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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관 후보생, 휴대폰 지급 시간 고작 15분...거의 투표 못했나"

    바른의료연구소 "의협과 선관위는 투표 마지막날 오늘, 이들의 투표권을 확실하게 보장하라"

    기사입력시간 2018-03-23 07:42
    최종업데이트 2018-03-23 07:5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군의무사관 후보생 700여명이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의협 중앙선관위원회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휴대폰 지급시간이 15분으로 너무 짧아 제대로 투표를 마친 후보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0일 의협 선관위는 후보생에게 전자투표 기간 중 하루를 정해 일과시간 외에 전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육군학생군사학교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후보생은 주말에만 휴대폰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그동안 선거에서 소외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바른의료연구소는 22일 후보생들이 제대로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제보를 받고 긴급 성명서를 배포했다. 제보 내용은 “군사학교에서 의협회장 선거 투표를 목적으로 개인 휴대폰을 돌려주면서 후보생들에게 할애한 시간이 단지 15~20분에 불과했다”라며 “이로 인해 상당수 후보생들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군사시설이 있는 훈련지역은 대부분 통신 연결 상태가 매끄럽지 못하다”라며 “700여명의 후보생들이 거의 동시에 휴대폰을 켜면, 더욱 통신 연결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메시지나 문자를 전송 받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후보생이 훈련을 받다가 거의 몇 주 만에 휴대폰을 켜게 되면 그동안 전송되지 못했던 자료들이 한꺼번에 밀려 들어올 수 있다”라며 “이 때문에 선관위가 발송한 문자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고, 정리가 되지 않아 문자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특히 후보생들은 군사훈련을 받느라 현재 출마한 후보들이 누구인지나, 공약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연구소는 “이들이 제대로 투표를 하려면 각 후보별 공약이나 프로필을 확인하고 판단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군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오지 않았던 일을 협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의협 집행부와 선관위는 군과 세밀한 부분까지 협의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대통령 선거에서 군인들의 투표권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 것처럼 의협 회원인 후보생들 역시 의협회장 투표권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가 예측되고 회원들의 한 표 한 표가 당락을 결정하는 만큼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선거 마지막 날인 오늘(23일) 의협과 선관위에 국군의무사령부 및 육군학생군사학교와 협의해 최소한 2시간 이상의 투표 시간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할 것을 주문했다. 

    연구소는 “투표권이 있음에도 통신 오류 등의 문제로 제대로 메시지나 메일을 받지 못한 후보생들을 파악하고, 후보생별로 투표 완료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라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원들의 강한 질타를 받을 것이며, 의협 집행부와 선관위는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한다”고 했다. 연구소는 “회장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매 3년마다 반복될 군 입대 회원들의 투표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앞으로 의사 회원들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 당하는 모든 일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라며 ”특히 이번 후보생들의 투표권 보장 문제는 그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편, 의협 선관위는 이날 후보생이 제대로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는지 실상을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