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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인 대상 형사소송 한해 61건…선의의 의료행위 위축되면 결국 환자들 피해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모든 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하려면 소송 전 조정절차 거치도록 해야"

    기사입력시간 2022-01-05 07:47
    최종업데이트 2022-01-25 10: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고현준 인턴기자 충북의대 본1] 의료사고는 선의의 진료를 하는 의사와 몸을 맡기는 환자 모두 피하고 싶은 일이다. 그럼에도 발생한 의료분쟁은 지난한 분쟁의 해소 기간과 수반되는 비용 등으로 의사, 의료기관, 피해자 모두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환자의 치료 결과가 나쁘기를 바라는 의사는 없다. 의료행위는 의사와 환자의 계약으로 시작되지만 그 결과의 달성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사고는 예측할 수 없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위험을 설명하고 최선의 치료 결과를 위해 노력하지만 면책 특권을 갖지는 않는다. 의도치 않은 의료사고에서 의료 행위자의 형사처벌과 피해자의 보상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할까? 

    의료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환자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2017년 도입된 의료분쟁조정 제도다. 중대한 의료사고에 대해 90일 이내에 자동으로 분쟁 조정 절차가 개시되고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의료 사고의 입증 책임을 대신 진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2월 30일 조정이 자동개시되는 의료사고 대상을 모든 의료사고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발의됐다.
     
    이 법안의 문제는 의료분쟁조정법이 임의적 조정전치주의에 기반하는 데 있다. 조정절차 없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현재 제도 안에서 무조건적인 조정 대상의 확대는 의료 소송 비용 절감이라는 의료 분쟁 조정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무분별하게 조정 대상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조정 과정을 소송 전에 거치도록 강제하고 충분한 금액으로 조정하는 것이 피해자와 의료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하는 길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간 성립된 4208건의 조정 평균 성립금액은 약 1000만원이었다. 2017년에 평균 조정신청금액이 7475만원인 것에 비하면 피해자들이 원하는 보상의 수준과 실제 보상 금액이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자와 의료인의 분쟁과 별도로 의료인은 의료사고에 의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의료기록 위조 등을 제외하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기반한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동일한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의사의 의료행위가 이와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의 건강을 위해 의학적 수술과 치료를 수행하다 발생한 결과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선의로 행한 의술이 형사소송과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의료 행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형사소송의 건수는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 5년 간 형사소송의 피고가 된 의료인은 2016년 32명, 2017년 81명, 2018년 50명, 2019년 45명, 2020년 61명이었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의료인의 유죄 판결은 위험을 무릅쓴 의술이 갖는 가치에 회의감을 갖게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피해자에게는 충분한 보상을 하고 선의로 의술을 행한 의료인에게 주어지는 형사처벌은 최소화해 양측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감옥에 가게 될까 두려워한 의료인들이 환자에게 위해가 될 의료행위를 피하다 도리어 환자가 돌이키지 못할 상처를 입는 일은 모두가 피하고 싶은 결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