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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사 면허 구급대원도 1급 응급구조사?…소방노조 "업무범위 통합, 현장 혼란 가중"

    소방공무원노조, 22일 성명서 통해 "선진국도 교육 수준·임상 경험 따라 처치범위 엄격히 구분"

    기사입력시간 2026-04-22 19:41
    최종업데이트 2026-04-22 19:4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소방공무원들이 22일 간호사 면허 구급대원의 1급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허용을 골자로 한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이하 119법)' 시행령 개정에 대해 "행정편의적이고 안이한 발상"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119법 개정안은 지난 2023년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119구급대원의 자격별 응급처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간호사 면허 구급대원의 1급 응급구조사 업무범위 허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급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는 2급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에 더해 심폐소생술의 시행을 위한 기관 내 삽관, 정맥로 확보, 에피네프린 투여 등이 포함된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소방청이 충분한 현장 목소리 반영과 사회적 합의가 없이 ‘구급대원은 같은 업무범위’라는 단일 쟁점을 고집하면서, 정작 시급한 제도 정비 전체가 멈춰 서 있다. 이는 행정기관이 스스로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소방노조는 "소방청은 모든 구급대원이 동일한 처치를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외면한 주장"이라며 "해외 선진국에서도 동일 자격체계 내에서조차 교육 수준과 임상 경험에 따라 처치범위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로 다른 면허·자격 체계를 가진 직역이 혼재하는 국내 현실에서 처치범위를 일률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 이런 업무범위 통합과 확대가 모든 상황에서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정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충분한 교육과 반복된 임상 경험 없이 시행되는 고난도 처치는 결국 현장대원에게 책임만 전가하고 국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시행령 개정 논의 과정에서는 충분한 연구와 검증, 공론화 절차 없이 행정 편의적으로 업무범위를 확대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방 관련 법률을 탁상행정으로 처리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적이고 안이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소방노조는 "보건의료인의 업무범위는 각 직역의 교육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형성된 결과물이다. 이를 충분한 논의 없이 행정적으로 통합하려 하면 현장의 갈등과 혼란은 불가피하다"며 "보건복지부, 의료계, 직역별 구급대원 등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절차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업무범위 설정과 충분한 공청회, 검증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