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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듭 발전하는 폐암 돌연변이 막을 국산신약 렉라자, 효능 물론 안전성도 우월 평가

    환자고통 분담 위해 가격협상 등 '패스트트랙' 추진...유한양행, 글로벌 3상임상 환자모집 순항

    기사입력시간 2021-02-05 15:52
    최종업데이트 2021-02-05 17:55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제약사와 연구진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렉라자 주가 국내 규제기관으로부터 국내 첫 폐암신약이자 31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돌연변이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국내 폐암환자의 미충족 수요에 대안이 되는 것은 물론, 추가적 글로벌 임상을 추진해  접근성을 더욱 넓혀 나갈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5일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국내 허가를 기념해 온·오프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 검증된 효능·안전성과 향후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렉라자는 EGFR T790M 저항성 변이에 높은 선택성을 갖는 경구형 3세대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TKI)로, 뇌혈관장벽(Blood-Brain-Barrier·BBB) 투과도가 높아 뇌 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과 뛰어난 내약성을 보였다. 

    이번 식약처 허가에 따라 이전에 1/2세대 EGFR 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게 됐다.

    폐암은 국내 암발생률 3위, 사망률 1위인 치명적인 질환이다. 조직형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폐암의 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EGFR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 중 비편평상피세포 폐암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약 30~40%에서 진단된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GFR 변이 양성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요법으로 1~3세대 EGFR TKI를 투여하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다만 1, 2세대 EGFR TKI를 사용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성이 발현돼 불가피하게 질병이 진행된다는 한계가 존재하며, 관련 내성 중 T790M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은 약 50~60%에서 발생한다.

    이날 첫 번째 연자로 참석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최신 가이드라인과 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발표했다.
     
     사진 = 렉라자의 T790M 돌연변이 타겟 효과(유한양행 렉라자 온라인 간담회 영상 갈무리).

    안 교수는 "국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70% 이상은 3~4기에 발견되며, 진단 시 뇌전이 비율 24%로 병이 진행됨에 따라 뇌 전이 비율이 2배 가량 증가한다"면서 "암은 서바이벌을 위해 계속 돌연변이가 나오기 때문에 수술적 제거, 방사선치료에도 불구, 수명이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모든 환자에서 EGFR TKI 사용 후 1~2년 내 병이 진행된다. 이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시 발생하는 획득 내성 기전과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EGFR 수용체 중 HER2 구조적 유사성이 많아 심장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일부 치료제에서 QT간격 연장, 좌심실 수축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새로운 치료옵션이 필요하다"며 "QT 간격 연장 증후군은 염전성 심실빈맥을 유발해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렉라자는 T790M 돌연변이를 타겟하는 동시에 뇌 전이를 극복하고 심장독성도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3세대 EGFR TKI의 1차 치료제 임상에서 아시아인에서의 효능이 비아시아인에 비해 낮다는 문제가 있었으나, 렉라자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안 교수는 "올리타의 안타까운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전임상부터 매우 꼼꼼하게 용량을 결정하고, 연구자들이 매주 텔레컨퍼런스를 하는 등 주의 깊에 진행했다. 타그리소와의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피부독성 등 안전성 측면에서 타그리소와 별 차이 없고 오히려 적게 나타났다"면서 "이번 렉라자 허가로 비소세포폐암의 내성과 뇌전이 측면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EGFR TKI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 렉라자 1/2상 임상에서의 항종양 효과와 안전성 결과(유한양행 렉라자 온라인 간담회 영상 갈무리).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도 "그동안 3세대 표적치료제가 전세계 단 1개(타그리소)에 불과해 환자들은 계절별로 옷을 바꿔입지 못하고 '단벌신사'로 지내야 했다. 여러 종류의 김치를 먹지 못하고 배추김치만 먹어야 했다"고 비유하면서, "이번 렉라자 허가는 환자들에게 매우 큰 이벤트며, 우리나라 제약사가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의 주요 결과 등을 토대로 3세대 EGFR-TKI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의 기전, 유효성·안전성 등을 설명했다.

    조 교수는 "다른 EGFR TKI 치료제 대비 렉라자는 정상 EGFR과 돌연변이 EGFR을 구별하는 선택성이 우수하고, 뇌전이 종양에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 기대가 크다"면서 "실제 LASER201(YH25448-201) 임상시험에서 240mg 용량군에 배정된 환자(78명) 중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76명)에 대한 독립 중앙 검토와 연구자 평가에 따른 객관적 반응률(ORR)은 58%와 72%,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1.0개월과 13.2개월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5%의 대상자에서 CTCAE 그레이드(grade) 3이상의 약물 관련 이상반응이 관찰됐고, 심장안전성 결과 또한 우수하게 나타났으며 네거티브 이펙트도 없었다. 피부 독성 역시 동일 약제 대비 적은 편"이라면서 "이로써 렉라자는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우수한 항종양 효과와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의 입증을 통해 많은 기대를 받아온 렉라자가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국내와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3상임상시험을 진행해 전세계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3상 임상시험은 전세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환자모집을 대부분 마친 상태며 목표환자 수 충족을 위해 서양인 일부의 추가 등록만 남겨 놓고 있다.

    조 교수는 "렉라자는 흔히 사용되는 타세바, 지오트립 등 어떤 약과도 궁합이 잘 맞을 것이며, 상당한 안전성을 보일 것"이라며 "앞으로 환자 처방까지 남은 보험 급여 적용, 병원 등재 등의 절차가 빠르게 이뤄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신속히 제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가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보험급여를 위해 약가협상 등의 절차를 남겨 두고 있는 만큼, 환자의 접근성 향상을 최우선으로 두고 패스트트랙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 이정희 대표이사는 "유한양행이 심혈을 기울인 렉라자가 드디어 허가를 받아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 렉라자 허가는 한국 보건의료계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인 결과"라며 "우수한 의약품 개발을 통해 국민 건강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유한의 기업이념으로 렉라자 개발과정을 버텼고 열매를 맺었다. 앞으로 글로벌 임상 등 다양한 연구로 추가적인 효능을 입증하고 안전성 정보를 축적하는 등 렉라자의 가치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국내 혁신 신약 개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렉라자는 국내 개발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권위있는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된 치료제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