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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복귀 첫발 조건은 "백신 접종률 전국민 50%, 2차접종 30% 이상"

    박혜경 질병청 국장 "리스크 커뮤니케이션과 백신 접종이 출구 전략"...백종우 교수 "정신건강 위협도 지원을"

    기사입력시간 2021-07-03 05:32
    최종업데이트 2021-07-03 05:32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반가량 이어져 온 가운데 2일 열린 고려대 미래의료연구소 개소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향후 코로나19 팬데믹 출구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발표자로 나선 박혜경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백신 접종 전체 인구대비 50%, 2차 접종 완료율 30% 이상”을 일상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될 대략적인 시점으로 예측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백신 효과 및 지속성, 변이 바이러스 등 여러 변수가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현재는 싱가포르 같은 출구전략 고려 안 해...리스크 커뮤니케이션∙백신 접종 중요

    박 국장은 “최근에 환자가 많이 늘고 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있다”면서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젊은 층에서 대거 감염이 발생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치명률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 더해 신종감염병으로 미지의 영역이었던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도 많이 쌓였기 때문에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 볼 때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싱가포르의 경우, 방역 조치를 대폭 완화하고 확진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이목을 끌었다. 60%에 가까운 1차 접종률을 기반으로 일상으로 복귀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국장은 “싱가포르와 같은 출구전략을 현재 단계에서 고려하고 있진 않다“며 “백신 접종이 전체 인구 대비 50%, 2차 접종 완료율이 30%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다른 백신 접종 선진국들이 보여주는 일상으로 전환이 조금은 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예상했다.

    이어 “예방접종의 효과와 지속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해서 현재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고 있는 코로나19를 예방접종 관리대상 감염병 또는 일상 호흡기감염병으로 관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예방접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치명률과 위중증화 비율도 더 지켜봐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국장은 또한 “아직 많은 국가들에서 유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 유행이라는 숙제도 여전히 남아있다”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코로나19 출구 전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로 ‘리스크 커뮤니케이션’과 ‘백신 접종’을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1급 감염병으로 다뤄왔던 코로나19를 일상 호흡기 감염병으로 돌리기까지는 국민들의 우려가 클 것”이라며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국민들의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한 가장 중요한 대응 중 하나가 예방 접종”이라며 “현재 총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이 30%인데 7월 한달 동안 1000만명 이상이 접종 예정이다. 3분기로 예정하고 있지만 그 보다는 좀 더 빠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이런 것들을 통해 일상으로 회복을 3, 4분기를 거쳐가며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국민 정신건강 '재난피해자 집단' 수준...코로나19 대응하듯 적극 대응 주문

    백종우 경희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초토화된 국민들의 정신건강 측면에서 출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지난해부터 2~3개월 간격으로 복지부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서 조사한 ‘자살생각’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이것이 대국민 조사 결과인지 재난피해자 집단의 조사결과인지 모를 정도”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3월 전체 17.5% 수준이던 우울 위험군은 올해 3월 22.8%로 5% 이상 늘었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우울 위험군의 비율이 크게 는 것은 젊은 층이었다.

    30대는 지난해 3월 23.6%에 이어 올해 3월에도 30.5%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20대의 경우는 증가세가 더욱 심각했다. 지난해 3월 13.3%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비율이 낮았지만 올해 3월에는 30%까지 치솟아 30대의 뒤를 이었다.

    전국민 중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도 작년 3월 9.7%에서 16.3%로 크게 뛰었다. 자살 생각과 관련해서도 20대 22.52%, 30대 21.91%로 젊은 층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백 교수는 “끔찍한 결과”라며 “7명 중 1명이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러한 우울과 자살생각이 실제 자살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올해 3, 4월 국내 자살통계(잠정치)가 처음으로 증가하며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백 교수는 정부가 3T(Test, Trace, Treat)로 코로나19 대응에 나섰던 것 처럼 국민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백 교수는 “우울과 자살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개인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지자체를 중심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