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파업 지속을 결정한 이후 '어떤 전공의', '어느 전공의', '일하는 전공의' 등 소위 'OO전공의'를 자처하는 수 많은 전공의들(?)이 등장했다. 이들의 주장하는 핵심은 전공의들이 파업을 중단해야 하며 내부적으로도 파업 반대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어떤 전공의'로부터 이 같은 제보를 받았고 제보를 보낸 '어떤 전공의'에게 인터뷰 시도를 했다. 다만 제보 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진 못했다. 내부 고발을 하고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내부사정을 잘 아는 전공의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백번 양보해 이들이 실제로 전공의라고 치자. 파업에 대한 강경한 분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분에 위협을 느껴 신변노출을 꺼릴 수 있다. 그러나 파격적인 내부 고발 내용에 비해 "전해 들은 이야기라 잘 모른다"는 답변은 주장의 신빙성에 합리적 의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수 언론사가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그대로 해당 내용을 보도하면서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사실 왜곡과 거짓 선동 등 이슈는 정부 측 주장에 힘을 싣는 동시에 전공의 내부 분열을 이끌 수 있다.
심지어 페이스북 계정으로 등장한 '일하는 전공의'를 수상하게 여긴 일부 의사들의 질의에 대해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자칭하면서도 '수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생체활력징후(Vital Sign)를 의미하는 'V/S'에 대해서도 "인성-생각-존중-마음"이라며 황당한 답을 내놓으면서 의사 자체가 아닌 것으로 추정됐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는 대중선동과 여론 형성의 귀재로 불린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두 번째는 의심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계속 되풀이되면 결국 이를 믿게 된다"는 그의 발언은 대중이 얼마나 왜곡된 여론의 방향에 휩쓸릴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괴벨스의 특징은 나치 독일의 프로파간다의 일환으로 희생양을 만드는 것에 특출났다는 점이다. 그는 대중의 증오와 분노를 조직해 논점을 흐리고 거짓 선동으로 공론장을 왜곡시켜 합리적 대화를 마비시키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21세기 한국사회에선 누구든 괴벨스가 될 수 있다. SNS를 통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진실을 왜곡해 사실인냥 퍼뜨릴 수 있게 되면서 제대로 된 사실을 기반으로 공론화의 장을 만들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누구나 파업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정말 파업 중단을 원하는 전공의라면 언론 제보 전에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내부에서 충분히 의견 표명을 하라. 언론에 제보를 하더라도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이것이 꺼려진다면 전공의라는 사실만큼은 입증하고 제보를 하라. 아울러 적어도 내부 회의 내용만큼은 제대로 파악하고 제보를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