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정 교수
의사는 다른 직군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가?
의사에 대한 존경은 옛말이 됐고, 의사와 환자가 '계약관계'로 바뀐 상황에서 왜 의사에게 특별한 희생을 요구하느냐?
가톨릭의대 김수정(인문사회의학과) 교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의사의 성품을 강조했다.
김수정 교수는 5일 의료윤리연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practice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환자와 의사 관계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의사가 도덕적이고, 기술적인 권위자,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참여적 민주주의, 도덕적 다원주의, 권위에 대한 불신, 기술을 통한 의료권력이 확대되면서 현대에는 환자의 자기 결정을 수호해주고, 옹호해주는 역할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질환이라는 특성과 의학 지식의 독점권, 이에 대한 사회적 승인의 힘 등을 감안하면 의사와 환자는 동등한 관계일 수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
김 교수는 "이는 의사가 환자와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절대시하면 도덕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덕목으로 △분별(prudence) △연민(compassion) △지적 정직성(intellectual honesty) △선의(benevolence) △선행(beneficence) △자율성 존중(respect for autonomy) △정의(justice) △환자의 비밀 유지(confidentiality) △진실 말하기(truth telling)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이 중 선행은 의료 관계의 핵심에 위치한 덕목"이라면서 "환자 인격을 존중하고, 환자의 안녕, 어떤 행위의 지침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사는 다른 직군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유지해야 하는가?
히포크라테스. 원광보건대 캘린더 인용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고도의 의학전문직업성을 요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지만 환자들과 맺는 계약이 우선되고,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정서가 생겨나면서 현대 의료윤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행위가 계약에 따라 이뤄지는데 왜 의사에게 특별한 희생을 요구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 교수는 "의료전문직은 자신의 환자들을 옹호하는 책무를 가지며, 구성원들이 공통의 도덕적 목표로 묶여있는 도덕적 공동체"라면서 "의사의 성품이라 말로 환자의 안녕을 궁극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며, 또한 전문직업적 기준과 실무의 기본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의사는 환자와의 관계에서 더 높은 전문직업성이 요구되며, 성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