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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분비학회 "덱사메타손,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도움되지만 일반 환자는 부작용 우려"

    英중증환자 사망률 1/3 감소 발표…"인공호흡기 필요 없는 환자는 면역력 억제, 질환 발생 부작용"

    기사입력시간 2020-06-20 09:58
    최종업데이트 2020-06-20 10:04

    사진=위키미디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중증 환자에 대한 '덱사메타손' 치료효과를 발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3분의 1가량 줄고,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5분의 1로 사망 위험이 줄었다. 

    하지만 국내 의료전문가들은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고 면역력 억제 등의 부작용이 더 크다고 경고했다. 대한내분비학회는 “덱사메타손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인공호흡기가 불필요한 대부분의 일반인 코로나19 환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불필요한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덱사메타손은 염증 억제 작용이 있는 합성 부신피질 호르몬(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이다. 주사제, 경구제, 점안제, 크림제 등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영국, 덱사메타손으로 코로나19 중증환자 사망 위험 3분의 1로 줄여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지난 3월부터 임상시험 참여를 희망한 코로나19 입원환자 2000여 명에게 소량의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투약했다. 이후 일반적인 치료를 받은 40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와 회복 경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덱사메타손이 산소 호흡기에 의지하던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28~40%,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률을 20~25%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3분의 1가량 줄었고, 산소 치료를 받는 경우 5분의 1로 사망 위험이 줄었다.

    연구팀은 영국에서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덱사메타손을 사용했다면 최대 5000명의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증 환자에게는 큰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현재 20만 명 정도를 치료할 수 있는 양의 덱사메타손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이 덱사메타손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 논평을 통해 "이번 덱사메타손 연구결과는 매우 의미가 있지만 하나의 연구 결과일 뿐이다. 최종적으로 치료 효과를 증명하려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내분비학회, 인공호흡기 환자에 도움되지만 일반 환자는 부작용 주의  

    국내에서도 덱사메타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부광약품, JW중외제약, 대원제약, 휴메딕스, 제일약품, 한올바이오파마 등의 주가가 일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내분비학회(회장 이형우, 이사장 이은직)는 덱사메타손 치료에 대해 중증 환자에게 도움되지만, 경증 환자에는 부작용 발생을 우려했다. 

    내분비학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옥스퍼드대학 연구결과는 최근 언론에 발표되면서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덱사메타손 치료는 코로나19의 근본적인 치료라기 보다는 염증 반응을 완화시키는 보조적 치료제다. 인공호흡기 치료가 불필요하고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내분비학회는 “덱사메타손을 포함한 당질 코르티코이드 제제(코르티솔 스테로이드)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폐질환이 있는 경우 염증 조절을 목적으로 사용해오던 약물이다"라며 "단기간의 덱사메타손 사용은 대개 안전하지만 오래 사용하는 경우 면역력 억제, 고혈압, 심혈관질환, 백내장, 체중 증가,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당뇨병, 골다공증, 부산피질기능저하증과 같은 예기치 않은 내분비 계통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분비학회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덱사메타손 등의 당질 코르티코이드 약물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있다. 의사의 판단으로 약물 부작용 위험보다 이득이 많다고 판단되면 사용하도록 돼있다”라며 “인공호흡기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인공호흡기가 불필요한 대부분의 일반인 코로나19 환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덱사메타손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도 덱사메타손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로, 오래 전부터 염증 반응을 줄여주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의학 전문가들은 덱타메타손 효과에 대해 염증 반응을 줄여줄 수도 있지만 면역을 같이 떨어트려서 다른 부작용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 이 부분은 중앙임상전문위원회나 임상 의사들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