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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사망원인을 허위로 기재한 전공의‧교수 각각 벌금형

골수 채취하는 검사 도중 환자 사망하자 '병사'로 사망원인 허위 기재..."사망원인 몰랐어도 고의로 허위 기재"

기사입력시간 20-10-16 06:06
최종업데이트 20-10-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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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법원이 환자의 사망원인을 허위로 기재한 전공의와 교수에게 각각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 의료진이 환자가 골수를 채취하는 검사 도중 사망하자 마치 환자가 질병으로 인해 자연사한 것처럼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고 인정했다.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허위진단서작성 등 혐의를 받은 전공의 A씨에게 300만원, 교수 B씨에게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2015년 10월 A와 B씨는 환자 C씨의 골수를 채취하는 검사를 하던 도중 C씨가 사망하자 사망 종류를 병사로 기입하고 직접사인으로 호흡정지, 중간선행사인에 범혈구감소증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C씨는 사실 골수채취를 위한 천자침에 의해 총장골동맥이 관통돼 동맥파열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기재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당시 전공의 3년차였던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C씨가 질병으로 인해 자연사했고 혈액질환 자체에 의해 죽은 것이므로 사인이 명확하다는 취지의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 

결국 유족 측의 항의로 법적공방이 시작됐고 의료진들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진정 수면제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총장골동맥 파열로 인한 출열 때문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한 이들은 "환자 사망 이후 부검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사인을 숨기기 위해 사망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할 이유는 없었다"며 고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와 B씨가 충분히 이런 내용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사실과 다르게 사망진단서를 기재한 것으로 봤다. 특히 의료진의 주장대로 사망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 사망의 종류를 '기타 및 불상'으로 기록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법원은 "C씨의 부검감정서를 보면 골수 채취 과정의 주사바늘에 의한 총장골동맥 파열이 명백하다"며 "C씨의 질병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았던 반면 시술 과정에서 사망한 것이 명백하므로 이 상황에서는 사망의 종류가 병사가 될 수 없고 외인사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의료진이 작성한 사망진단서를 보면 사망원인의 직접사인으로 호흡정지가, 중간선행사인으로 범혈구감소증이 기재돼 있는데 호흡정지는 사망으로 인한 현상에 불과한 것이지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없다"며 "범혈구감소증의 경우도 해당 증상 자체만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C씨의 사망과의 인과관계도 없다"고 전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의사로서 진단서 작성에 관한 지침 내용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사망 원인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시술 과정에서 사망했다면 환자 자신의 지병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허위진단작성의 고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업무상과실 부분에 대해서 법원은 "시술 전 출혈 소견이 없는 환자에게 혈소판 수혈 없이 골수검사를 실시한 것은 부적절한 처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별도 수혈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해도 수혈가이드라인은 절대적 지표가 아닌 권고사항일 뿐이기 때문에 이런 조치가 과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