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인플루엔자 주요 치료제로 쓰이는 타미플루가 자살과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을 늘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 빅데이터 센터(Gil Artificial intelligence and Big data Convergence center) 정재훈 교수(예방의학)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인플루엔자를 진단받은 사람 335만 명을 분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인플루엔자를 진단받은 환자 335만2015명 중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군(126만6780명, 37.8%)과 타미플루를 처방받지 않은 군(208만5235명, 62.2%)을 대상으로 조사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자살, 자살시도와 같은 심각한 신경정신과적 부작용과 섬망, 환시, 불안과 같은 중증도 부작용의 발생률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 결과 타미플루 투약 후 30일 이내 신경정신과적 부작용(Neuropsychiatric adverse events)이 발생할 가능성은 타미플루 처방받은 군이 0.86%(1만913명)이었지만 처방받지 않은 군은 1.16%(2만4286명)으로 타미플루 처방받은 군이 더 적었다.
특히 자살이나 자살 시도와 관련된 부작용은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군에서는 10만 명당 4명 수준이었지만 타미플루를 처방받지 않은 군은 10만 명당 7명 수준으로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군이 낮았다.
정재훈 교수는 "기존에 보고됐던 타미플루로 인한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자살 등의 부작용의 발생 근거가 미약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인구집단에서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기 인플루엔자 환자에서는 완전히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며 반드시 주의 깊게 타미플루를 사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논문은 'Oseltamivir and the risk of neuropsychiatric events: a national, population-based study'라는 제목으로 최근 감염학계의 세계적인 권위적인 학술지 '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IF(impact factor) 9.0점으로 게재돼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나 신종 플루와 같은 질환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모든 인구에게 항체가 없다. 그야말로 바이러스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감염돼 질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의 경우 올해 1월3일 이후 20일 0시 기준 우리나라 확진자 2만2975명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총 3066만2017명의 확진자와 95만5458명의 사망자가 나타났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비교해 확산속도가 빠르고 감염자 숫자도 월등히 많다.
보통 코로나19나 신종 플루와 같은 질환에는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면역력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감염자 숫자가 증가하면 비고위험군에서도 사망자가 나타날 수 있다.
과거 신종 플루의 사례를 보면 비고위험군에서의 사망자 숫자가 독감이나 일반적인 감기에 비해서 높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20~40대의 사망자가 있었고 이 중 건강한 사람의 비율은 40%에 달할 정도였다.
따라서 건강하더라도 예방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실내외 구분 없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식 섭취와 같은 상황을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수시로 흐르는 물에 손을 30초 이상 꼼꼼히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알코올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양치질을 자주 하고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로 가리고 해야 한다.
정재훈 교수는 "개인적 차원에서 코로나19 같은 신종 바이러스 질환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감염 예방과 관리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이는 건강한 사람들도 해당되며 개개인의 위생 관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해 가능한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