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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제약사들의 미래먹거리는 '바이오'...직접투자와 공동연구, 독점판매권 확보까지

    유한은 에이프릴, 보령은 바이젠셀, 일동은 아이디언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이오 영역 확장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1-03-24 11:15
    최종업데이트 2021-03-24 11:15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최근 국내 대형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을 미래먹거리로 보고 공동 연구, 공동 임상, 기술 도입, 투자 등 적극적인 외부 협력을 추진 중에 있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오픈이노베이션이나 오픈콜라보 형태의 연구개발(R&D)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독자적인 인간 항체 라이브러리(HuDVFab) 기술과 SAFA(Serum Albumin Fragment Associated) 기술을 보유한 에이프릴바이오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30억원을 투자해 4.89%의 지분을 취득했다.

    SAFA기술은 재조합 단백질의 반감기를 증대시키고 유용한 재조합 항체 의약품을 제작할 수 있는 항체 절편 활용 플랫폼으로, 다양한 치료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현재 에이프릴바이오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CD40L 타겟) APB-A1,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IL-18 타겟) APB-R3, 남성불임 치료제(FSH 타겟) APB-R2 등을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은 에이프릴바이오에 대한 30억 투자에 이어 올해 초 전략적 연구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공동 신약개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지난 23일에는 100억원을 추가 출자해 2대 주주로 등재됐다.

    유한양행의 이같은 행보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취지다. 항체라이브러리 기술과 지속형 SAFA기술 등을 활용해 유한양행의 항체신약 개발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바이오사와의 개방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R&D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유한양행은 내부 연구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바이오 관련 벤처, 스타트업 등과 공동연구, 공동임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약 연구과제 중 절반 이상이 외부협력을 통해 진행 중이다.

    실제 국산신약 31호 렉라자주(레이저티닙) 역시 바이오벤처기업인 오스코텍과의 협업에 따른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레이저티닙을 기술이전했으며, 이에 대한 임상을 진행한 후 다시 얀센으로 기술수출한 데 이어 국내 조건부 허가까지 받아냈다.

    뿐만 아니라 유한양행은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가 합작해 면역항암제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인 이뮨온시아를 설립했으며, 이뮨온시아는 현재 2개의 임상단계 파이프라인과 다수의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 역시 사내 벤처를 활성화시켜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대웅은 제2의 도약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을 뛰어넘는 '오픈콜라보'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합성신약 10개, 생물신약 12개, 줄기세포 6개 등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또한 대웅은 브릿지바이오 테라퓨틱스의 전임상, 임상수행능력에 더해 대웅의 생산, 글로벌 허가, 사업개발 등의 역량을 조합한 'BBT-401'이라는 궤양성대장염 파이프라인을 개발했고, 한올바이오파마와의 상생형 M&A를 통해 자가면역치료제, 안구건조증치료제 등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아박타사와 함께 기능강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한 아피셀테라퓨틱스를 설립했으며, 최근 8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아피셀테라퓨틱스는 대웅제약의 줄기세포 플랫폼(DW-MSC)과 영국 아박타사의 아피머(Affimer®) 기술을 융합해 유효성을 높인 차세대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대웅은 오는 2023년 마곡바이오밸리에 이노베이션 큐브를 마련해 산·학·연, 바이오스타트업 등과 오픈콜라보를 하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신규 단백질, 바이오컨버전스 등을 연구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보령제약 역시 미래먹거리를 위한 바이오 사업 투자에 한창이다. 

    지난 2016년 보령제약은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인 바이젠셀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R&D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면역세포치료제의 상용화에 돌입했다. 해당 업무협약에 따라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이 보유 중인 3가지 면역세포치료 플랫폼기술인 바이티어(ViTier), 바이메디어(ViMedier), 바이레인저(ViRanger)에 대한 조기 개발, 발매 후 마케팅, 글로벌시장 진출, 생산시설 구축 등을 협력, 우수한 임상적 가치를 지닌 바이오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보령제약은 바이젠셀과 자연살해 세포(Natural Killer T·NK T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에 대한 공동투자·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이 면역세포치료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 진출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보령은 올해 3분기를 목표로 바이젠셀의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 중이며, 동시에 백신전문회사이자 계열사인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한 기업공개(IPO)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간염, 장티푸스, 뇌수막염 등의 백신은 물론, 진단키트, 면역요법 알레르기치료제, 제대혈, 유전체 진단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대대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바이오벤처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일동제약의 지주사 일동홀딩스는 신약개발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2019년 아이디언스를 설립했으며, 일동제약으로부터 IDX-1197과 관련한 개발 권리를 인수해 일동제약과 이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IDX-1197은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라는 효소의 작용기전과 암세포 DNA의 특성을 이용하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로, 암세포 복구를 지원하는 PARP의 작용을 억제해 암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현재 양사는 IDX-1197의 단일 요법은 물론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일동제약은 올해 2월 아보메드(Arbormed)와 신약 연구개발(R&D)에 관한 투자 및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일동은 아보메드에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아보메드와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신약 연구개발·사업모델 발굴 등 R&D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아보메드는 희귀 난치성 질환 분야 치료제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텍으로, 미국 암마테라퓨틱스(AMMA Therapeutics), 독일 헬름홀츠젠트럼연구소(Helmholtz Zentrum Munchen) 등의 파트너사로부터 도입한 윌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류마티스 및 건선 치료제 후보물질, 마취제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경동제약은 지난해말 270억원 규모로 출범한 대한민국 경동킹고 바이오 펀드에 최근 110억원을 출자하고 핵심 멘토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 대한민국 경동킹고 바이오 펀드는 진단·백신·치료제·의료 기기 등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창업자, 중소기업, 벤처 기업 등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경동제약은 수익 목적 투자뿐만 아니라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유망 벤처 기업을 발굴하고 이들 기업의 빠른 사업화를 돕는 공익 목적의 멘토 기업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