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안은 폐기됐지만 간호법을 계기로 양분된 보건의료계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곳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창립50주년 기념식이다. 이날 대한간호협회는 불참했다. 간협은 간호법 재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간호법과 의료인면허취소법 등을 계기로 만들어진 '14 보건복지의료연대' 대표들은 대부분 기념식에 참석해 간호법 이후에도 연대의 굳건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의료연대는 간호법 이후에도 내년 총선을 대비해 총선기획단을 공동으로 꾸려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보건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한 간호법이 마침내 폐기됐다. 많은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양산했으나 의협과 간무협을 비롯한 13 연대는 위기에 맞서 뭉쳤고 결국 법안을 폐기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3 연대의 강력한 의지와 결속력에 정부와 정치권 또한 묵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도 필수의료 붕괴, 의대정원 확대 등 의료계 쟁점은 게속되고 있다"며 "직역별로 이해관계는 다를 수 있으나 종국엔 보건의료계 전체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앞으로도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도 "치과의사협회는 간무협과의 연대를 통해 약속직역들의 어려움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방안을 함께 고민할 것"이라며 "치과 진료 환경에서의 간호조무사 역할과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임상병리사협회 장인호 회장은 "간호법에 맞서기 위해 연대 공동대표로서 함께 투쟁해 왔던 곽지연 회장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그간 간호조무사 회원들이 겪어온 차별과 부당 대우를 잘 알고 있다. 문제 해결에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간협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간협과 함께 간호법 찬성 측에 섰던 한의사협회는 이날 축사를 보내온 것이 주목된다. 한의협 홍주의 회장은 "간호조무사가 더 나은 의료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나아가 국민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고 보건의료계 발전을 이루는데 간무협과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분된 보건의료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동근 위원장은 "점차 만성질환이 급증하고 돌봄이나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엔 이런 행사를 다니는 것이 참 불편하다. 국민건강을 위해 보건의료 단체들이 협력해야 되는 시기인데, (그렇지 못하다.) 서로의 직역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