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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가 신약개발에 미치게 될 영향은...임상시험 지연으로 개발 속도 늦어질 것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기사입력시간 2020-04-01 06:30
    최종업데이트 2020-04-01 06:3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각국에서 판매승인을 얻기 위해 진행하는 신약 개발 과정은 이미 잘 정립돼 있다. 개발사에서 전임상시험을 지원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의 과정을 거쳐 임상시험 1상, 2상, 3상을 시행해 데이터를 모은다. 임상시험 데이터는 국제적인 학술미팅에서 전문가들에게 발표하고 검증된 논문을 출간하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투자자들과 일반대중에게도 진척을 고지한다.

    최종승인을 앞두고 필요에 따라서 자문위원회 미팅을 거치며 위험혜택비(risk-benefit ratio)를 판단한 뒤에 FDA의 승인여부가 결정된다. 승인을 앞두고 개발사에서는 생산과 판매 및 홍보전략을 만든다. 가격을 최대한 높게 결정하기위해 작전을 짜고 보험사들이 약값을 지불하도록 설득한다.

    신약 판매가 허가되면 판매사원들을 의료기관에 파견해 의사, 병원행정가, 환자들과 만나 신약의 효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전을 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판데믹 상황에서 이런 일련의 과정을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임상시험 계획 및 시행단계: 개발 속도 늦어지고 승인 신약도 현저하게 줄 전망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많은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암묵적으로 개발사들이 대부분 새로운 임상시험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2020년 3월 27일 유럽연합에서 발표한 임상시험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새로 시작하거나 기존 임상시험에 새로운 환자를 모집할 때 규제기관과 협의해 결정했던 시험을 할 수 있는지 꼭 확인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임상시험을 계속해야 할 만큼 환자들이 받을 이익에 비해 위험도가 얼마나 큰지 분석하기를 바란다. 

    이미 진행중인 임상시험도 가능하다면 ①일부 혹은 모든 참여기관에서 일시적으로 정지하고, ②새로운 환자모집은 하지 않으며, ③이미 임상시험에 참여했더라도 환자들이 꼭 필요한 방문이 아니라면 방문을 연기 혹은 취소하거나 전화나 비디오 등으로 대체하기를 권고한다.

    간단히 말해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임상시험을 시작하지 않고 이미 진행중인 임상시험도 가능하면 임시로 정지하기를 바라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경향은 거의 비슷하다.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병원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도 일시적으로 중지했거나 추가적인 환자모집을 중단했다.

    임상전문가들은 환자들에게 지금 당장 유익하다는 증거가 없다면 임상시험을 위해 환자를 추가로 모집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암치료와 같이 환자의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병에 대한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임상시험을 계속할 수 있도록 현명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신약개발과 의료시설 모두 코로나19에 대응을 효과적으로 하기위해 우선적으로 자원을 사용하도록 방향을 전환했으며 코로나19와 관련이 적은 신약개발은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다.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은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시점을 연기하고, 규제기관들은 이미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도 임상시험 중에 개발사들과 만나는 일정들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이렇게 미팅이 연기되면 임상시험을 하더라도 임상시험 결과를 열어볼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연될 것이다.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는 자금유입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결과개봉이 늦어지면 개발사에 자금의 유입이 제 시간에 이뤄지지 않아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회사들은 자금 때문에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아직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올해 신약개발 속도는 늦어지며 승인되는 신약은 현저하게 감소할 것이다.


    국제학술대회 연기 또는 온라인 개최: 알려지지 않은 회사나 참신한 데이터 주목끌기 어려울 것

    이미 데이터를 열어본 임상시험의 결과는 투자자들과 일반인들을 위해 개발사에서 쉽게 해석한 내용을 발표한다.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 보다는 결과가 기대했던 것처럼 좋았는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지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발표된 임상시험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세부적으로 분석해 발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 구체적인 데이터에 대한 질의응답이 가능하므로 개발사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국제학술대회를 기다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제학회들도 연기 혹은 취소되거나 온라인 방법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에서 올해 3월 시카고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연례 세계학술대회(annual world congress)는 온라인 방법으로 바뀌었다.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임상암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의 연례학술대회도 온라인방법으로 바뀌었다.

