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가 환자단체연합회의 유튜브 채널 '누구나환자다'에 게시한 영상을 통해 "앞으로 환자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의견표명은 좋지만 욕설·질병 비유하는 악플 등에 대해서는 법적대응을 할 예정이다"고 3일 밝혔다.
안 대표는 "환자단체 활동을 하다보면 의사·한의사·약사·제약사 등에서 비난을 받는다. 그것 또한 의견표명이니까 이제까지는 법적대응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에 'X새끼'라는 욕설이나 '흑색종보다 무섭다' 등 악플을 단 의사 5명을 고소했다. 그 중 두 분은 고소 이후에 연락와서 사과받고 댓글을 수정해서 바로 고소를 취하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모든 것을 의견으로 받아드릴 생각이다. 다만 일방적인 욕설이나, 환자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만큼 질병을 비유로 하는 악플 등 누가보더라도 명예훼손이고 합리적인 의견이 아닌 경우에는 전부 법적대응을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에 대한 책임 물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환자단체 활동가에 대한 의견표명은 좋지만 법적대응까지 이어지는 과도한 악플, 욕설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환자단체에서 활동한 지 18년이 됐다. 국회나 정부에 문제제기 하는 일을 하다보니 민사나 형사고소를 하겠다는 협박을 많이 받는다. 그 자체로도 힘들지만 실제로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제까지 두 번 고소를 당했다. 첫 번째는 한의사 6명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를 당한 일이었다"며 "한방 항암제로 말기암을 치료하는 프로젝트가 10년여 간 진행되면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대부분 환자들이 막대한 비용만 들이고 치료를 못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환자단체는 환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서 정부에 임상을 제대로 하든지, 효과가 없으면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당시 한의사들이 '한의사들이 한방 치료제로 말기암 환자들을 잘 치료하고 있는데, 환자단체와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와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이 세 곳에서 공모해서 한방 항암제의 효과를 폄하하고 한방 항암제로 치료하는 한의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노환규 전 의협회장과 최대집 현 회장이 환자단체를 비난하던 중이었는데 이런 혐의로 고소를 당해서 참 황당했다"며 "결국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의료 공급자들이 환자단체, 시민단체, 소비자단체에 위협이나 회유는 해도 형사고소를 잘 하지 않는다. 공익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올해 두 번째로 고소를 당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환자단체가 지난해 11월 7일 의료사고 피해자·가족과 용산임시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면허를 살인면허, 특허면허라고 이야기했다며 13만 의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대규모 의사 모집해 민·형사상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는 형사고소는 아니고 올해 1월에 5000만원 민사소송만 제기했다. 환자단체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의협이 의사에게 진료거부권 인정, 과실의료사고 형사처벌면제 특례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 이런 활동이 의사면허를 살인면허, 특허면허로 변질시키니까 규탄한다'고 했다"며 "의협의 민·형사 고소 발표 이후에 같은 기자회견 내용으로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와 의사 사이는 대립할 이유가 없다. 건정심에서 가입자 단체 중 의사들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변하는 곳이 환자단체인데 건정심에 들어오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내일(4일) 오전 10시에 서울남부지방법원 315호 법정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최대집 회장이 제기한 5000만원 민사소송 1심 판결이 있다"며 "실제로 최대집 회장을 만나서 대화해 본 적이 없다. 제도나 정책, 법률을 개선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아닌 경찰서와 법원에서 대한의사협회나 최대집 회장을 만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