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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의사 3인 구속사건 소아과 의사 금고 3년·응급의학과 의사와 가정의학과 전공의 금고 2년 구형... 선고는 2월 15일

    의사들 항소심 최후변론에서 "환자 사망 가슴 아픈일... 다시는 같은 일 발생하지 않기를"

    기사입력시간 2019-01-18 13:14
    최종업데이트 2019-01-18 19:56

    사진: pexels.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검찰은 18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성남 어린이 오진 의사 3인 결심 공판에서 응급의학과 의사에게 금고 2년,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금고 3년,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금고 2년을 구형했다. 최종 판결은 오는 2월 15일이다.

    응급의학과 의사와 소아청소년과 의사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횡격막 탈장 진단이 어려웠다고 진술하고 가정의학과 전공의 변호인은 전공의가 최종 진단의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진술했다. 앞서 1심에서 세 차례 감정 결과가 엇갈린 가운데, 이번 사실조회 결과와 최후변론이 항소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수원지방법원 제 5형사부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초등학교, 성남 A병원, 대한영상의학회, 소아청소년과학회 등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를 밝히고 최후 변론을 진행했다. 응급의학과 의사측, 소아청소년과 의사측, 가정의학과 의사측 변호인들은 사실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세브란스 병원 감정 결과에 반박하는 변론을 진술했다.

    응급의학과 의사측 현두륜 변호인은 환자가 응급실에 처음 방문한 지난 2013년 5월 27일 내원 당시 횡경막 탈장 소견이 명백했는지 여부, 당시 흉부 X-ray 소견상 심각한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 응급실 내원 당시 피고인의 진단 및 처치가 적절했는지 여부, 흉부 X-ray 이상 소견을 진료기록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 과실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사실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세브란스 병원 감정 결과에 반박했다.

    현두륜 변호인은 "세브란스병원 감정 결과에서는 내원 당시 횡경막 탈장 소견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영상의학회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그 외에 다른 진료기록 감정결과에서도 당시 횡경막 탈장을 진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5월 27일 내원 당시 횡경막 탈장 소견은 명백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 변호인은 "세브란스병원 감정에서는 5월 27일 내원 당시 이미 횡경막 탈장이 있었고 6월 8일 이미 탈장된 부위에 교액성 괴사가 진행돼 위산이 다량 누출되고그로 인해 심장에 심각한 화상이 야기됐을 것으로 추측했다"며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에 사실조회를 한 결과, 처음 응급실 내원 당시 흉부 X-ray 소견상 흉수의 양이 소량이었고 이는 심각한 질환을 의심해야 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특히 복부에 심각한 외상이 없는 상태에서 호흡기 증상이 전혀 없는 소량의 좌측 흉수는 혈액일 가능성이 없다. 염증에 의한 진물로 추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소아를 대상으로 심각한 질환을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상의학회 사실조회 회신에서는 당시 소견만으로는 교액성 괴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고, 위산으로 칭하는 부분도 위장의 여러 내용물이 섞인 액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현 변호인은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사실조회에 따르면, 당시 피해자 나이가 8세고 이전에 장유착을 초래할 수 있는 복부 수술병력이 없었다. 당일 과식 후 급성 증상이 발생한 데다가 진찰시 복부에 압통 소견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의사로서 첫 번째로 고려해야할 진단은 '대변 막힘'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외 다른 질환의 가능성도 고려해 볼 수는 있지만 당시 증상이나 검사 소견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응급의학과 의사인 피고인 역시 변비와 소화기 장애로 보고 그에 대한 치료를 했다. 치료 결과, 증상이 호전되어 1시간 여 후에 피해자를 귀가시키면서 다음 날 외래로 내원해 진료받을 것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현 변호인은 "1심 판결은 흉수 등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원인을 찾기 위해 응급실에서 적극적인 추가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지적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사실조회 결과는 당시 흉부 X-ray에서 보이는 보이는 소견은 응급실에서는 '우연한 발견'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있다. 당장 가능성이 높은 '대변 막힘'을 제쳐두고 환자의 질환이 다른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다고 보고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응급의학과 의료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현 변호인은 "서울대병원은 사실조회에서 특히 소아는 CT 촬영 등으로 다량의 방사선이 사용되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야간에 촬영했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판독을 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없던 당시 병원 사정으로 봤을 때 이득이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응급의학과 의사인 피고인이 당시 흉부 엑스레이 이상 소견을 진료기록에 기재하지 않은 것이 과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대병원 소아응급의학과 사실조회 결과, 복통이라는 환자의 증상과 흉수라는 소견의 연관을 찾기 어려운 희귀 사례로 야간에 응급실에서 진료를 하던 의사로서는 우연한 발견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내용을 기록하지 못했던 경우라고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우연한 발견'에 해당하는 흉부 X-ray 이상 소견을 진료기록지에 기재하지 않은 것을 과실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망과의 인과관계까지 인정한다면, 향후 응급의학과에 근무하는 모든 의사들은 발생 가능한 모든 진단명을 응급의학과 진료기록부에 기재해야 한다.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검사를 실시하거나 이후에 진료하는 다른 의사들에게 이를 실시하도록 기재해야 하는에 이는 응급의학과 업무와 역할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진술했다.