    특별한 주제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토의를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포스터를 직접 돌아보고 관심있는 주제 발표자와 직접 대화할 기회는 줄어들었으며, 알려지지 않은 회사나 연구자들이 참신한 데이터를 발표해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개발사·규제기관·자문기관의 모임 방법 변화: 자문위원회 연기, 화상회의 가능성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표된 이후 FDA와 같은 규제기관에서 일상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던 의약품 생산시설 검사를 모두 연기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업무가 늘어나고 신규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발사와 만나 임상시험 방법을 토의하거나 결정하기 위한 모임도 연기되고 있다. 

    심지어 이미 일정이 잡혀 있는 자문위원회 미팅도 연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즈(Intercept Pharmaceuticals)와 4월 22일에 잡혔던 자문위원회는 6월 9일로 연기됐다. 이 날에 반드시 자문위원회가 열린다는 보장도 현재까지는 없으며 또 연기될 수도 있다.

    만약 연기된다면 승인여부를 결정해야할 날짜로 정해진 6월 26일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이 날짜를 지키기 위해 대면회의 대신 화상회의로 바뀔 수도 있다. 


    허가된 치료약판매 시작도 지연: 신약개발 국면 특이한 형태로 진행 예상

    이미 허가된 제품도 환자들이 사용하게 되기까지 시간이 지연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약판매가 허가되면 훈련된 판매원들이 신약을 판매하기 위해 의사와 병원을 방문해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세미나를 개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병원들이 의약품 영업사원들의 방문을 불허하고 있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 BMS)은 이 상황에서 이미 승인을 받은 신약 제포시아(Zeposia)의 시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신약승인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미 승인된 신약이 환자에게 도달하는 시간도 지연될 수 밖에 없게 됐다. 

    현재 상황에서 대부분의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기위해 의료인들과 자원들을 집중하고 있으며 그 외의 다른 질환치료를 위한 노력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났다.

    환자들의 치료비용 지불능력도 제약회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경제가 주춤한 가운데 소비가 줄어들고 직업을 잃는 사람들이 증가해 보험 외에 환자들이 부담해야하는 의료비를 지불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증가할 것이다. 불황이 계속되는 기간에 의료비 미지불은 미국 병원들의 적자에 영향을 미치는 큰 요소다. 의료계에서는 제약사들의 수입이 올해 3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신약 및 백신개발에 거의 모든 자원이 몰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만 해도 16개 회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길리어드(Gilead)와 모더나(Moderna)가 포함돼 있으며 아직 FDA 승인을 받은 치료약이나 백신은 없다.

    치료약이 허가돼도 코로나19에 의해 야기된 신약개발 및 판매 형태에 일어난 변화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백신이 개발돼 널리 사용되면 다시 변하게 될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그때까지는 신약개발 국면이 우리가 알고있던 일상에서 벗어난 특이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며 코로나19가 끝나거나 새로운 사계절 감기로 자리 잡히더라도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미래: 온라인 대화 능한 전문가 필요한 세계 더 빨리 열린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국면에서 능숙하게 대화하는 전문인보다 온라인 대화에 능한 새로운 유형의 전문가가 더 필요한 세계가 더 빨리 열리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끊임없이 교신하는 젊은 세대가 우리의 희망일 수도 있다.

    너무 핸드폰 게임에만 집중해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핸드폰을 끼고 사는 아이들을 야단만 칠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내 아이들도 그렇게 놔 두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하게 계절이 변하는 시절에 코로나19 감염이 계속 증가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마음과 비슷하다. 우리들이 이전에 흔하게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들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