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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티크 CRO 히로, 한국 활동 본격 시동…"세계 시장에서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되겠다"

    [K-바이오 성공 파트너들] 중소 바이오텍 위한 맞춤형 서비스와 글로벌 VC 네트워크 통한 잠재 투자자 연결로 차별화

    기사입력시간 2025-07-18 07:41
    최종업데이트 2025-07-18 10:31

    사진: HiRO 코리아 노지희 지사장

     

    K-바이오 성공 파트너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다국적 제약회사와 공동 개발한 신약이 미국에서 상용화되고, 기술 수출에 따른 기술료 수익이 증가하는 등 최근 몇 년간 K-바이오의 글로벌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22년 이후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의 계약이 15건 이뤄졌고, 총 계약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거래도 8건에 성사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1조 원 이상 대형 거래 3건을 포함해 9건 해외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고, 그 규모는 10조 원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이 신약 개발 성공률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생산, 허가, 판매에 이르는 신약 개발의 전 과정에서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K-바이오 성공 파트너들' 특집기획을 통해 신약 개발과 치료제 생산 등 바이오 산업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사용되는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 비임상 또는 임상 연구를 함께할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와주는 액셀러레이터, 신약 개발 시작부터 상업 생산까지 지원하는 위탁개발생산기관(CDMO) 등 K-바이오 기업과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다양한 파트너들을 만나 한국 시장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① 히로(HiRO) 코리아 노지희 지사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히로(Harvest Integrated Research Organization, HiRO)는 중소 바이오텍의 니즈에 맞춘 임상시험 관련 맞춤형 풀서비스 제공에 강점을 둔 부티크 글로벌 CRO로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두고 있다. '부티크'라는 표현처럼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어 글로벌 대형 CRO 대비 합리적인 비용으로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벤처캐피탈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잠재 투자자들과 고객사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CRO들과 차별화된다.

    현재 글로벌 임상 전문가 약 400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호주,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APAC 주요 지역 및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3년 9월 지사를 설립해 활동을 시작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히로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노지희 지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 진출 배경은 무엇이고,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봤다.

    노 지사장은 이화여대에서 약학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글로벌 제약사와 글로벌 CRO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 3월 히로의 한국 지사장으로 합류했다. 현재 한국 내 임상시험 및 신약개발을 위한 규제 전략을 수립·실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제약사 및 바이오텍이 한국에서 효율적으로 제품개발 및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전반적인 전략 수립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노 지사장은 "히로는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를 지향하며, 전세계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 개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한국 바이오 생태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임상시험 단계에서부터 전략적인 접근과 믿을 수 있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히로는 기존의 글로벌 CRO들이 가진 부족함들을 보완하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설립된 CRO다. 우리가 가진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임상 전략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한국의 뛰어난 바이오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빛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전략적 거점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3~5년 내 2배 이상 확장해 더 많은 고객에 서비스 제공 계획

    Q. 히로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은 아시아 임상시험의 허브로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략적 거점으로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이에 한국 바이오텍과 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동시에 해외 기업의 한국 임상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히로 한국지사는 글로벌 임상, 국내 임상, 미국 및 유럽 인허가(RA)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고객사 만족도를 기반으로 신규 프로젝트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사와 VC들이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세미나 및 네트워킹 행사도 주최하고 있다. 향후 3~5년 내 현재 규모의 2배 이상으로 팀을 확장하고, 더 많은 국내외 고객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Q. 한국이 임상시험 허브로서 가지는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2024년 기준 한국은 세계 12위의 의약품 시장이자, 임상시험 수행에서는 글로벌 6위 안에 드는 국가다. 특히 서울은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 건수 기준 2위 도시로 꼽힌다. 200개 이상 병원이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돼 있고, 대부분 서울 경기 및 대도시에 밀집해 있어 환자를 빠르게 모집하고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임상시험 관리기준(ICH-GCP)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의료기관의 인프라와 서비스 수준이 높아 고품질 데이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경쟁력이다.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 지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에서도 한국의 높은 모바일 활용도와 의료데이터 디지털화 수준을 바탕으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Q. 최근 한국에서 몇몇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나?

    히로 코리아는 분당차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임상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전임상 CRO인 우정바이오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우수한 인프라와 인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임상에서 한국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전임상부터 임상까지 이어지는 통합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개발을 초기 단계인 전임상 단계부터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로컬 CRO와의 추가 협업도 논의 중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보다 전략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Q. 임상시험 수행 시 한국 내 규제 환경은 어떠한가? 만약 개선점이 있다면 어떤 것을 제안하고 싶은가?

    식약처는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협의체를 운영하며 업계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저 역시 관련 협의체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통해 가이드라인 개정과 규정 정비 등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이러한 점에서 제약업계 종사자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아직 국내 규제 환경은 안전성을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일부 보수적인 측면이 있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과학적 근거가 있더라도 임상 승인까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간혹 있다.

    특히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나 대체 치료제가 없는 영역에서는 보다 유연하고 과감한 접근이 가능해지길 기대한다. 규제기관의 신중한 판단은 물론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균형이 맞춰지면 좋겠다.

    글로벌 임상에 특화된 전문성에 풍부한 바이오텍과의 협업 경험 더해

    Q. 히로가 한국에서 수행한 또는 한국 기업과 수행한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히로가 진행중인 한 글로벌 과제의 경우 18개 나라 중 하나로 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해당 과제는 피부 희귀질환 치료제로 2/3상 임상을 진행중이며, 한국이 추가됐을 당시 한국의 RA와 SSU(Site Start-Up)를 직접 관리했다. 이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과 사이트 개시를 예정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고객사가 크게 만족했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또 다른 사례로 한국 바이오텍이 진행 중인 글로벌 항암제 임상 프로젝트에 히로가 새로운 파트너로 선정된 경우가 있다. 고객사는 히로의 해당 국가 임상팀과 직접 미팅 및 표준작업지침서(SOP) 감사, 인터뷰를 진행한 후,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 평가해 히로를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다. 해당 과제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다른 파이프라인에 대한 추가 협업을 논의 중이다.

    Q.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임상에 진입하고자 할 때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나? 

    한국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임상에 진입할 때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비용 부담'이다. 국가를 추가하고 사이트를 확대할수록 예산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국가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환자 모집이 용이한 국가를 선택하거나, 허가 및 시장 출시를 고려해 특정 국가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할 때가 있다. 투자 유치를 위해 미국 임상을 우선시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한정된 자원 안에서 어떤 국가에서 어떤 데이터를 확보할 것인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규제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가 글로벌 임상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히로는 각국의 RA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맞춤형으로 제공해 각 기업의 제품개발에 맞는 국가 선정을 지원해줄 수 있다.

    Q. 글로벌 진출을 목표하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임상시험 파트너로 히로를 선택해야 할 이유를 꼽는다면?

    히로는 글로벌 임상에 특화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 및 제약사들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전 직원이 글로벌 임상 경험을 갖추고 있고, 각 팀은 평균 1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프로젝트 품질과 실행력을 보장한다.

    특히 바이오텍과의 협업 경험이 풍부해 고객사의 니즈를 빠르게 이해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프로토콜 디자인 단계부터 의사들로 구성된 메디컬 모니터들이 참여해 전문적인 의학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한국의 고객사가 글로벌 프로젝트 진행 시 다른 나라에 있는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히로 코리아팀이 글로벌 본사 및 각국 팀과 긴밀히 협업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도움으로써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