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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 개선 입법 논의

    최승만 변호사

    기사입력시간 2015-03-24 04:27
    최종업데이트 2015-04-17 10:36

    모 대학병원 인턴이었던 의사가 병원을 상대로 직무수당,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의 지급을 구하는 사건에서, 대전고등법원은 작년 11월에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한 각 수당의 일부를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다.

     

    위 판결은 대학병원이 상고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이 판결이 확정된 후 근로시간, 임금 문제 등 전공의의 인권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최근에는 국회에서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입법 공청회’도 개최되었다.

    이  판결은 수련의와 수련병원 간의 임금계약은 근로기준법 상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계약이 아니라고 보았다(포괄임금제란 연장, 야간근로 등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임금제도를 말한다).

     

    또한, 수련의와 대학병원 사이에 체결된 임금계약이 설사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계약이라고 보더라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즉, 수련병원과 수련의 사이에 체결된 임금계약 상에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연 또는 월 급여액이 특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상 보장된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수련병원은 수련의에게 초과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본 것이다.

     

    위 판결은 수련병원과 수련의 간에 체결된 임금계약의 적절성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고, 위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초과 근무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위 판결이 있기 전부터 전공의의 인권과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별 수련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전공의 근무지침이 마련되었지만, 현실 임상에서는 위 근무지침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

     

    필자가 과거 대학병원을 대리하여 의료소송을 진행한 경험에 비추어보면, 의료사고 발생비율이 전공의가 처음 수련을 시작하는 시점이 유독 많았고,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도 의료사고와의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할 수 없다고 본다.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과 그로 인한 극단적 스트레스로 인하여 전공의 개인에게 불운한 일이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대다수의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과 전공의 사이에 체결되는 임금계약이 위 판결에서 문제된 임금계약과 그 내용이 대동소이한 현실에서, 이제 수련병원은 전공의에게 적어도 ‘초과 근로시간에 따른 추가 수당’을 지급하여야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되었다.

     

    전공의는 근로자이자 피교육자인 특수한 지위에 있고, 현재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의 취약한 인력수급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과 다른 근로기준이 반영된 '전공의 근로에 관한 법'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개최된 전공의 처우 및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입법 공청회에서는 (가칭) 전공의의 수련 및 근로기준에 관한 특별법 초안이 공개되었다.

    전공의 근로에 관한 법이 제정되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의 재정문제와 취약한 전공의의 인력수급 문제 등의 해결 방안이 충분히 논의되어, 제도적으로 위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