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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 미국 뇌졸중 진료지침 바꿨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뇌졸증협회 급성기 뇌졸중 치료분야 진료지침 개정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 후 24시간 이내에 경구 항혈전제 투여 고려 가능"

    기사입력시간 2018-02-21 10:49
    최종업데이트 2018-02-21 13:46

    사진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김범준 교수팀이 국제적 뇌졸중 표준 진료지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미국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미국뇌졸중협회(ASA: 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진료지침을 새롭게 개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월 AHA와 ASA가 주도한 국제 뇌졸중컨퍼런스에서 김범준 교수팀의 연구가 포함된 개정판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최신 연구결과를 근거로 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안내서로 큰 관심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심포지엄에서 미국심장학회 진료지침 편집진은 김범준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단독으로 인용하며 새로운 권고안을 제시했다.
     
    김범준 교수팀이 공개한 가이드라인 정식 명칭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위한 조기 관리 가이드라인(AHA/ASA 2018 Guidelines for the Early Management of Patients With Acute Ischemic Stroke)’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가이드라인에 주목할 점은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는 점"이라면서 "해당 항목은 바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정맥 내 혈전 용해제 투여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맥 내 혈전 용해제 치료를 실시한 후 24시간 이내에는 출혈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환자에게 항혈전제를 추가로 투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1990년대 초 실시한 대규모 임상 시험의 수행 원칙에서 비롯된 결과로, 정작 24시간 이내에 경구용 항혈전제를 투여했을 때 실제로 출혈 위험성의 증가 여부에 대한 연구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오히려 조기에 항혈전제를 투여할 때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허혈성 뇌졸중의 재발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범준 교수팀은 이러한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혈관재개통 치료를 받은 7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실제로 제반 상황을 고려해 조기에 항혈전제를 투여했을 때 출혈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혈관재개통 치료 후 경구 항혈전제 투여 시점을 기준으로 조기투여군 456명(64%)과 표준투여군 256명(36%)으로 분류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출혈성 합병증은 조기투여군에서 122명(26.8%), 표준투여군에서 88명(34.4%)이 발생했다. 뇌출혈 발생 가능성이 조기투여군에서 표준투여군보다 4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 때 출혈성 합병증은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경도의 출혈성 전환이 포함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가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항혈전제 조기 투여 시 출혈 발생이 감소한다고 전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출혈 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확인한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범준 교수는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진행된 연구 데이터로 국제 진료지침을 개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뇌졸중 치료 수준과 연구 신뢰도가 세계적인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