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병원의 3분의 1은 개설 후 5년이 넘어서야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관리감독을 방치하다가 한 번에 적발하면서 의료기관 환수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의료기관이 이를 갚지 못해 징수율이 점점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워회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사진)은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의 국정감사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적발된 사무장병원은 922곳으로 이들의 부당이득금은 8119억원었지만 징수율은 8.2%(669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건보공단의 사무장병원 조사 및 적발 시점이 너무 늦기 때문이다.
사무장병원 중 69%가 개설 2년 이후에 적발됐고, 심지어 개설 후 5년이 넘어서야 적발된 곳도 26%에 달했다.
1년 이내 적발률은 9%에 불과했다.
불법 운영 기간이 길수록 환수액은 불어나 적발 의료기관이 도저히 갚지 못하고 포기하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또는 사무장병원이 적발되어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재산을 처분․은닉하거나 폐업해 환수 시점에는 징수할 재산이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문정림 의원은 "사무장병원의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개설 단계에서부터 차단해야 한다"면서 "심지어 폐업 단계에서 환수를 결정하는 일도 있다. 개설 단계에서부터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의료생협(생활협동조합)의 사무장병원도 관리감독의 외곽지대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생협 사무장병원은 최근 7년간 100개소가 적발됐지만, 부당이득금액 징수율은 2.2%에 불과했다.
특히 2011년에 생협 형태의 사무장병원이 최초로 발견(0.63%)된 이후, 2015년 33개(33.33%)로 급속히 증가했다.
문 의원은 "의료생협의 징수율이 낮은 이유는 환수 대상과 재산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의료생협 사무장병원 개설은 의원급일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형식적 심사)만 하면 되는 점을 악용한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생협에서 의료생협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해 현재는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문 의원은 "법인이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할 때 시․도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설립 단계에서부터 사무장병원과 생협의 불법성을 예리하게 따지겠다. 지적한대로 적발시기 및 폐업 등을 고려해 환수가 조기에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