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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속도, 인플루엔자 대비 2배…정작 정부 데이터 관리는 허술?

    28일 사회문제해결 온라인포럼 개최…변이바이러스 전파 과장된 측면 있지만 백신 내성 사례도

    기사입력시간 2021-05-29 10:02
    최종업데이트 2021-05-29 10:02

    연간 바이러스 변이 추이. 사진=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상무 발표자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인플루엔자 독감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치명적인 변이 종류론 남아프리카발 변이바이러스가 꼽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전체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바이러스 변이 추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백신 효과 증대에 힘써야 한다고 제언한다. 

    코로나 변이는 연간 24개, 인플루엔자는 54개…독립 수렴진화 가능성 多

    김태형 테라젠바이오 상무는 28일 '사회문제해결 온라인포럼'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선 33만개 염기서열 중 랜덤하게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있고 이는 사람에 비해 100만배 더 빠른 발생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연간 24.8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54개 정도 염기서열의 돌연변이 발생이 일어난다. 이는 2배 정도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산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이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비해선 4배 정도 느린 수치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국와 남아프리카, 브라질, 인도발 변이바이러스 모두 G614에서 파생된 형태로 공식적으로 입증되진 않았지만 이미 전세계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가지 변이바이러스들은 모두 독립적으로 수렴진화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영국과 남아프리카발 변이바이러스는 한 가지 변이 형질을, 브라질과 남아프리카발 변이바이러스는 네 가지 변이 형질을 공유한다. 

    김 상무는 "각자의 변이바이러스들은 독립적으로 진화하긴 했지만 네 가지 변이 형질이 우연히 공유되긴 쉽지 않다. 아마 면역 회피에 대한 회피 과정에서 비스한 변이 과정을 겪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28일 사회문제해결 온라인포럼에 모인 각계각층 전문가들. 사진=온라인포럼 실시간 생중계

    알려진 감염전파 10배설은 사실과 달라…남아프리카발 변이는 백신 내성까지

    다만 변이바이러스의 감염전파가 어느정도 과장된 부분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태형 상무는 "한국 언론에 따르면 변이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6~10배 가량 감염률이 높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해당 주장의 근거는 스크립스 연구소(기존대비 10배)와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기존대비 6배)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사람간 감염이 아닌 세포내 감염력을 측정한 것이다. 세포내 감염력이 높다고 사람간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임상데이터들을 근거로 보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변이바이러스는 1.2배 정도 감염전파가 높다는 주장이 지금까지 가장 설득력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변이바이러스 중 가장 우려스운 종류는 남아프리카발 변이바이러스다. 영국발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보다 50%정도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백신에 대한 내성은 갖고 있지 않은 반면 남아프리카발은 전파력과 백신 내성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상무는 "남아프리카발 변이바이러스는 백신 내성까지 갖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시 가장 우려스러운 바이러스"라며 "이 변이바이러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mRNA 백신 모두 중화항체 형성에 있어 내성이 있어 효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노바백스 백신도 영국발은 90% 효능이 있는 반면 남아프리카발엔 50% 효과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변이바이러스로 백신 무용지물되는 일 없어…"정부, 바이러스 유전체 정보 적극 관리"

    반면 국제백신연구소 송만기 사무차장은 변이바이러스가 나온다고 백신이 무용지물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봤다. 변이 자체가 제한된 범위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김태형 상무도 "변종에 두 가지 종류가 있어 헷갈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나는 완전히 새로운 신종 항원이 생기는 변이가 있고 다른 하나는 일부 미세한 변이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후자는 지금처럼 지속적인 이어질 수 있지만 부스터 백신 개발로 대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모더나는 남아프리카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3차 부스터 백신을 개발했고 향후에도 mRNA 플랫폼을 통해 변이바이러스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정부에서 변이바이러스와 관련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하얼빈공과대학 김우재 교수는 "정부에서 고위 관료들이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아보자는 제안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정부 데이터를 보면 거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림대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도 "외국 사례를 보면 정부를 비롯한 산학협력이 잘 이뤄져야 시너지가 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변이바이러스 여부를 질병관리청에서 밖에 검사하고 있지 않아 속도 자체가 더디다"며 "환자가 입원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변이바이러스 여부가 통보되는데 이로 인해 1인 자가격리 원칙이나 데이터 수급에 있어서도 개선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