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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사태 교훈삼아 정치적 계산 배제하고 방역·출입국 통제 강화해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정부는 소 잃고 외양간조차 못 고쳤나

    [칼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전라남도 의사회장

    기사입력시간 2020-02-05 06:29
    최종업데이트 2020-02-05 06:4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가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서 각국으로 퍼지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를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이 우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초기 진압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바이러스의 창궐을 경고한 의사를 유언비어 유포자로 지목하고 함구하게 만들면서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데 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보 통제로 진실이 은폐된 채 춘절을 맞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로 인해 바이러스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2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이제는 전문가들조차 바이러스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중국의 상황이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의 위험으로 치닫자 세계 각국은 ‘여행 금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노선의 항공과 항만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에 속한 홍콩조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4일 오전 0시(현지시간)부터 중국 본토와의 접경을 두 곳만 남기고 모두 폐쇄했다. 중국 정부도 전 중국내 외출 자제령을 내리고 사람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매체 차이신에는 우한 현지 의료인의 말을 인용해 “현지의 검사 및 진단 장비 부족으로 인해 감염자나 사망자가 보도된 것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는 폭로성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과 교류가 많은 대한민국은 어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감염학회 등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 단체들이 모든 중국 경유자의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청와대는 중국에서 체류한 외국인의 출입 제한 여부를 놓고 중국 정부와 국민 건강 사이에 매우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 체류자의 입국제한을 두고 중국 눈치를 보며 후베이성 경유자만 입국을 금지하기로 하는 등 우물쭈물 하는 사이, 지금도 중국인들은 매일 수천만명씩 자유롭게 한국을 드나들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선 한국 가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면 치료비에 생활비까지 준다며 한국행을 부추긴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반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CDC센터장이 군사령관처럼 전권을 가지고 '방역작전'에 임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지역에 거주했던 귀국자 1000여명을 군사시설로 격리하는 등 정치적 계산을 배제하고 오직 국민 건강을 고려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부 각 부처는 CDC의 결정에 따라 적극 협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고서도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려워 보인다. 보건 전문가로서 전염병 방역을 위해 진두지휘를 해야 할 시간에 정부 고위층과 국회에 불려 다니느라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고 그나마 뭔가 해보려 해도 인력도 권한도 예산도 없다. 심지어 역학조사관마저 제 때 충원이 되지 않아 공중보건의사들을 급히 차출해 지원하고 있으나, 숙식조차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메르스 사태 이후 5년이 지나도록 대한민국은 ‘소 잃고 외양간조차 못 고친 모습’이다.

    정치적 계산을 배제하고 의학적 판단과 공중보건학적 관점에서 결정돼야 할 입국금지 여부를 인사권을 가진 청와대나 복지부가 결정을 해버리고 나면 전문가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그 결과는 방역 실패로 귀결 될 것이 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감염증 확산은 앞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민 보건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질본의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방역과 출입국 제한을 취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전문가의 견해를 경청하고 협력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일 정부가 계속하여 지금처럼 머뭇거린다면 통제가 불가능한 심각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을 정부가 떠안아야 함을 알아야 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수호를 위해 이념 논쟁이나 정치공학적 고려를 배제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 방역과 출입국 통제를 조속히 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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