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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우병 환자 제대로 치료할 수 있게 해달라"

    삭감 및 저수가, 전문치료센터 없는 현실 지적

    혈우병 등 출혈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 개최

    기사입력시간 2017-12-13 13:25
    최종업데이트 2017-12-13 13:25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작은 상처에도 쉽게 피가 나고 잘 멎지 않는 유전병인 혈우병 환자를 진료했던 대학병원 교수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삭감을 지적했다.
     
    심평원의 불합리한 급여기준과 삭감으로 혈우병 환자를 진료하는 대학병원도 확연히 줄어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료를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혈우병환자 치료는 고위험·고난도 진료 및 수술을 요하지만 수가는 미비해 병원에서도 치료를 기피하고 있어 이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북의대 소아과학교실 이건수 명예교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과 한국코헴회가 13일 국회에서 개최한 '혈우병 환자의 맞춤식 치료 도입- 혈우병 등 출혈질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심평원의 삭감을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수 교수는 "1990년대 혈우병 환자들에게 정부가 고가의 치료비를 지원해주면서 환자들의 사망과 장애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나 1998년 심평원이 환자들의 진료비를 무더기로 삭감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병원들이 환자 진료를 포기했다"면서 "서울의 빅5병원에서는 혈우병을 진료하는 곳이 세브란스 병원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혈우병 환자에 대한 진료비가 증가하면서 심평원이 임상의사의 소견이 아닌 임상병리학회 자문을 구해 갑자기 치료 횟수를 한 달에 3회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당시 환자가 갑자기 출혈을 일으키는 횟수를 어떻게 한정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면서 "결국 그 이후 2000년에 10회 플러스 알파로 변경했지만, 치료를 포기한 대학병원들이 다시 진료하지 않아 환자들이 불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건수 교수는 "최근에는 심평원이 약에 내성이 생겨 일반적인 혈우병 치료제를 맞으면 약의 효과를 볼 수 없는 '항체'를 가진 환자들을 진료하면, 일부 또는 전액 삭감하고 있어 의사들이 소극적 진료를 하고 있어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면서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지만,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미미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 이건수 교수는 갑자기 출혈을 일으키는 혈우병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병원의 응급실 현황을 지적하며, 기본적인 혈우병약 또한 비치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건수 교수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혈우병 출혈을 진료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가까운 대학병원에 방문했을 때 약이라도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응급진료 후 전문치료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에 혈우병을 앓고 있는 환자 J씨가 참석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치료를 다니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설명하며, "시·도 경계를 벗어난다는 이유로 이송도 거부당한 경험도 있다"면서 "동네 병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살고 있는 근처 도시에 혈우병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생겨 생명의 위협에 대한 공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신촌세브란스 소아혈액종양과 한정우 교수는 혈우병 진료 및 수술 등에 대한 저수가 문제와 다학제진료를 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정우 교수는 "혈우병 환자는 다학제가 필요하고, 중증에 따라 고난이도 수술을 요하는 등 고위험·고난도 진료가 이뤄지지만 그에 따른 수가는 미비해 혈우병 환자를 진료해도 이에 소요되는 인력이나 기술, 재원에 대한 보상이 없어 의료진들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같은 비용으로 수술을 한다면, 누가 나서서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수술을 하겠냐”고 말했다.
     
    또한 한정우 교수는 "혈우병 환자는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소아혈액종양과 등 여러 과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에 따른 지원이 없어 다학제관리가 전혀 불가능하다"면서 "정부가 전문치료센터를 마련해 인력과 자원에 대한 보상을 실시해 다학제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심평원 이규덕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위원장은 "이건수 교수의 주장은 예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지금은 그렇게 삭감을 실시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전문진료가 필요한 센터가 필요하다는 한 교수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혈우병지정병원이 예전에는 11개 있었지만, 별다른 지원이 없어 없어졌다. 이 부분은 복지부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곽명섭 과장은 "혈우병 환자 수가 부분은 중증환자 성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금 이 부분은 중증질환자나 소아환자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현재 보험급여과에서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심사 또한 심평원에서 현재 전체적인 개편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