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19년 12월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 집단이 중국 우한(Wuhan)의 수산물시장과의 연관성을 보였다. 이후 급속도로 확산돼 중국 내에서 7711명이 확진, 170명이 사망했고, 세계 18개국 8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사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초기 발병 환자의 샘플을 바탕으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렴 환자들의 샘플을 시퀀싱(sequencing)한 결과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베타코로나바이러스(betacoronavirus)가 발견됐다. 바이러스 이름은 2019-nCoV로 명명됐으며, 연구팀은 감시 강화와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21일 우한에서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폐렴이 발생한 환자 또는 그 이후 화난수산시장(Huanan Seafood Market)에 있었던 환자로부터 4개 호흡기 샘플을 채취했다. 여기서 바이러스를 분리하고 투과 전자현미경(TEM), 바이러스 유전체 시퀀싱 등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12월 27일 성인 환자 3명이 중증 폐렴으로 우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환자1은 49세 여성, 환자2는 61세 남성, 환자3은 32세 남성이었다.
연구팀은 이 중 환자1과 환자2의 임상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1은 수산물도매시장의 소매상으로 만성질환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으나 지난해 12월 23일 발열(37~38°C)과 가슴통증, 기침이 발생했다. 병이 시작된지 4일 후 환자1의 기침과 가슴통증이 악화됐으나 열은 줄었고,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폐렴 진단을 받았다.
환자2는 수산물도매시장에 자주 들렀던 사람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처음 발열과 기침을 보고했다. 호흡기 질환 질병이 발생하고 7일 뒤 발병해 이후 2일간 악화됐다. 이 때 기계적 인공호흡을 시작했다.
환자1과 3은 회복돼 이달 16일 퇴원했으나 환자2는 9일 사망했다. 생검 샘플은 얻지 못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30일 우한진인탄병원(Wuhan Jinyintan Hospital)에서 3개 기관지폐포세척 샘플을 수집했다.
인간 기도의 상피세포를 이용해 2019-nCoV라는 신규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했고, 이 바이러스는 하위 유전체인 사르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 코로나바이러스아과(Orthocoronavirinae) 하위계열과 클레이드를 형성했다. 2019-nCoV는 메르스(MERS-CoV)와 사스(SARS-CoV) 바이러스와는 달랐고, 인간을 감염시키는 일곱번째 코로나바이러스 계열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 중국 우한의 입원 환자에서 확인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를 보고한다. 이 CoV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병의 이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폐렴(NCIP)'이다"면서 "계통학적 분석에 따르면 2019-nCoV는 인간, 박쥐 및 기타 야생동물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 bat SARS-like CoV 등)를 포함한 베타코로나바이러스속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호흡기 병원체를 식별하기 위해 정확하고 빠른 방법을 추가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비록 우리 연구가 코흐의 가설(Koch’s postulates)을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분석 결과는 우한에서 발생한 2019-nCoV와 관련된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9-nCoV의 확산을 방지하고 제어, 중지할 수 있는 전략을 알리고 구체화하기 위해 감염으로 인한 전송 모드, 재생산 간격, 임상 스펙트럼 등을 특성화하기 위한 역학 조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