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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인 안전을 위한 호신용품 공동구매·호신술 강의 등장…웃지 못할 진료실 현장

    각종 의료인 폭행에 故임세원 사건 등 공포심…"폭행가중법 등 역부족, 개인 안전은 스스로 지켜야"

    기사입력시간 2019-04-12 06:10
    최종업데이트 2019-04-12 06:19

    ▲삼단봉, 호신용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가스총 등 사진=대한안전공사 홈페이지

    A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최근 동료 의사들과 함께 삼단봉 공동구매에 나섰다. 삼단봉은 위급 상황에서 손잡이를 잡고 강하게 내리쳐서 상대방의 관절이나 쇄골, 얼굴 등을 가격해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호신용품이다. 

    A원장은 “환자들 앞에서 내색할 수 없지만 진료실에서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동료의사들과 삼단봉을 공동 구매했고 전기충격기나 호신용 스프레이, 전기충격기 등을 구매하는 원장들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인을 위한 호신술 강좌까지 등장 

    의사들은 의사 폭행 사건들이 연달아 발행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31일 고(故) 임세원 교수가 환자에 의해 기습 피살된 사건처럼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호신용품을 진료실 옆에 몰래 숨겨둔다면 혹시라도 위협하는 환자가 들이닥쳤을 때 발 빠르게 대처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삼단봉 외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호신용 스프레이는 상대의 눈을 따갑고 눈물이 나게 하면서 한동안 눈을 뜨지 못하게 하는 도구다. 작고 가벼워 휴대가 편리하지만 분사 거리가 짧다. 가스총은 호신용 스프레이와 비슷하면서도 분사거리가 5m에 달한다.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하는 허가용이 있고 권총 모양으로 가스가 주입된 비허가용이 있다. 전기충격기는 순간적으로 전기 충격을 주는 호신용품으로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B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은 “진료실 폭행죄 처벌이 강화됐지만 진료실 현장에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비상벨 설치나 보안요원 배치도 병원급 이상으로 한정돼 의원에서는 스스로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라며 “단독 개원한 여성 의원 원장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급기야 의료인 안전을 위한 호신술 강좌도 등장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오는 29일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ADT 캡스 경호팀을 초청해 호신술 강좌를 준비했다. 

    이날 강좌는 원내에서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호신술과 호신용품 사용법을 소개한다. 참가자들이 직접 호신술 동작을 따라 하고 익힐 수 있도록 동작 시연과 실습 교육도 같이 진행한다. 정신건강의학과 뿐 아니라 모든 진료과의 의료진, 모든 직역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 시간 : 2019년 4월 29일 (월) 18시 30분 - 19시 30분
    ■ 장소 : 명지병원 C관 7층 1강의실 (대강당 앞)
    ■ 강사 : ADT 캡스 경호팀 이재우 팀장 외 1인
    ■ 약간의 다과를 준비할 예정입니다.
      참가비는 없으며, 사전 등록 없이 오시면 됩니다.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명지병원 측은 “전국적으로 병원내 각종 폭력 사건, 사고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국가나 병원에서도 여러 가지 대비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라고 했다. 또한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안전은 스스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 이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의료인 안전을 위한 호신술 강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보안인력 배치 대책·폭행가중법 통과했지만 여전히 불안 

    보건복지부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을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폭행 발생비율이 높은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과 정신의료기관에 보안설비와 보안인력을 갖추도록 했다. 정신질환 초기 환자는 외래치료 지원제 등을 통해 퇴원한 후 지역사회에서 전문의, 간호사, 사회복지사의 방문 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국회는 의료인에 대한 폭행을 가중처벌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지역사회에서 환자의 지속적 재활·치료를 지원하는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5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의료법 개정안’은 응급의료법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으로 처벌을 강화해 상해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중상해의 경우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사망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일부 정신질환자의 퇴원 사실을 직권으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외래치료명령제를 외래치료지원제로 명칭을 변경해 국가가 정신질환자 치료를 지원하도록 했고 보호의무자 동의 규정도 삭제했다.
     
    의료계는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 실질적인 방안이 보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의사협회는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삭제하고 의료기관안전기금, 보안인력과 보안시설 등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근로자 1000명당 폭력 피해 빈도는 전체 직업 12.6명이고, 의사는 16.2명, 간호사는 21.9명, 정신보건분야 종사자 68.2명 등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