    현 변호인은 "피고인은 당시 적절한 치료를 했고 당시 피해자를 귀가시키면서 당일 외래로 내원하도록 안내했다. 실제로 환자는 외래에 방문했고 13일 후에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사망했다"며 "피고인은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도 이 것이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측 변호인은 "만일 피고인에게 유죄가인정 되려면 5월 27일과 5월 30일 탈장이 존재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피고인이 X-ray 사진을 봤다고 하면 탈장을 진단하고, 환자가 탈장으로 사망한 것이 입증돼야 한다"며 "피고인이 진료할 당시에 피해자에게 탈장이 존재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소아과학회는 8세에 이르기 까지 진단되지 않은 탈장은 극히 드물다. 사실상 드러난 흉수는 페렴 등으로 봐야한다. 피해자가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상성 횡경막 탈장 등 모두 극히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며 "또 소아과학회는 흉수를 폐렴으로 봤을 때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소아의 경우 CT 촬영 대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진료할 당시에 탈장 존재했고 피고인이 X-ray 사진을 봤다고 하더라도 CT를 촬영하고 탈장을 발견할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유감스럽게도 피해자의 사망 이후 부검 없이 바로 화장이 이뤄졌다. 탈장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증거도 없다"며 "환자는 당시에 학교에 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이는 장기허혈 괴사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그는 "허혈은 존재하지 않았다. 허혈을 동반하지 않은 탈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1심 세브란스병원의 감정은 가설에 불과하다. 당시 탈장이 존재했고 피고인이 X-ray 사진을 확인했다고 해도 탈장은 응급수술을 요하는 질환이 아니다. 이에 따라 탈장으로 사망에 이르려면 장기허혈이 존재했어야 하는데 장기허혈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심각한 상황이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죄로 판단하더라도 초범이고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 1심 선고 후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관대한 형을 선고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전공의(현재 전문의) 이준석 변호인은 "당시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였던 피고인은 본인이 진료했던 환자가 사망하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잘못이 있다면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며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 의사로서 피고인은 당시 지식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종합병원에서는 소아과 전공의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소아를 진료하고 가정의학과 1년차 전공의가 소아를 진료하도록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인은 "성남 A 병원은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로 하여금 소아 진료를 보게 했다. 병원 시스템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다. 성남 A 병원에서는 가정의학과 전공의가 응급실에서 진료를 하고 스스로 위중하다고 판단하면 응급의학과장에게 판단을 구한다. 하지만 당시 소아 환자가 응급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가 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환자의 과거 병원에 내원해 진료했던 의료 정보를 확인할 시스템은 응급의학과장이 주로 사용하고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전공의가 사용하는 일은 없었다. 전문의도 못한 것을 전공의 1년차가 판단하고 기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변호인은 "세브란스 병원 감정 결과에 따르면 흉부엑스레이 소견만으로 탈장을 진료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이 환아가 사망한 이후 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쉽게 도출된 것일 수 있다. 감정 의사는 1985년에 의대를 졸업해서 이미 의사로서 30년 경력을 가진 소아외과 교수다. 경력을 갖춘 만큼 의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30여 년 전 본인이 레지던트 1년차 때 판독했을 때는 이상 소견을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였던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 선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오는 2월 15일 선고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응급의학과 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 가정의학과 의사가 심경을 밝혔다. 의사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어렵게 말문을 뗐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로서 몹시 가슴 아픈 일이다.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병원을 떠났다. 부디 이 재판이 현장에 계시는 분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소아과 의사로서 매우 유감이다. 환아의 사망이 가슴 아프다. 저는 의사로서의 양심을 걸고 진찰에 최선을 다했다. 사건 기록을 잘 살펴 보시고 판사님께서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정의학과 의사는 "그때 저는 복부 X-ray를 찍고나서 그날 제가 정말 환자를 제대로 보지 못했나 수 없이 생각했고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다. 다시 환자를 볼 수 있게 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평생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의사 3인의 항소심 선고는 오는 2월 15일 오전 10시 10분에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8세 어린이 환자의 X-ray상 이상 소견을 발견하지 못해 횡격막 탈장을 오진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며 금고 1년(응급의학과 의사, 가정의학과 전공의), 금고 1년 6개월(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곧바로 법정구속됐다가 유족과 합의를 한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