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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 막으려면…환자 이용 제한·외래 축소·진료량 인센티브 폐지·1회당 처방 제한

    "상급종합병원, 전체 병원수의 0.125%에 불과한데 의사수는 21.37%, 진료비는 17.1%"

    기사입력시간 2019-08-05 05:19
    최종업데이트 2019-08-05 05:1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병원수의 0.125%에 불과한데 전체 의사의 21.37%가 근무하고 전체 진료비의 17.1%를 차지한다.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해결하려면 환자 선택 제한을 강제화하고 외래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자수를 늘리도록 짜여진 의사들의 인센티브 제도를 없애고 1회당 처방일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대한의사협회 민양기 의무이사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의료정책포럼 '상급종합병원 쏠림에 관하여' 기고에서 이렇게 밝혔다. 

    민 이사는 “싸고 좋은 것은 있을 수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으로 정부가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진료비 문턱을 대폭 낮췄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부담금이 줄어든 것이지, 의로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 이사는 “의료이용량 증가로 의료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는 한 늘어난 의료비는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재정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세금 증가로 이어진다”고 했다. 

    민 이사는 “상급종합병원 쏠림으로의 비효율을 초래하기 때문에 어떻게서든지 바로 잡아야 한다. 최상의 진료와 최저의 의료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이 없다. 어떤것이 국민에게 더 좋은지는 국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 전체 병원수의 0.125%에 불과한데 진료비는 17.1%   

    기고에 따르면 2017년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43개(이대목동병원은 추후 제외, 종합병원 301개, 병원 2995개, 의원 3만938개)로 전체 병의원의 0.12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자원은 의사 10만241명 중 2만1428명이 근무해 21.37%가 근무하고 국내 검사 장비의 12.4%, 수술장비의 16.6%를 보유하고 있다. 

    의료급여 측면에서 보면 2017년 총 진료비 707조5246억7909원 중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121조1901억5526원, 17.1%를 차지했다. 총급여일수는 15억895만9145일 중 상급종합병원이 1억3203만5546일, 8.75%를 차지했다. 총진료비 비중을 보면 2004년 14.54%에서 2017년 17.1%로 증가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양기 이사는 “이전에는 특진료, 상급병실료, MRI 등의 비급여가 존재해 상급종합병원에 가격 문턱이 있었다. 하지만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해 당연히 진료비가 싸지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민 이사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은 의사들이 각자 전문분야만 진료하게 되면서 의료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고 필요 이상의 검사로 진료비 상승을 일으킨다”라며 “암 환자가 수개월동안 대기하는 등 중증 환자의 진료기회를 박탈한다”고 지적했다. 

    가격통제 안된다면 의료이용 제한하고 외래 기능 축소해야  

    그렇다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면 의료이용 통제를 위해 환자들의 의료이용을 강제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민 이사는 “거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진료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격차는 커지고 있다. 진료량은 의사 개개인의 수입과 직결돼 만성질환자, 경증 환자 진료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했다. 

    민 이사는 “중증 환자 비율이 일정 이상 유지돼야 하며 치료가 끝난 환자를 1,2차 의료기관으로 의뢰하기 위해 재진 환자 비율이 높으면 진료질 가산금에 불이익을 준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제도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경증, 재진환자 비율을 낮추기 위해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6개월에서 1년씩 투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민 이사는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용어부터 전문종합병원으로 바꿔야 한다. 더 이상 상급, 고급의 진료를 행하는 병원이 아니라 특정 난치성 질환에 특화된 진료를 행하는 병원”이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기능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 이사는 “수술 등 입원치료가 끝나고 치료방침이 정해져서 유지, 추적, 관찰만 하는 환자들은 과감히 1,2차 병원으로 의뢰또는 되의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 이사는 “외래 환자에 대한 종별 가산을 폐지해 병원 스스로 외래 환자를 통한 수입 창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1회당 처방일수를 제한해 장기 처방으로 만성질환 환자를 유지하려는 진료형태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민 이사는 또한 “인센티브 제도를 금지해 의사가 환자수를 늘리려는 욕망을 줄여야 한다"라며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을 정해 한 번 진료 의뢰되면 영원히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줄여야 한다. 특정과를 통한 우회적 진료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8월 중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한 개선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