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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청은 병의원에 직접 스프링클러 설치해 입원환자 보호하라”

    의협, 소방시설 설치 강제화하면 최소 1주 이상 의료기관 폐쇄 우려

    기사입력시간 2018-07-16 10:59
    최종업데이트 2018-07-16 15:05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30병상 이상의 병원급 및 입원실을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제 의무화하는 개정법안이 입법예고돼 대한의사협회가 반발에 나섰다. 소방시설 설치가 강제화될 경우 의료기관을 폐쇄해야 하고 수익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16일 성명을 통해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소방청은 거동불편환자 등이 이용하는 병원급 및 입원실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입원실들에 스프링클러 설비 등 소방시설 설치를 강제 의무화하는 내용의 소방시설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협은 "개설 당시 시설설비 상태를 허가해놓고 이제와서 입원실을 보유한 모든 병의원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는 것은 영세한 의원, 중소병원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1주일 이상 병원을 폐쇄해야 하는데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현재 통원치료, 입원 환자들에게도 극심한 불편함과 질병 악화 등 건강상 피해가 유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병의원들 대부분이 소규모 상가의 세입자다. 스프링클러는 단순히 의료기기와 같이 단독물품을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라 수압계, 배관, 비상전원, 배수구, 나아가 물탱크 등 건물 차원의 공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이를 임차인인 의료기관의 의무로 돌린다면 임대인 또는 건물주와의 마찰뿐만 아니라 피해는 고스란히 임차인에게 돌아갈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의협은 "즉 임차인으로 병의원을 개설하고 있다면 병의원을 폐쇄하거나 입원실을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며 "특히 여러 사업 직종이 세입자로 들어와 있는 상가 집합건물에 병의원에만 소방시설을 별개로 설치하는 것이 과연 화재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협은 "​실효성 있는 결과를 생각한다면 병의원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병의원이 입점해있는 건물 전체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으로 적용시키는 것이 맞다"며 "입원실이 있는 병의원은 야간 당직자까지 있어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사고의 응급대처에 오히려 더 안전한 업종이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은 소방청에 ▲첫째, 현재 소방시설법 입법예고를 당장 취소하라 ▲둘째, 설치비용과 공사로 인한 진료공백에 따른 손해비용을 100% 정부에서 지원하고 설치에 따른 행정절차 대안을 마련하라 ▲타 업종에도 이와 유사한 소방시설법을 소급적용해 임대인들에게 큰 피해를 주면서까지 시행한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와 그 피해보상에 대한 판례를 공개하라 등 3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의협은 "현실을 도외시한 채 규제만 강화하는 본 법안은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화재발생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최고의 전문기관인 소방청에서 연구해 도출시킨 결과가 맞는지, 타 기관의 지시사항을 면밀한 검토 없이 진행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소방청이 우리 협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해당 법안을 강행할 경우 사유재산 침해행위로 판단해 법적인 조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다"라며 "이로 인한 환자와 국민 피해는 온전히 소방청에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