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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 알츠하이머 신약 언제 나올까?

    베타아밀로이드 차단 약물 다수 개발중

    기사입력시간 2016-04-28 06:13
    최종업데이트 2016-04-28 06:18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소재로 한 tvN 드라마 '기억'의 한 장면


    초기 단계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질병 진행을 상당히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치매는 많은 메이저 제약사들이 개발에 실패한 분야인 만큼 성공을 담보할 순 없지만, 성공한다면 기존 증상완화제들의 한계를 상당 부분 뛰어넘을 전망이다.
     
    현재 로슈, MSD,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젠 등이 알츠하이머 신약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의 동아에스티, 대화제약, 일동제약은 천연물신약으로 접근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알츠하이머(치매의 70%)는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하게 만들어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침착하면서 뇌 세포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이 발병의 핵심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약물들은 이런 원인을 치료한다기 보다 인지기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뇌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감소하는데, 지금 나와있는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종류 :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는 아세틸콜린의 수치를 높인다.
     
    NMDA(N-methyl-D-aspartate, 종류 : 메만틴) 수용체 길항제도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작용하는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아 기억·학습 능력을 보호한다.
     

    그렇다고 새롭게 개발 중인 신약들이 치매를 완치하거나 퇴행된 뇌를 회복시키진 못한다.
     
    조기에 치매를 발견해 뇌의 퇴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다는 점에서 기존 약물과 컨셉이 같다.
     
    하지만 기존 치료제가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치매 증상을 완화하는 것과 달리, 체내에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한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이 절단돼 뉴런 바깥에 플라크 형식으로 쌓이는데, 이처럼 뇌에 단백질이 쌓이면 뉴런이 죽고, 더불어 인간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뇌 피질 세포가 사멸한다.
     
    베타 시크리타제(BACE) 억제제가 베타아밀로이드의 증가를 막아,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고 진행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다.
     

    BACE 억제제
     
    대표적으로 MSD는 뇌의 퇴행 정도가 미세한 알츠하이머 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제 'MK8931'의 글로벌 임상 3상(한국 포함)을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에 기인한 기억상실성 경도인지장애 대상자에서 MK8931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하기 위한 것(104주 1일1회 복용, 위약대조)으로 1차 임상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2차 임상은 경도인지장애(알츠하이머 전 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릴리가 공동 개발하는 AZD3293도 MSD 신약과 마찬가지로 경구용 BACE 억제제로, 초기 치료용으로 개발(임상 3상 중)되고 있다.
     
    이 약은 임상 1상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들과 건강한 자원자들의 뇌척수액에 있는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BACE 억제제 중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주사제는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 개발되고 있다.
     
    릴리의 솔라네주맙은 2012년, 3상 임상에서 실패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세밀하게 분석한 결과 참여 환자 중 경증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34% 느려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릴리는 임상 디자인을 바꿔, 경증환자에게 계속 솔라네주맙을 투여하고 위약을 투여했던 경증환자에게는 솔라네주맙을 투여하면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비교하고 있다.
     
    로슈 역시 간테네루맙의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목표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2014년 12월 임상을 중단했다가, 투여단위를 올려 다시 진행하고 있다.
     
    이제 3상에 진입한 바이오젠 아이덱은 두 회사보다는 수월한 코스를 밟는 중이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환자 166명 대상 1상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고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71% 줄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천연물신약도 베타아밀로이드 차단
     
    국내 천연물신약도 BACE 억제 기능을 확인했다.
     
    대화제약이 복지부 '첨단의료 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지정돼 2상을 진행 중인 DHP1401다.
     
    이 물질은 다양한 동물실험 및 사람의 치매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치매모델(5XFAD transgenic mouse)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현저하게 억제하고, 신경세포 보호 효과와 동시에 기억력이 회복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5-HT6 수용체 조절제
     
    정신과질환 전문회사인 룬드벡은 단클론항체뿐 아니라 세로토닌에 작용하는 선택적 5-HT6 수용체 조절제의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BACE 억제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으로, 기존 약물(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에 보조요법으로 신약(아이달로피르딘)을 썼더니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기존 약물의 보조제로 쓰일 수 있을 전망이며, 올해 하반기 중 임상 3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스템'
     
    메디포스트는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1·2a상 임상을 진행 중인 뉴로스템은 그 조성물과 손상된 뇌 신경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이 해외 여러 국가의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1상에서 외과 수술을 통해 뇌 안에 약물을 1회 투여했던 메디포스트는 2a상에서는 뇌에 삽입된 특수관(Ommaya Reservoir)을 통해 뇌척수액에 3회 반복 투여하는 방식으로 변경, 편의성과 효과를 높였다.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사 관계자는 "2002년 메만틴 출시 이후로 15년 가까이 신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개발되는 신약 중 아직 위약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한 약물은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츠하이머는 임상 마지막에서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허가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곧 데이터가 공개돼 4~5년 후엔 라인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