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산부인과의사회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춘계학술대회를 여는 참극이 벌어졌다.
박노준 회장이 이끄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5차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같은 날 또 하나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는 롯데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제1차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정부를 성토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사진 위), 박노준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 아래)
하늘 아래 두 산부인과의사회의 서막은 201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014년 10월 19일 추계학술대회에서 제9대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의사회장 선거에는 김동석(서울산부인과), 이충훈(서울의료원), 최원주(최원주여성의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서울지회 등 각 지회를 대표하는 70여명의 대의원들이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따라서 이들 대의원 다수만 장악하면 회장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며, 대부분의 의사회가 이런 방식으로 회장을 뽑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사단이 난 것은 산부인과의사회 서울지회가 2014년 9월 회장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4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선관위는 "서울지회가 제출한 대의원은 지회총회를 거치지 않았고, 임기가 보장되는 기존의 대의원이 사임하거나 해임됐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며 3명의 대의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지회는 "산부인과의사회 집행부가 미는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꼼수"라면서 서울행정법원에 임시대의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지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결정 내용을 보면 서울지회와 산부인과의사회 모두 패자가 됐다.
법원은 "서울지회가 대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관에 따라 지회총회를 거쳤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가 없어 대의원을 적법하게 선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산부인과의사회 선관위에서 확정한 대의원 대다수는 지회총회에서 선출한 대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며 "19일 (회장 선출을 위해) 임시대의원총회을 열더라도 적법하게 뽑힌 대의원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총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결의를 하더라도 무효일 개연성이 많다"고 못 박았다.
산부인과의사회 정관에 따르면 각 지회별 대의원은 지회 총회에서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회 각 지회는 총회를 열어 대의원을 선출한 적이 거의 없고, 총회 자체를 운영하지 않는 지회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회 역시 이런 사정 때문에 지회 총회를 거치지 않고 관행적으로 일부 대의원을 교체했는데 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었고, 서울지회가 이에 반발해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권력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 사건은 의사회 회장 직선제 선출 논란으로 번졌고, 기존 의사회 집행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박노준 회장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간선제,kaog.org)와 김동석 회장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obgy.org)로 쪼개지는 파국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처참하게 싸웠다.
양측의 신경전은 이날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재연됐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학술대회 시작 직전에 상급병실료 급여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박노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단체(직선제 의사회)가 직선제를 무조건 담보하라고 주장해 현재로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궐기대회를 하는 모습(사진 위), 김동석 회장의 기자회견(사진 아래)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역시 학술대회 중간에 분만 관련 1인실 급여화와 초음파 급여화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동석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박노준 집행부는 더 이상 서로 생채기를 내고 회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산부인과 전체 의사들의 뜻에 따라 회장 선출방법을 결정하면 되지만 양측 모두 움켜쥔 권력을 놓지않으려고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현재 산부인과는 초음파 급여화, 임산부 1인실 급여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안 발의, 피임약 재분류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두 의사회의 권력싸움이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산부인과 의사들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는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보낸 축하화환
한편 의사협회는 두 의사회 학술대회에 평점 6점을 인정했고, 축하화환을 보냈다.
추무진 회장은 두 춘계학술대회를 방문해 축사를 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 내분사태가 2년째를 맞고 있지만 중앙회답게 중재하지 못한 채 양쪽 눈치만 살피는 무능함을 드러냈다.
박노준 회장이 이끄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5차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같은 날 또 하나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는 롯데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제1차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날 정부를 성토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사진 위), 박노준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 아래)
하늘 아래 두 산부인과의사회의 서막은 201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014년 10월 19일 추계학술대회에서 제9대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의사회장 선거에는 김동석(서울산부인과), 이충훈(서울의료원), 최원주(최원주여성의원)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서울지회 등 각 지회를 대표하는 70여명의 대의원들이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이다.
따라서 이들 대의원 다수만 장악하면 회장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며, 대부분의 의사회가 이런 방식으로 회장을 뽑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가 둘로 쪼개지는 사단이 난 것은 산부인과의사회 서울지회가 2014년 9월 회장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4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선관위는 "서울지회가 제출한 대의원은 지회총회를 거치지 않았고, 임기가 보장되는 기존의 대의원이 사임하거나 해임됐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며 3명의 대의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서울지회는 "산부인과의사회 집행부가 미는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꼼수"라면서 서울행정법원에 임시대의원 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지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결정 내용을 보면 서울지회와 산부인과의사회 모두 패자가 됐다.
법원은 "서울지회가 대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관에 따라 지회총회를 거쳤다는 점을 소명할 자료가 없어 대의원을 적법하게 선출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산부인과의사회 선관위에서 확정한 대의원 대다수는 지회총회에서 선출한 대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며 "19일 (회장 선출을 위해) 임시대의원총회을 열더라도 적법하게 뽑힌 대의원이 아닌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총회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결의를 하더라도 무효일 개연성이 많다"고 못 박았다.
산부인과의사회 정관에 따르면 각 지회별 대의원은 지회 총회에서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회 각 지회는 총회를 열어 대의원을 선출한 적이 거의 없고, 총회 자체를 운영하지 않는 지회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회 역시 이런 사정 때문에 지회 총회를 거치지 않고 관행적으로 일부 대의원을 교체했는데 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동을 걸었고, 서울지회가 이에 반발해 임시대의원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권력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 사건은 의사회 회장 직선제 선출 논란으로 번졌고, 기존 의사회 집행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박노준 회장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간선제,kaog.org)와 김동석 회장의 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obgy.org)로 쪼개지는 파국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처참하게 싸웠다.
양측의 신경전은 이날 춘계학술대회에서도 재연됐다.
기존 산부인과의사회는 학술대회 시작 직전에 상급병실료 급여화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박노준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단체(직선제 의사회)가 직선제를 무조건 담보하라고 주장해 현재로서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궐기대회를 하는 모습(사진 위), 김동석 회장의 기자회견(사진 아래)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역시 학술대회 중간에 분만 관련 1인실 급여화와 초음파 급여화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동석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박노준 집행부는 더 이상 서로 생채기를 내고 회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산부인과 전체 의사들의 뜻에 따라 회장 선출방법을 결정하면 되지만 양측 모두 움켜쥔 권력을 놓지않으려고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현재 산부인과는 초음파 급여화, 임산부 1인실 급여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안 발의, 피임약 재분류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두 의사회의 권력싸움이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산부인과 의사들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는 상황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보낸 축하화환
한편 의사협회는 두 의사회 학술대회에 평점 6점을 인정했고, 축하화환을 보냈다.
추무진 회장은 두 춘계학술대회를 방문해 축사를 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 내분사태가 2년째를 맞고 있지만 중앙회답게 중재하지 못한 채 양쪽 눈치만 살피는 무능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