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36개사가 연구·개발(R&D)에 전년 대비 6.3% 증가한 2조640억원을 투입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26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전자공시시스템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중 개별 기준 매출 500억원 이상을 달성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36개사의 연구·개발비를 살펴본 결과 평균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 비율은 약 9.5%로 전년 동기 대비 0.5%p 감소했다.
연구·개발 투자 금액 늘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소폭 감소
올해 3분기 36개사의 연구·개발비 총액은 2조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 중 실제 연구·개발 투자 금액을 늘린 기업은 23개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전체 연구·개발비 총액은 증가했지만, 매출 총액 증가 폭이 11.7%로 더 커 전체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0.5%p 소폭 하락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줄인 기업은 총 24개사며, 일동제약이 17.5%p로 가장 크게 줄였다. 다음으로 신풍제약 11.9%p, 에스티팜 4.1%p, 휴젤 2.2%p 감소했다.
매출 증가 폭이 연구·개발비 증가 폭보다 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유지 혹은 소폭 하락한 기업은 12개사로, 동구바이오제약, 동화약품, 대원제약, 안국약품, 휴온스, 삼일제약 등이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비를 33.9% 확대했지만, 매출이 39.0%로 성장해 연구·개발비 비중이 0.5%p 하락했다. 보령은 연구·개발비 18.6%, 매출 21.0% 증가해 연구·개발비 비중은 0.1%p 감소했다.
올해 3분기 R&D 투자액 셀트리온>삼성바이오>유한양행>대웅제약>한미약품 순
36개사 중 R&D에 1000억원 이상 투자한 기업은 8개사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 GC녹십자,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이다.
셀트리온이 3128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2601억원, 유한양행 2011억원, 대웅제약 171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1537억원, GC녹십자 1207억원, 종근당 1049억원, 동아에스티는 103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소폭 감소했다. 각각 0.5%p, 0.6%p, 2.4%p씩 줄었다.
연구·개발에 1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을 투자한 기업은 22개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JW중외제약, 보령, 대원제약, 제일약품 등을 포함한다. 이 중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늘린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하다.
100억원 미만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은 6개사로, 영진약품, 셀트리온제약, 안국약품, 일동제약, 삼일제약, 대한약품 등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줄였다.
매출 호실적과 함께 R&D 투자 확대한 기업은?
매출 호실적에 연구·개발 투자 금액과 비중까지 모두 확대한 기업은 9개사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HK이노엔, 동국제약, 파마리서치, 경보제약 등이 있다.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유한양행으로 전년 동기 1354억원 대비 658억원(48.6%) 증가한 201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9.5%에서 12.8%로 3.3%p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항암, 심혈관·신장·대사질환, ·면역염증 질환 등 주력 질환 분야에 집중해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주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렉라자를 포함해 약 11개다.
다음으로 동아에스티는 316억원(44.1%) 확대해 올해 3분기 103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14.8%에서 19.9%로 증가했으며, 매출, 연구·개발비, 비중 모두 증가한 기업 중 가장 큰 연구·개발비 비중을 달성했다.
동아에스티의 파이프라인을 살펴보면 면역 항암부터 치매, 비만, 건선 등 다양한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건선치료제 'DMB-3115'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했으며, 올해 10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았다. 같은 달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품목허가 승인권고를 받았다. MASH/2형 당뇨치료제 'DA-1241'은 미국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6월 피험자 등록을 완료했다. 비만치료제 'DA-1726'은 미국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전년 동기 대비 195억원(12.8%)을 확대해 171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6.8%에서 18.3%로 1.4%p 늘었다.
대웅제약은 P-CAB 제제인 '펙스클루'의 저용량, 적응증 확장, 제형 변경 개발 등을 통해 시장가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표적항암제인 YAP-TEAD 억제제 'DWP216',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 등의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DWP216의 임상 1상은 2026년 개시될 예정이며, 베르시포로신의 임상 1상은 2025년 3~4분기에 1차 종료할 계획이다.
매출 감소에 연구·개발 허리띠 조인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제일약품, 에스티팜 등
올해 3분기 연구·개발비를 줄인 기업은 총 13개사다. 여기에는 하나제약, 광동제약, 환인제약 등이 포함된다.
이 중 매출 역시 감소한 기업은 4개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 제일약품, 한독, 에스티팜 등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매출과 연구·개발 투자 비용 모두 줄었지만, 매출의 감소 폭이 더 커 연구·개발비 비중은 소폭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연구·개발비를 가장 크게 줄인 기업은 일동제약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4% 줄였다. 다음으로 신풍제약 42.2%, 에스티팜 30.9%, 한독 27.3%씩 연구·개발 투자를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