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델타 효과있지만 오미크론 미확인"

    렉키로나와 대상 환자 같지만 보관 용이·재택치료 활용 가능…두 가지 약제 3정 동시에 12시간 간격·5일 복용 방식

    기사입력시간 2021-12-27 14:38
    최종업데이트 2021-12-27 14:38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화이자(Pfizer)가 개발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 확진자 수,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한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다.
     
    사진 = 팍스로비드 작용 기전(식약처 제공)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먹는 치료제로,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의약품이다.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렉키로나주와 팍스로비드 모두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 등으로 대상이 유사하지만, 렉키로나주는 병원에 가서 60분간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것과 달리 팍스로비드는 재택치료시 환자 스스로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또한 렉키로나주는 차광 냉장보관(2~8℃)을 해야 하나 팍스로비드는 실온(15~30℃)으로 보관이 용이하다.

    용법·용량은 니르마트렐비르 150mg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을 1일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하는 것이며,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복용할 시간 기준으로 8시간 이상 지나기 전이라면 최대한 빨리 복용 후 다음 번 약을 다음 번 복용시간에 맞춰 복용하면 되지만, 만약 8시간이 지났다면 다음 번 복용시간에 1회 용량을 복용하고 누락분 보충을 위해 2회 용량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CYP3A 기질로서 리토나비르 병용투여 시 해당 약물의 체내 노출이 증가해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이 발생할 수 있거나 CYP3A 유도제로 니르마트렐비르나 리토나비르의 노출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약물은 병용을 금기해야 한다. 해당되는 약물 중에는 부정맥이나 고지혈증 또는 통풍이나 협심증과 같은 질환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물들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투여 방식의 변경 등이 필요하다.

    이는 중증 간장애·신장애 환자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으며, 중등증 신장애 환자는 니르마트렐비르 투여용량을 반으로 감량해야 한다. 임부는 유익성이 위해성을 상회하는 경우에만 투여하고 수유부는 투여 중 수유를 중단토록 했다.

    긴급사용에 대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현재 허가된 먹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고위험 경증~중등증 코로나 환자에서 투여시 유익성이 위해성 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임상자료 검토시 경증~중등증 고위험군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위험의 유의적으로 감소했고 작용기전상 변이주에 대해서도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중보건 위원회에서도 ▲전문가 자문 결과 ▲국내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과 의료진의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사용승인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코로나19의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가급적 조기에 약물이 투여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소아에 대한 연구자료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약동학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40㎏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에 대해서도 투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리토나비르는 HIV 환자에게 이전에 사용 경험이 있고 현재도 일부 사용이 되고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내성 발현 위험에 대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임상시험의 경우 백신접종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백신접종이 있는 환자에 있어서의 투여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했다"며 "실제 약물이 갖고 있는 특성과 제시됐던 자료, 특히 조기에 항체 양성인 환자분들에 대한 자료 등을 검토했을 때 이 약물의 투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진 = 김강립 식약처장 이브리핑 영상 갈무리.

    식약처 김강립 처장은 "먹는 치료제가 사용 가능함에 따라,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 중인 주사형 치료제와 함께 다양한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 선택권이 넓어졌다"며 "특히 재택치료로의 방역방침 전환에도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처장은 "임상시험 결과 전체 대상 환자의 98%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으며, 팍스로비드 투여군이 시험군 대비 입원 또는 사망환자의 비율을 88% 감소해 델타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시험관 내 시험결과에서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 등 오미크론을 제외한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작용기전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긴급사용 승인 이후 화이자 측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시험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이번 긴급사용승인 이후 팍스로비드 사용과정에서 부작용 정보 수집과 추가적인 안전사용 조치에 더욱 힘쓰겠다"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의약품과 부작용 간의 인과성이 인정되는 경우 부작용 피해 보상이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방문 또는 우편, 홈페이지 전자제출 등의 방식으로 피해보상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임상시험을 통해 관찰된 주요 부작용으로는 미각이상, 설사, 혈압상승 및 근육통 등이 있었으나,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이었으며, 약물 이상반응 발생률은 시험군과 위약군이 유사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로, 정식 품목허가와 달리 공중보건 위기상황이 종료되는 경우 사용중지나 회수·폐기 조치될 수 있다.

    앞서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이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과정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식약처에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이후 식약처는 비임상시험‧임상시험 결과, 품질자료 등에 대한 사전검토는 물론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독성학 및 바이러스학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9인의 자문과 공중보건 위기대응 위원회의 자문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