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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가 독감백신 110만개 더 있다지만…

    수급 불균형 되풀이, 질본 "물량 충분하다"

    기사입력시간 2016-12-27 05:08
    최종업데이트 2016-12-27 09:29

    독감 환자 급증으로 감염내과는 북적거린다.   ⓒ메디게이트뉴스

    독감 환자 급증으로 바닥이 날 것으로 우려되는 독감백신.
     
    특히 내년 2월 B형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B형 항체가 많은 '4가 백신' 품귀 현상이 극심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110만개의 4가 백신이 아직 남아있다고 밝혔다.
     
    26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에 따르면, 백신 제조‧수입사 등에 남아있는 물량은 약 120만 도오즈다. 이 중 4가 백신이 110만 도오즈, 3가 백신이 10만 도오즈.
     
    이 관계자는 "녹십자, SK, 보령, GSK 등 일부 제조‧수입사에 도매상으로 풀지 않은 백신이 남아 있다"면서 "백신이 필요한 의료기관은 질본에 연락하면 구매 가능한 곳을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백신 품귀 현상은 예상치 못한 독감 환자 급증이 원인이다.
     
    질본의 '인플루엔자 주간 표본감시'에 따르면 12월 11~17일 일주일간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61.8명으로 이전 주 34.8명보다 77%나 늘었다.
     
    올해 백신 물량도 작년보다 100만 도오즈 많은 2200만 도오즈를 공급했다. 이 중 A형 독감 바이러스 2개, B형 바이러스 1개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이 1300만 도오즈, A형과 B형 모두 2개씩 예방하는 '4가 백신'을 870만 도오즈 공급했다.
     
    질본 관계자는 "총량으로 보면 부족하지 않다"면서 "기존에도 300만~400만 도오즈가 항상 폐기됐다. 올해는 100만 도오즈를 더 생산했으니 부족하진 않지만 병의원 간 수급 균형이 안 맞아 품귀현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의원이 직접 백신을 구매하다보니 작년과 비슷하게 사들인 의료기관은 이미 동이 났고, 많이 사들인 곳은 남아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가무료검진에 포함되는 노인과 어린 아이에게 공급한 680만 도오즈는 질본이 관리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할 수 없다"면서 "그렇다고 백신이 있는 병의원의 이름을 소비자에게 고지하는 것도 특정 의료기관에 이익을 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백신을 제조해봤자 공급은 내년 5월에야 가능하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독감백신은 제조하는 데 최소 3~4개월 걸린다"면서 "세포배양백신은 3~4개월, 유정란 배양 방식의 백신은 6개월 걸리고 백신을 만들어도 국가검정에 45일이 걸리므로 지금 만들어도 유행 끝난 후에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감 백신이 부족하지 않다는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병의원과 환자들은 정부가 매년 백신 수급조절에 실패하자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