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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약사들, 코로나19 백신 공급 주도권 확보 사활

    [코로나19 1년] 위탁생산 계약에 한미·녹십자·셀트리온 등 뛰어들어...중견업체들 콜드체인 운송 준비 한창

    기사입력시간 2021-01-20 07:29
    최종업데이트 2021-01-20 09:24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연구개발 경쟁에 대거 뛰어든 데 이어 먼저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회사들의 백신 국내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한미약품 등 대형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주도권을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중견·중소제약사들은 운송망 우위 선점을 위한 콜드체인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앞서 지난해말 정부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등 56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확보했으며, 올해 2월부터 필수 의료진과 고령자 등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을 추진해 11월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공급계약이 마무리되면서 해당 물량에 대한 국내 위탁생산·공급을 어느 제약사에서 담당하는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가장 먼저 아이큐어는 지난해말 미국 제약사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 대상자 선정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각각 기존 한도의 7배에 달하는 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아이큐어의 재빠른 움직임에 이미 백신 생산 경험이 있고 충분한 자본을 확보한 대형 제약사들도 속속 공급 주도권 경쟁에 착수했다.

    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완료해 조건부허가 절차를 앞둔 셀트리온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말부터 서정진 전 회장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해 2021년 상반기 글로벌제약사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의 출시에 집중하면서 투트랙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해 자국용 백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도 다년간의 백신 개발·제조 경험을 살려 CMO 주도권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녹십자는 연간 10억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이 있으며, 자체 생산하는 백신 물량(2~3억도즈)을 제외해도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량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한미약품도 평택 바이오플랜트라는 막강한 인프라를 내세우면서 코로나19 공급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해당 공장은 DNA백신 연 1억도즈, RNA백신 10억도즈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져 있다. 

    한미는 후순위에 입찰에 뛰어든만큼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실제 권세창 사장이 JP모건 컨퍼런스에서 DNA, mRNA 백신 생산, 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 등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종식에 기여할 수 있다는 비전이 포함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전략과 로드맵'을 발표했다.

    권 사장은 "mRNA백신과 DNA백신 위수탁생산(CMO/CDMO)이 가능한 시설 기반의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대장균 발효 정제 의약품 생산 설비를 통해 코로나 플라스미드(plasmid) DNA 백신, mRNA 백신, mRNA 합성에 필요한 효소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은 뉴클레오타이드는 물론, 합성원료의약품(APIs), 중간체(intermediate), 펩타이드, 리피드(mRNA 백신의 제제 원료) 등 다양한 원료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안으로 질병관리청이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사실상 백신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위탁생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두고 볼 때 한미, 녹십자 등이 최종 국내 위탁생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견·중소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유통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독감 백신 운송사고로 인해 '콜드체인'의 중요성이 부각된만큼 벌써부터 시스템 구축에 한창이다.

    경남제약은 지난해말 한울티엘과 '백신 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최근 백신 유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MOU에 따라 경남제약은 자사가 개발, 취급하는 제품의 정해진 온도와 물동량, 운송 정보 등을 한울티엘에 제공하며, 한울티엘은 제공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정온 보관과 패키징, 벨리데이션, 운송에 대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안할 예정이다. 

    한울티엘은 백신바이오 콜드체인 솔루션 전문업체로, 2~8도 정온상태를 비롯해 영하 20도부터 초저온인 영하 70도에서도 120시간 이상 전원공급 없이 콜드체인 운송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 모더나는 영하 20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영상 2도~8도에서 유통해야 약효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물류 전문 계열회사인 용마로지스도 지난 11일 입고부터 보관 및 분류, 간선 수송, 배송까지 전 물류과정에서 의약품 및 백신 품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통할 수 있는 정온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특히 용마로지스의 정온 배송은 정온 설비를 장착한 특수 차량만으로 영상 1~30도 조건 유지가 가능한데, 특수 용기 활용 시 영하 20~70도 조건을 유지하며 의약품 및 백신의 배송이 가능한 콜드체인을 마련했다.

    위탁생산 경쟁에 나섰던 아이큐어도 콜드체인 준비에 나섰다. 아이큐어가 물류 유통 및 자금을 담당하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정량 온도, 운송 정보 등을 컨소시엄에 제공하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콜드체인 전문기업들이 정온 보관과 패키징, 밸리데이션 및 운송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아이큐어는 콜드체인 전문 기업들과 콜드체인 컨소시엄 계약 및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이 가운데 한 곳은 23시간 밸리데이션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백신 등 온도 유지가 중요한 의약품에 대한 고품질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링스 글로벌(Brinks Global)로 알려져 있다. 브링스는 바이오시밀러 등 단백질 제제 원료(Drug Substance), 코로나 백신 및 진단 키트, 혈장은 냉동 상태(-20℃)를 유지하기 위해 온도 유지 차량, 냉매제를 이용한 운송 용기, 냉동 컨테이너를 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