도 볼 수 없는 위중한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좀 더 아끼는 것이 맞다"라며 "그래야 더 많은 환자들이 산다. 지역 종합병원들 규모에서 볼 수 없는 중환자들의 체계적인 전원 프로토콜을 만들고 곧바로 전원이 가능하게 끔 상급종합병원들의 진료역량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