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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병원이 불편한 탈북민들

    "북한 의료 열악하지만 편했다고 말한다"

    기사입력시간 2016-11-24 08:06
    최종업데이트 2016-11-24 09:53

    ⓒ메디게이트뉴스

     
    탈북민들이 가장 우선순위로 받고 싶어 하는 지원으로 '의료'를 꼽았지만 실제로 탈북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아직 취약한 상태로 보인다.
     
    공공보건의료연구소가 23일 개최한 '북한이탈주민의 진료 현황 분석 및 질병 관리 방안 제안' 심포지엄에서 의료전문가들은 탈북민들이 한국의 의료체계에 적응하고, 부족함 없는 진료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의료체계에 익숙한 탈북민들은 한국 의사와의 의사소통 자체가 문제가 되며, 긴장한 채 진료를 받다보니 의사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진료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더불어 현재 3만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앓던 병이 있어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거나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북 하는 과정에서 병을 얻고, 키운 사례가 많다.
     
    실제로 북한은 무상치료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거나 약을 구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또한 북한은 의사담당구역제를 근간으로 산업지역의 공장 병·의원인 1차의료부터 평양의대 부속병원 조선적십자병원인 4차의료기관까지 의료전달체계를 갖추고, 아무 병원이나 선택해서 갈 수 없다.
     
    1차 의료기관에서 다음 차수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담당의사의 허가가 필수인 상황.
     
    주제발표를 맡은 국립의료원 정신건강의학 이소희 과장(사진)은 "북한에서는 실질적으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받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면서 "고난이도 의료나 행군 이외에는 무상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중증치료 등은 더욱 받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의약품과 의료기구가 구비되지 않은 의료기관이 많고, 여전히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등 의료 수준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이소희 과장은 덧붙였다.
     
    이 때문에 탈북민들은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하지만 최신 의료지식을 접하기가 어렵고,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는 점, 언어의 장벽, 한국의 의료체계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의료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있거나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민들은 의료급여 1종 대상이며 이는 5년간 지속된다. 이외에도 일반질환, 중증·만성·희귀질환, 장기이식, 검진 등 다양한 의료지원을 받고 있지만 활성화되진 못하고 있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영전 교수는 "탈북자가 3만명일 정도로 통일이 멀지않은 미래지만 준비를 잘하고 있나 보면 형편없다"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통일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전 교수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거기가 편했다고 말하는 탈북민도 많아 한국의 기본 의료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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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적 진료 프로토콜 개발 필요
     
    이에 탈북민의 진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통합적 진료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의료원 이비인후과 김호찬 전문의는 "통합적 진료 프로토콜은 의사가 탈북민을 진료하기 전 증상으로 일차 진료과를 제안하는 것"이라면서 "주요 증상에 기반한 프로토콜을 만들고,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질환의 과에서 진료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탈북민에게 질문지를 주고 해당하는 항목에 체크해 그것을 바탕으로 임상과를 선정하는 것으로, 하나의 흐름도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용어도 쉽고 간단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호찬 전문의는 "해당 프로토콜 개발로 시간을 절감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사전에 차단하기 때문에 탈북민 진료지원 예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향후 대량 탈북민이 발생하거나 통일 초기에 진료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북한에서 온 의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의 직업재활을 통해 체계적인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탈북민 진료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영전 교수는 "북한에서 온 의사들과 한국의 의사가 함께 협진을 통해 탈북민과 의사를 위한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영전 교수는 "각자 진료를 보고 조정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나누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고, 북한에서 온 의사를 재트레이닝 시켜 협업하는 과정을 거쳐 훗날의 통일의 대책으로 쓸 수 있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